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국 화(2) / 배달메, 김상철 하느님, 달빛아래 서리옷 입고 날 맞이하는 하얀 국화는 보름달 떠있는 야외 결혼식에서 하얀 드레스입고, 신랑 바라보며 미소짓는 신부 같네요 봄날 개나리꽃들이 여기저기 피어나 설칠 때 피어나고 싶어 어떻게 참았을까요 여름날 채송화며 봉선화가 뭇 사람들의 사랑 독차지할 때 시집가고 싶어 어떻게 참았을까요 초가을날 코스모스꽃들 우쭐댈 때와 잡초꽃들이 천사노릇할 때도 그녀는 어떻게 참았을까요 나 같으면 확 피어나 그들의 콧대 확! 꺾었을 텐데요 아, 운명적인 사명을 부여받고 왔는가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가 울었던 게 사실이었나 보네요
하느님, 아무래도 오늘밤 저, 일 저지를 것 같네요 그녀를 불끈들어 침실에 들여놓고서 봄부터 여지껏 어떻게 참아왔는지도 여쭐겸, 그녀와 만은 오늘밤 밤새도록 운명적인 역사를 만들고 싶어지니까요. 2009. 11.17
* 저는 2011년 올해로 약 14년째 봉사센터와 재가노인복지센터, 그리고 요양원을 운영 하고 있는데, 지금도 그럽니다만, 몸이 불편하시면서 가정형편이 어려운 독거어른신들 댁 방문하는 일을 주로 해왔던 저는 2009년 당시까지만해도 밤 9시 넘어서 거처(요양원내의 집)에 도착하는 경우가 꽤 있었는데, 다른 꽃들이 지고 없는 11월중순엔 요양원 현관 앞의 국화가 마중나와 그런 나를 신랑 맞이하듯 퍽 반갑게 맞이 했답니다(화분에서 자람, 30여개의 국화분 있음). 그래서 소재를 얻어 위 시를 써봤답니다. 어려운 가정들을 찾아다니다 보면 저는 조손 가정들을 많이 만나지요. 그 가정에서 외할머니와 살고 있는 어린꼬마들을 보면 마음이 무척 아팠답니다. 6살 때(만으론 4살 때) 친모를 하늘나라에 보내고 새 엄마밑에서 자란 저로선 무척 맘이 아팠지요(새 엄마가 나한테 무척 잘 했는데도 말이요).요즘 세상에는 인내하지 못하고 어린 자식들이야 어떻게 되든, 너무나 쉽게 집을 뛰쳐나가는 주부들이 많다고 하는데, 저는 그 주부님들께 위의 국화처럼 인내하는 마음 갖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그러면 남편도 나중엔 많이 달라질 것이라 믿습니다. 부인에게 손짓하는 남편만 아니라면, 가정의 혼불로서 가정을 건강히 지켜주는 엄마가 돼주시길 간절히 소망합니다. 그러면 자신의 가정뿐만 아니라, 나라도 건강하게 돼, 애국도 하는 셈이 되니까요. 그리고 그 꼬마도 자라서는 틀림없이 그 엄마에게 효도할거고요. 전보단 낮아졌지만, 아직도 우리나라는 이혼율이 50%에 근접해 있다 합니다.
2011년 11월 20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