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렌체에서의 두번째 날. 이 날은 오후 2시쯤 베니스로 가는 기차를 탄다. 호텔에서 아침 먹고 나와서 어제 걸었던 아르노 강가를 걸어 베키오 다리를 건너고, 어제 안 가본 강 건너편의 피티궁전을 가봤다. 궁전 앞의 그늘엔 많은 사람들이 앉아서 편히 쉬고 있다. 비둘기도 왔다갔다 하고.. 아장아장 걷는 아가들 데리고 온 가족도 보이고.. 평화로운 피렌체의 아침이다.
우리도 그늘에 앉아서 좀 쉬다가 신발 신은 자국을 선명히 드러내면서 그을린 발을 보고 윽... 괴로워했다.
이 날은 8월 15일. 성모승천일이라 대부분 가게가 문을 닫았다.
이렇게 관광객이 많은데도.. 정말 거의 다 닫았다...우리나라 같았으면 이런 성수기에 아무리 국경일이라도 대부분 장사를 할텐데..
셔터를 내리고 불 꺼진 상점들을 보면서 우리가 어제 피렌체에 온 것을 잠시 감사했다. 오늘 피렌체에 왔으면 이렇게 모든 상점이 문 닫은 썰렁한 분위기 속에서 보내야 했을테니..
이번 여행은 정말.. 모든 것이 순조롭다.
피렌체를 떠나기 직전 먹은 점심.
이 날 점심은 예쁜 카페에서 예쁜 케익을 먹으려고 열심히 피렌체 거리를 누비고 다녔다. 이탈리아 와서 넘 예쁘고 보기만 해도 행복한 케익이나 빵, 쿠키같은 것들을 많이 봤는데 아직 한번도 먹질 못한 거다... 어제 베키오 궁전 앞에 봐뒀던 카페로 갔는데.. 역시. 성모승천일이라고 문 닫았다...몇 군데나 더 찾아다녀봤지만 웬만한 곳은 다 닫았다... 아 넘 슬펐당.. 결국 기차역 앞의 그다지 예쁘지 않은 카페(라고 할 수 있나?..)에서 그런대로 예쁘고 그냥 그런대로 맛있었던 케익들을 먹었다. 아이스커피가 참... 잔이 특이했다.
피렌체의 기차역.. 이제 정말 여행이 막바지다.
우리의 마지막 여행지. 베니스로 출발~~
우리가 도착한 곳은 메스트리라는 한적한 동네.
물의 도시 베니스보다 기차역으로 한 정거장 앞에 있는 역이다.
기차 내릴 때 정신 안 차리고 베니스까지 갔음 클날 뻔...
역시. 성모승천일이라 안 그래도 조용하고 한적한 마을이 이 날은 모든 상점들이 다 문 닫고 골목에 사람도 별로 없다. 그냥 동네 주민들만 가끔 보일 뿐.. 아.. 진짜... 놀고싶어도 놀 데가 눈 씻고 찾아도 없다...
호텔에서 옷 갈아입고 슬슬 나와서 사진만 마구마구 찍었다.
그래도 휴일 저녁의 평화롭고 한적한 동네 골목의 분위기가 지금 생각하면 참 좋았던 것 같다. 관광지에서 느낄 수 없는 분위기.
벤치에 앉아서 사진 찍다가 완전 모기떼의 공격을 받고
(정말 엄청났다!!)
호텔에 들러서 버물리를 범벅으로 바른 후 다시 저녁을 먹으러 나왔다.
아~~ 저--쪽에서 해가 지려고 하고 있다.
이제 우리의 여행도 끝나가고... 쓸쓸한 저녁 거리의 석양은 여행자의 아쉬움을 더한다.
호텔 근처의 레스토랑.
먼저 시원--한 맥주 한 잔!! 캬~~
이탈리아를 떠날 때가 되어가서야 제대로된 핏자를 먹어본다.
와~~ 맛있다~!
저 스파게티는 좀.. 새우젓인가 멸치젓인가의 비린내 때문에 좀 별루였지만 핏자는 정말 굿굿!!
배불리 저녁을 먹고 호텔로 돌아왔다. 이제 우리에게 온전히 남아있는 시간은 내일 하루.
그냥... 한 시간 한 시간이 아까워만진다.
첫댓글 이태리란 나라 자체가 상당히 우리나라와 정서가 비슷하여 언제나 다시가면 포근함을 느끼게 됩니다..
정말 기대되네요~~
전 저 메스트리역에 밤중에 도착해서.. 호텔 찾기 힘들었던 기억이 ;;해가 뉘엇뉘엇 지는 모습이 생각나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