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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여성시대* 차분한 20대들의 알흠다운 공간 원문보기 글쓴이: 커피하루에세잔
출처 : 커피하루에세잔의 전공지식임
안녕 여시들,
나는 식품과 농업을 전공하고 현재는 곤충, 꽃가루전달자(꿀벌, 호박벌 등등)의 생태계에 대해서 공부하고있는 여시야
요즘 기후변화에 대해서 민감하게 반응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싶어하는 여시들의 모습이 종종 보여서
나도 뭔가 내가 가진 지식을 이용해서 환경보호,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서 글을 써봤어.
- 혹시 공지 어긴거 있으면 알려줘 수정할게 ! -
여시들, 아이슈타인이 살아생전에
"꿀벌이 지구상에 사라지면 우리 인류는 4년내로 뭐 3년내로 멸망할 것이다"
라는 명언을 남긴적이 있다라는 거 들어 봤어?
사실은 뻥이야ㅎㅎ 아이슈타인이 그말을 했다는 근거는 어디에도 없어.
그런말을 했을수는 있다. 정도 까지만 인정된게 학계의 정설이야 ㅋㅋ
그런데 아이슈타인이 그말을 했건 안했건 꿀벌과 같은 꽃가루전달자들이 사라지면 우리는 참혹한 미래를 맞이하게 될건 분명해.
꿀벌이 없으면 아침에 시리얼에 딸기, 블루베리등을 얹어서 먹는건 상상할 수 없어
꿀벌의 수분도움 없이는 딸기꽃이 열매를 맺을 수 없기 때문이야
꿀벌이나 곤충이 없다면 사과 토마토, 심지어 우유 치즈 등도 못먹을지도 모르지.
왜 우유랑 치즈까지 못먹냐고?
젖소들이 주로 먹는 알파파라는 식물도 사실을 꿀벌의 도움 없이는 수분을 못하거든.
이 아침점심저녁 사진들은 해외 인터넷에서 한때 꽤 떠돌았던 이미지야.
요지는, 꿀벌과 같은 꽃가루전달자들이 없으면 너는 과일도, 야채도 못먹고 곡류에 고기만 먹게 될 것이다. 라는거야
실제로 우리가 좋아하는 아몬드는 거의 100% 꿀벌의 수분에 의존하고있어.
그래서 미국 캘리포니아 아몬드농장지역에는 매년 봄철이면 미국 전역에서 양봉업자들이 꿀벌통을 가져와서
돈을 받고 아몬드꽃 수분을 도와주고 있어. 이게 아니면 아몬드업계는 생산량을 맞출 수 없거든.
-하지만 이것도 또 다른 꿀벌 생태계 교란을 야기하고있어.
길고 긴 차량이동에 의한 스트레스, 아몬드 농장 한번 갔다와서 질병을 옮아와서 집단이 죽는경우 등등의 문제가 생기거든.
그나저나 얘들아, 우리가 먹는 모든 식량들은 인간의 계획하에서 생산되고 공급된다는거 알았어?
아몬드 수정뿐 아니라 우리가 먹는 소,돼지,양 등등 생식수정과정에 인간이 다 개입해.
정자를 채취하고 최고급 정자를 골라서 저장하고 그걸 유통시키고 암컷을 수태시키고 시장에 공급한다?!
그렇게 할 수 있기에 이렇게 우리가 안정적인 가격의 유제품, 육고기를 공급받을 수 있는거야.
이렇게 식량공급은 절대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이벤트가 아니야.
궁금한 여시들이 있다면
다음에 한번 우리가 시장에서 공급받는 유제품/육제품은 어디서 어떻게 오는가에 대해서 이야기해볼게ㅎㅎ
다시 본문을 돌아가서..
아몬드 뿐만이 아니야
딸기, 양파, 당근, 토마토, 아몬드, 사과, 복숭아 등등..
우리가 소비하는 거의 모든 과일, 채소, 견과류들의 수분은 꿀벌과 같은 작은 곤충들의 도움으로 이루어지고있어.
이런 작은 곤충들 말이야.
세상에는 정말 많은 종류의 벌이 있어.
벌 하면 가장먼저 떠오르는 생물은 "꿀벌" Honeybee인데
이 세상에는 꿀벌 이외에도 정말 수많은 곤충들이 꽃가루를 전달하면서 과일, 작물들이 열매를 맺도록 도와줘 (파리, 나방까지도!)
이 이미지는 곤충이나 벌들이 없다면 우리 마트 풍경은 이럴것이다.. 하고 만들어놓은 이미지야.
그럼 이렇게 좋은일을 해주는 꿀벌과 같은 벌들, 곤충들이 정말로 사라지고 있을까?
응 정말로 꿀벌들은 그 개체수가 매년 꾸준히 20-30%씩 줄어들고 있어.
이건 유럽자료인데 지난 17-18년 사이에만 유럽국가들이 10에서 30%씩 꿀벌들을 잃었어.
주황색은 거의 30%씩 잃은 나라, 초록색은 그나마 작년에 비해 선방한 나라,
노란색은 작년이랑 거의 비슷하게 나빴던 나라를 표시해. 그런데 웃기지만 유럽은 그나마 상황이 괜찮은 편이야
미국의 경우는 2006년을 기점으로 매년 매년 꾸준히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고 있는데
어떤해는 한해에만 40%가 넘는 꿀벌상실을 기록한 경우도 있어.
한국이라고 예외일까? 아니야. 우리 한국은 한국토종벌이 있지. 토종벌꿀 들어본적있지?
이제 여시들은 토종벌꿀 먹기 힘들거야. 왜냐면 거의 다 전멸했거든ㅠㅠ
우리나라는 2013년도에 낭충봉아부패병. 이라는 질병으로 한국토종꿀벌(동양벌 이라고도 불리우는)을 98%가량 잃었어.
-여담이지만 난 최근에 이 꿀벌 낭충봉아부패병을 연구하기 시작했어. 이 병은 코로나보다도 더 오래된 전염병이고
한번 걸렸다하면 그냥 꿀벌사회가 전멸을 일으키게 초토화가 되는 병인데 아직도 이걸 치료할 수 있는 마땅한 방법이 없어..
실제로 내가 아는 양봉업 하시는 분 말로는 자기가 아는 동료중에 딱 한분만 동양벌을 키우신다고 하셨어.
그럼 뭘 키우느냐 하면 "서양벌" 종을 키워. 서양벌종이 좀 온순하고 꿀도 많이 만들어오고 양봉업하기 수월한 종이거든.
www.ytn.co.kr/_ln/0115_201310200609271160_001
http://www.busan.com/view/busan/view.php?code=2020051111363346837
하지만 최근 함양군에서 토종벌 복원 사업을 하고 있다고 하니
조만간 토종벌꿀을 다시 시중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생길 수 있겠지??
그러나!!! (둥둥둥 극적인 배경음악)
news.joins.com/article/23441068
이상기후로 꽃 개화시기가 빨라지고, 꿀벌집단의 1년간 생체리듬과 식물들 개화시기가 타이밍이 안맞아지면서,
병이 퍼지면서, 갑자기 저온기후 현상이 나타나면서 매년 양봉업자들이 꿀을 채집하기 힘들어지고 있었는데
2020년 올해는 더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어ㅠㅠ
www.hani.co.kr/arti/society/environment/955771.html
올해는 잦은비 이상기후로 꿀벌들이 일을 하러 나가지 못하고, 꽃들도 금방져서 올해 생산량이 역대최악을 기록했어.
이건 비단 한국뿐만의 문제가 아니야 미국도 그렇고, 유럽에서도 확연히 낮아진 꿀채집에 뉴스가 나올정도였어.
그럼 우리가 뭘 할 수 있을까?
이게 내가 개인적으로 이분야를 공부하는 이유이기도 하면서, 자주 하는 고민이야.
"어떻게 하면 꿀벌/곤충들의 개체수가 급진적으로 줄어드는 현상을 늦추거나 막을 수 있을까?"
"나 같은 소시민이 이 세상에 어떻게 힘을 실어줄 수 있을까?"
고민끝에 내린 결론은 아주 단순하고 미미해 보이지만 그래도 효과적일 것이라고 믿는 방법들이니 함께 공유해볼게.
회원수가 많은 여시이니 함께 고민하고 행동하면 세상이 이로워지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싶어.
1. 꿀벌을 돕기위해 양봉업계를 응원하자
우리가 먹는 과일 야채 등등 작물들이 열매를 맺을 수 있게 도와주는 꿀벌을 키우고 관리하는 양봉업계를 돕는 일이야.
가능하다면 우리지역에서 판매하는 꿀을 구입하는거지.
위 사진은 그냥 예시야. (홍보아님, 관계자아님)
인스타그램이나 네이버마켓에 벌꿀 등을 쳐서 국내양봉가가 판매하는 꿀을 사는걸 추천해!
꿀은 차로도, 요리에도, 베이킹에도 다양하게 쓰이니까 요리하는 여시들은 1키로씩 혹은 500그램씩 사두는것도 좋지 않을까?
하지만 요즘 양봉업에 종사하시는 농민들의 걱정거리가 있어!
곧 베트남에서 수입되는 관세없는 꿀때문인데..
한국 꿀은 베트남 꿀에 비해서 가격경쟁력에서 밀리기 때문이거든.
하지만 이들이 경쟁에서 밀리고 양봉업에 미래가 없다고 판단하여 그만두게되면 그만큼 우리가 손해를 보게 될테니
이들이 양봉업을 잘 할 수 있도록 응원차원에서 한국꿀, 한국프로폴리스(비폴렌) 등등을 소비하는게 좋을거라고 생각해.
2. 꿀벌을 돕기위해 작고 예쁜 꽃들을 많이 심자
꿀벌들이 면역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이야기 들어봤어?
연구들에 따르면 꿀벌의 면역력을 저하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농작물 단일화로 인해서 꿀벌들이 소비하는 꽃가루,
꽃꿀물들의 퀄리티가 일반화되고 저하되었기 때문" 을 꼽고 있어.
미국의 예를 들면 끝없이 펼처진 옥수수밭, 콩밭. 우리가 싸게 농작물을 공급받는대신 꿀벌/곤충들은 음식의선택권이 줄어들어.
우리도 맨날 같은 밥, 김치만 먹으면 당장 배고픈건 해결해도 몸에 안좋듯이
꿀벌들도 같은 꽃에서 나오는 꽃가루,꿀만 주구장창먹으면 영양불균형이 생기고 집단에 영향이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노르웨이에서는 2015년도에 전국 꽃가루매개체 보호 프로젝트를 진행해.
"꿀벌/곤충 고속도로: 꿀벌/곤충들이 좋아할만한 꽃들을 도심 길가에 심어둔것"를 만들고, 농경지 주변에 다양한 꽃들을 심고,
농사 안하고 노는시기나 노는땅에 꿀벌이나 곤충들이 좋아할법한 꽃들을 잔뜩 심는 프로젝트야.
결과가 상당히 고무적이었고 지금도 진행중인걸로 알고 있어.
그래서 내가 여시들에게 추천하는 두번째 방법은
집에 꽃이나 화분을 둘만한 정원이나 베란다가 있다면 바질, 세이지, 라벤더, 사루비아 등등 작은꽃, 허브꽃들을 심는거야.
벌들은 작은 꽃에 머리를 파묻고 꿀을 채집하는걸 잘해. 좋아하는것 같아 내가 보기엔.
머리를 엄청 열정적으로 파묻고 한참동안 안나오더라구 ㅋㅋ
다른 허브꽃들도 정말 좋아하더라. 친구집 마당에 세이지 덤불이 있었는데 온동네 꿀벌들 다 여기 모인줄ㅋ
다들 열심히 꿀퍼나르는 모습 보면서 나도 담엔 집에다 세이지 심어야겠다. 생각했어.
나는 특별히 바질을 추천해. 바질은 키우기도 쉽고, 벌들이 정말 좋아하는 꽃이거든.
바질은 여름이면 바질페스토, 샐러드도 해먹을 수 있고, 벌들이 꿀도 채집해 갈 수 있고 일석이조지.
3. 지친꿀벌을 만나면 설탕물을 주자
늦봄,여름철은 꿀벌/벌들이 아주 열정적으로 채집활동을해.
가끔 에너지 조절 못한 녀석들은 탈진해서 땅바닥에 떨어져 쓰러지기도 하는데
그런애들을 보거든 놀라지말고 설탕물을 그릇에 담아서 근처에 둬봐.
있는 힘 다 쥐어짜내서 설탕물쪽으로 기어가서 설탕물 쪽쪽 빨다가 기운차리고 다시 윙 하고 날아가.
이런거 보면 괜히 내가 생명을 구했다는 기분도 들고 뿌듯하더라구.
전문가들은 꿀보다는 설탕물을 추천해. 왜냐면 꿀에는 꿀벌이나 벌들에게 유해한 병원균이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야.
여기서 병원균이라함은 우리인간에는 해가 없지만 곤충같이 작은 생물들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는 균을 말해.
꿀에는 병원균이 있다. 라는 말이 아니니까 오해없길!ㅎㅎ
4. 신토불이! 우리지역에서 나는 농산물을 적극적으로 애용한다.
이건 꿀벌/곤충에게만 좋은방법이 아니라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방위적인 방법으로 추천해.
이산화탄소 발자국. 이라는말 혹시 들어봤어?
우리가 먹는 아보카도, 레몬, 오렌지 등등 수입산 농작물에는 이산화탄소발자국이 붙어.
이 식품들이 한국으로 오기까지 배나 항공편으로 화석연료를 사용하여 오기때문에 이산화탄소발자국이 커지지.
해외수입 농산품들, 이국적이고 새롭고 맛있어서 좋지만 환경을 생각하고, 우리 농가를 생각하면 그렇게 좋지만은 않아.
수입농산물 일절 쓰지마라! 가 아니라..
되도록이면 우리지역에서 나는 로컬푸드를 소비함으로서 이산화탄소발자국도 줄이고, 우리 농가에 힘도 보태자. 라는 의미야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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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내 결론은 이 네 가지야.
사라져가는 꿀벌 및 곤충들을 나 한 사람이 극적으로 바꿀 순 없지만, 그래도 우리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 방법.
1. 양봉업계를 응원한다, 2. 여건이 된다면 작고 예쁜 꽃들을 많이 키운다,
3.지친꿀벌을 보면 설탕물 준다, 4. 신토불이! 우리지역 농산물을 애용한다.
기후변화가 꾸준히 악화되면서 우리가 점점 극단적인 날씨, 이례적인 날씨를 만나오고 있는 것 처럼
꿀벌/곤충의 생태계도 꾸준히 나빠지고 있어. 결국 이 부메랑은 우리와 우리 자식, 조카들세대로 돌아가겠지.
꾸준히 나빠졌던것도 인식을 개선하고 행동을 바꾸면 다시 꾸준히 조금씩 좋아질 것이라고 나는 믿어.
긴 글 시간내서 읽어줘서 고마워.
깔끔하고 가독성 좋게 잘 쓰고 싶었는데 생각보다 글쓰는게 어렵네.
기후변화나 곤충에 대해서 하고싶은 이야기, 흥미로운 주제들이 많은데
기회가 된다면 언젠가 다음에 다시 이야기 하고 싶다 ^^
사진은 모두 구글이미지에서 가져온거야.
혹시 공지어긴것이 있으면 알려줘. 확인하고 수정할게!
첫댓글 작년부터 일교차에 기절한 벌들 줏어다 돌려보내는데 확실히 올해 벌들이 더 줄었어...
내년엔 올해보다 더 꿀벌친화적인 꽃들 많이심으려고..
더 이른봄부터, 더 늦은가을까지 꽃 키울생각이야
좋은 글 고마워 ㅠ
봄철 되면 꽃 좀 심어야겠다 귀여운 꿀벌들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