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자라면서 자연스럽게 익히는 발달과정 중 하나는 적절한 나이에 대소변을 가리는 능력입니다. 일반적으로 3-4세가 되면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대소변을 가리기 시작합니다. 심리학자인 프로이드는 아동의 발달단계를 구강기- 항문기- 남근기- 잠복기- 생식기 이렇게 5단계로 구분했습니다. 그 중 항문기에는 구강에서 항문으로 아동의 성적 관심이 초점되며 배설을 통해 쾌감을 느끼고 배설 조절을 통해 마지막 방출의 쾌감을 높이려 한다고 설명합니다. 이 때 부모는 아이에게 배변 훈련을 시킵니다.
그 과정에서 아이들이 간헐적인 실수를 할 수는 있지만, 지속적인 훈련을 통해 대변을 가릴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적절한 나이가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대변을 자주 가리지 못하는 경우 ‘유분증’이라는 질환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아동들에게 일어나는 유분증은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하곤 하지만 증상이 지속되어 성인이 되어서도 항문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 초기에 의심된다면 병원에 가서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유분증 진단을 받은 아이는 10세 이하에 1-2%정도이며, 여자아이보다 남자아이에게 더 많이 나타납니다. 대략 유분증 진단을 받은 아이의 80%가 남자 아이 입니다.
유분증 진단
DSM-IV에 따른 유분증의 진단 기준은 기질적으로 병을 갖거나 문제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화장실이 아닌 거실 바다이나 옷 등 적절하지 못한 곳에 불수의적이든 의도적이든 반복적으로 대변을 보는 행위를 뜻합니다. 이러한 행동이 매달 1회 이 그리고 3개월 이상 지속되야 합니다. 유분증은 최소한 4세 혹은 그와 동일한 발달 수준의 생활연령일 때 진단됩니다. 즉, 생활 연령이 최소한 4세가 될 때까지는 진단이 내려지지 않습니다. 또한 대변을 보는 행위가 전적으로 물질이나 일반적인 의학적 상태의 직접적인 생리적 효과로 인한 것이 아니어야 유분증으로 진단됩니다.
유분증 증상
유분증을 갖고 있는 아이들 중 80%이상은 변비를 경험하거나 고통스러운 배변활동을 경험한 적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유분증으로 인해 병원에 오기 전까지 변비나 고통스러운 배변활동으로 몇 년 동안 고생합니다. 유분증을 가진 대부분의 아이들은 배변을 속옷이나 아무데나 하기 전까지 배변하고 싶은 충동을 느끼지 못했다고 말합니다.
유분증의 증상은 보통 아이가 깨어있고 활동적인 낮 동안에 발생합니다. 유분증이 있는 많은 학령기 아동들은 학교 생할이 끝나고 돌아온 후 오후 늦게 아무데서나 하는 배변 증상을 보입니다. 밤에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는 드뭅니다.
유분증이 있는 경우 많은 아이들의 경우 결장 모양이 커져 있어서 간헐적으로 매우 큰 장운동으로 인해 변이 의도치않게 통과할 수 있습니다.
유분증 요인
유분증은 심리적, 생리적, 한경적 요인 등 다양한 요인들에 의해 복합적인 요인으로 발현됩니다. 유분증은 아이가 태어나면서 생기는 해부학적 이상이나 질병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대부분의 경우는 만성 변비의 결과로 발생합니다. 많은 사람들은 변비를 매일 배변을 하지 않은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각 개인은 배변에 대한 패턴이 있으며 건강한 사람들 중 많은 사람들이 매일 배변을 하지 않습니다. 변비가 있는 아이는 3일 마다 또는 그 이상 일수로 배변을 할 수 있습니다. 변비는 드물게 배변을 보는 것 뿐만이 아니라 배변을 할 때 어려움을 겪거나 통증을 경험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유분증은 심리적인 원인에 의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다니던 어린이집에서 다른 곳으로 옮기거나, 동생이 생기거나, 부모의 체벌 등의 스트레스로 인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또는 체질적으로 변이 잘 생기거나 생리적인 신호에 민감도가 약하다면 실수할 수 있습니다.
유분증을 가진 아이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배변을 전달하는데 사용되는 근육의 조정 장애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많은 유분증 아이들은 항문 괄약근이 배변을 밀어 내려고 할 때 이완되기 보다는 수축합니다. 배변 저류를 유발하는 이러한 근 기능의 조정 장애는 진단의 핵심이며 골반저에서 배변으로의 역설적 수축이라고도 합니다.
##정신분석학 관점으로는 아동과 부모간의 힘겨루기에 따라 수동-공격적 행동이 바로 아무데서나 변을 보는 행동으로 나타난다고 설명하기도 합니다.
##부모와의 애착관계로 인한 요인으로도 설명되기도 하는데 아이와 부모가 불안정 애착을 형성할 경우 아이가 퇴행 행동을 보이게 되고 그로 인한 증상 중 하나가 대변을 잘 가리지 못하는 유분증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유분증의 종류
##일차성
유분증은 일차성과 이차성 두가지로 나뉘는데 일차성은 제대로 대변을 가렸던 적이 없는 경우로 유분증 아동의 50%정도가 해당됩니다.
##이차성
일차성과는 반대로 과거에 대변을 잘 가렸던 기간이 최소한 일년 이상이 경과된 경우로 입학, 동생의 출생, 부모의 다툼 등의 정신적인 스트레스 요인으로 인해 갑자기 증상이 나타난 경우에 행당됩니다.
유분증 치료
일반적으로 유분증은 일찍 치료가 시작될수록 더 빨리 호전됩니다. 첫 번 째 단계는 문제가 되는 결장을 제거하는 것입니다. 그 다음 단계는 아이가 건강한 배변을 볼 수 있도록 장려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유분증을 제 때 치료하지 않게 되면 아무 곳에나 실수를 하게 되어 또래에게 놀림을 당하거나, 자신이 실수한 것에 대해서 부모나 선생님에게 혼나는 것 때문에 위축되거나 오히려 더 화장실 가는 것을 두려워하게 되는 등 심리적 후유증이 발생하게 됩니다. 그에 따라 자존감이 내려가고 다른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으므로 초기에 개입해서 도와주어야 합니다.
유분증이 있는 아이들은 변비를 동시에 갖고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우선적으로 변비를 해결해 주어야합니다. 만약 변비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라면 변을 볼 때의 항문 통증으로 인해 아이가 변을 보는 행위에 대한 두려움이 더욱 커져 변을 무리하게 참게 되고 그로 인해 의도치 않게 변을 지리는 문제가 반복적으로 발생할 수 있습니다. 변비를 우선적으로 완화시키기 위해 규칙적인 생활 습관과 함께 식이 조절을 해주고 배변완화제 사용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행동치료적 접근
아이가 일정한 시간에 변을 볼 수 있도록 도와주되 배변에 대해 심리적 압박감을 느끼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아이가 배변을 봐야 한다는 압박감에 긴장이 심화되면 오히려 배변 활동이 어려워 문제가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편안하게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아이가 배변 활동을 잘 했을 경우나 규칙적인 화장실 습관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보상을 해 주고 반대로 배변을 잘 보지 못했다 하더라도 혼을 내거나 다그치는 행동을 하면 안됩니다. 어린 아동들에게는 스티커나 별표 차트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나이가 있는 아동에게는 게임 시간 또는 텔레비전 시청 시간과 같은 특권을 얻는 것으로 보상을 해 줄 수 있습니다.
##정신치료적 접근
아동과 부모와의 면담적 개입을 통해 가정적, 환경적 문제에 대해 파악하고 아동의 불안과 긴장을 낮추어 주는 것이 유분증의 치료에 유용합니다.
##약물치료
약물이 필요한 경우 같이 병행되기도 합니다. 약물치료는 유분증에 대한 직접적인 치료보다는 동반되는 정신적 문제들을 완화시켜 간접적으로 호전되는 방식으로 쓰입니다. 유분증을 갖고 있는 아이들 중 많은 경우 동반 질환으로 ADHD, 우울, 불안 등을 갖고 잇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유분증 하나만 보고 치료에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통합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관장약: 특정 관장약의 효과는 어떠한 화학적 구성으로 되어있나 보다 관장의 크기에 더 많이 좌우됩니다. 인산 나트륨 관장(Fleet Enema)은 가장 널리 사용되는 관장약 유형입니다.
참고사항- 일부 위장 전문가들은 관장을 사용할 때 아이가 공포와 통증을 항문 부위와 연관시키기 때문에 관장제와 좌약 사용 또는 항문 개입을 권장하지 않습니다. 억지로 아이에게 관장을 사용하면 아이가 어려움을 겪거나 추가적인 외상을 느낄 수 있어 더 악화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경구 약을 통해 대변을 용해시키거나 제거할 수 있습니다.
출처
Jennifer Robinson(2019). WebMD Medical. Encopresis. Retrieved from https://www.webmd.com/digestive-disorders/encopresis#3
남동현. 우리 아이가 자주 변을 지려요. 정신의학신문 칼럼(2016).
최영. 대변을 못 가리는 아이들(기능성 유분증)(2020).
사진출처: 구글(재사용가능)
작성자: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 인턴 백신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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