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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성덕등불학교 만학도 8명
문해교육 이수 학급 문집 발간
배움의 고충·삶의 이야기 담겨
▲ 강릉성덕등불학교 ‘금빛반’.“수업 시간에 덧셈과 술술읽기 공부도 했다. 구구단도 외우고 술술읽기 공부도 하였다. 수학은 갈수록 이해하기가 어렵다(이경숙)”
강릉에서 한글 문해교육을 받은 할머니들이 학급 문집을 발간해 화제다.
25일 강릉 성덕등불학교에 따르면 이 학교에 재학중인 이옥동(72) 할머니 등 8명이 공동으로 문집 ‘금빛반 이야기’ 3집을 발행했다. 지난해부터 학기마다 1권씩 이번이 세번째인 문집은 총 36쪽으로, 할머니들이 문해 교육을 받으면서 느꼈던 소회나 공부 과정의 어려움, 배움을 통해 인생의 기쁨을 새롭게 찾아나가는 여정이 삶의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헤치듯 진솔하게 기록돼 있다.
이옥동 할머니는 “배울 수 있어 좋고, 요즘 살맛이 난다”며 글을 깨우치고 공부를 하는 것에 마냥 즐거워했고, 한숙자 할머니는 “글을 몰라 사회생활에 어려움이 많았는데, 지금은 하루가 무척 즐겁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서일남(81) 할머니는 ‘한글공부’라는 글에서 ‘몸이 아프고 눈이 어두워 잘 보이지 않지만, 공부가 재미있다. 한글을 배워서 내 맘대로 글을 써서 한이 풀리면 좋겠다. 이제 여유가 생긴 이 할머니는 요즘 열심히 글을 배우며 어릴적 못다한 공부의 꿈을 키우고 있다. 공부하는 것이 늘 부러웠다’고 썼다.
문집 발행에 도움을 준 김문선 교사는 “할머니들이 처음에는 글쓰기를 두려워했지만, 글자 한 자씩을 이해하고 깨우쳐 가는 생활 이야기를 글로 풀어 썼다”며 “이 과정에서 배움의 기쁨을 알고 보다 나은 행복을 추구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많은 감동을 했다”고 말했다.
강릉시자원봉사센터 부설 강릉성덕등불학교는 가정과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교육의 기회를 제때 누리지 못한 시민을 대상으로 문해교육과 초·중·고교 검정고시를 지도하는 곳으로, 지난 1999년 설립 이후 문해자의 ‘등불’ 역할을 해왔다. 이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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