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마련의 꿈을 꾸고 있는 김모(43·울주군 온산읍)씨 최근 덕신지구에서 마음에 드는 신규 분양 아파트가 나와 분양기간에 청약을 할까 생각했다. 하지만 김씨는 청약통장을 사용하지 않고 선착순(무순위) 분양을 선택했다. 왜냐하면 어차피 청약 미달로 청약가점제가 적용되기 어려운 현실에서 굳이 점수 산정이 복잡한 청약가점제를 이용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또 자칫 복잡한 청약가점제로 인해 청약 내용을 잘못 기재해 당첨되는 경우 고의성 여부와 상관없이 당첨 무효와 함께 최고 10년간 사실상 재당첨이 금지되는 것이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다. 김씨처럼 신규 분양 아파트에 대해 청약통장을 사용하지 않고 선착순 분양에 나서는 수요자들이 몰리면서 청약률 제로 아파트가 속출해 청약가점제 ‘무용론’까지 일고 있다. 청약률 제로 현상은 부동산 경기 침체 원인도 있겠지만 청약가점제 역효과도 가세한 것이라고 청약가점제 피해를 호소하는 아파트가 생겨나고 있다. 울산에서는 처음으로 온산 덕신지구에 분양가 상한제 아파트인 가화파티오(192가구)를 분양한 가화건설은 견본주택을 개관한 첫날에 2,500명이 찾을 정도로 인기가 높았으며, 예약 신청률도 60%(114건)에 달해 분양성공 예감에 한껏 고무됐었다. 하지만 청약기간 3일 동안 청약이 한 건도 없는 청약률 제로를 보이고 황당한 루머까지 나돌면서 결국 예약 취소 사태까지 발생하는 최악의 국면을 맞고 있다. 이로 인해 이 아파트는 지난 15일 현재 예약 취소율이 20%(22건)에 달했다. 가화건설 김형렬 상무는 “수도권에 맞는 청약가점제는 가뜩이나 부동산 경기가 침체돼 있는 지방에서는 불합리한 제도”이라면서 “청약가점제로 실수요자들이 순위 청약을 기피하고 일부 건설업체의 깜깜이 분양까지 가세하면서 청약률 기근 현상이 나타나 좋은 입지나 조건에 있는 아파트까지 피해를 입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화파티오는 분양가 상한제 적용으로 분양가가 발코니 확장 및 섀시까지 포함해 3.3㎡당 495만원으로 저렴한데다 전세대에 환기시스템과 스프링클러가 설치되고 층간 소음 방지를 위해 바닥두께를 기존아파트보다 두껍게 350㎜로 시공하는 등 장점이 많아 분양 초기에는 수요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었다”고 덧붙였다. 영산대 부동산연구소 심형석 소장은 “청약가점제는 가구원 수가 줄어들고 있는 현 시점에서는 맞지 않아 청약제도 개편이 필요하다”면서 “민간 분양아파트에 대해 정부에서 간섭하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고 말했다. 한편 가화파티오는 지상 15층 3개동으로 80.6㎡ 60가구, 113㎡ 107가구, 114㎡ 25가구 등으로 구성되며 후분양 아파트로 현재 공정률 85%로 오는 9월이면 입주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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