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해양플랜트 수주소식이 연이어 들려옴에 따라 조선업계에서는 겨울잠에서 깬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아직 상선시장의 위축은 여전하나 국내 주요 대형조선사들은 해양플랜트, 특수선 중심으로 침체된 경기를 비껴가고 있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상반기 동안 해양플랜트, 특수선 중심의 조선시황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되나, 국제유가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된다. 국내 대형 조선사들이 주력하는 분야는 Oil&Gas 개발에 필요한 드릴십, LNG FPSO, Oil FPSO 등 생산설비이다. 유가가 하락했을 경우, 해양프로젝트 사업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어 계획된 프로젝트의 지연 혹은 취소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 고유가가 지속되고 Refinery업체 고도화설비 증설로 선박연료유인 Bunker 공급이 제한적인 가운데, Bunker가격 역시 높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고유가가 유지되는 경우, 탐사지역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북극해, 남극해를 포함한 극지와 해적행위가 존재하는 동아프리카 지역으로의 탐사수요가 확장될 가능성도 있다. 이 밖에도 유럽재정위기 완화 및 미국 실물경제 회복으로 인한 서방국가 소비회복시기, 긴축정책 기조를 서서히 완화해가는 중국의 경제성장 재점화 시기, 일본발 LNG 수요 증가세, 인도, 브라질, 동남아시아, 러시아, 중동 등 신흥경제국들의 약진 속도 등 다수의 글로벌 불확실한 요인들이 향후 세계 조선산업에 영향을 줄 것으로 사료된다.
이어지는 수주소식이 대형조선사에만 집중되며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팽배한 가운데, 중소조선사들의 어려움이 여전히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그나마 업계에 희소식으로 들려오는 것이 한국수출입은행(www.koreaexim.go.kr, 은행장 김용환, 이하 ‘수은’)이 지난 2월 2일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에 따른 선박계약 취소·연기, 원자재값 상승까지 겹쳐 이중고를 겪고 있는 조선·해운업계를 돕기 위해 올해 선박금융 지원을 보다 탄력적으로 운용한다고 밝혔다는 것이다.
수은은 당초 대출 3조 2,500억 원, 보증 11조 3,000억 원을 포함해 올해 총 14조 5,500억 원의 선박금융 지원방안을 수립한 바 있다. 하지만 조선사들의 예상치 못한 자금 실수요가 추가로 발생함에 따라 앞서 계획된 금액외의 금융 제공을 즉각 실시키로 결정한 것이다. 이는 최근 해운시황 침체로 선박 발주가 줄어들어 조선업계가 어려움에 빠진데다 시중은행들이 조선·해운사에 대한 지원을 축소하여 정책금융기관인 수은의 적극적인 금융지원이 필요하다는 시장의 의견을 적극 반영한 조치다. 이와 함께 수은은 시장상황이나 조선업계 사정 등을 감안해 ‘보증료율 인하’도 검토예정이라고 밝혔다.
2012년 봄이 다가와 모든 것이 새로워지는 이 시점에, 중소형, 대형으로 구분할 것 없이 모두에게 따뜻한 수주 봄바람이 불길 바라면 최근 국내 수주소식을 짚어봤다.
I. 국내 수주소식 1. 대우조선해양, 초대형 원유운반선 등 5척 새해 첫 수주 대우조선해양(www.dsme.co.kr, 대표이사 남상태)이 올해 첫 수주에 성공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시작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1월 30일 쿠웨이트 국영선사인 KOTC(Kuwait Oil Tanker Company S.A.K) 社로부터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4척, 아프라막스(Aframax) 정유운반선(Product Carrier) 1척 등 총 5척의 선박을 수주했다고 밝혔다. 총 수주액은 약 5억 6천만 달러로, 선박들은 옥포조선소에서 건조되어 2014년까지 선주 측에 모두 인도될 예정이다. 이번에 수주한 초대형 원유운반선은 길이 333미터, 폭 60미터로 31만 7,300톤의 원유를 수송할 수 있다. 함께 수주한 아프라막스 정유운반선은 길이 250미터, 폭 42미터에 정제과정을 거친 석유제품 11만 톤을 실어 나를 수 있다. 특히 대우조선해양의 최첨단 그린십 기술을 바탕으로 개발된 이들 선박들은 연료절감장치인 전류고정날개(PSS)를 비롯해 휘발성 유기화합물질 배출감소 장치(De-VOC) 등 각종 친환경 장치가 적용됐다. 때문에 연료 효율도 높고, 날로 강화되고 있는 환경 규정들도 충족시킬 수 있는 미래형 친환경·고효율 선박으로 평가받고 있다. 선주인 KOTC는 지난 1992년 VLCC 첫 발주를 시작으로, 2008년 VLCC 4척, 2010년 아프라막스 정유운반선 2척, 그리고 이번 5척까지 총 16척을 대우조선해양에 연달아 발주 중이다. 대우조선해양 남상태 대표이사는 “선주인 KOTC와 대우조선해양은 지속적 발주를 통해 장기적인 협력관계를 구축 하고 있다”며 “이번 계약을 시발점으로 올 한 해에도 보다 적극적인 해외 컨트리 마케팅 전략을 통해 능동적인 수주를 많이 이끌어 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클락슨 자료에 따르면 작년 4월을 마지막으로 30만 톤 이상의 초대형 원유운반선 발주가 전세계적으로 전무했을 만큼 원유운반선 신조 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대우조선해양이 올해 세계 조선업계 최초로 초대형 원유운반선을 수주한 것은 그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2. 현대중공업, 연이은 수주소식에 ‘들썩들썩’ (1) 현대중, LNG-FSRU 1척 추가 수주! 현대중공업이 ‘액화천연가스 저장 및 재기화 설비(LNG-FSRU)’ 1척을 추가 수주하며 2012년 해양플랜트 부문 첫 계약을 성사시켰다. 이 수주는 지난 2011년 6월, 현대중공업에 세계 최초로 2척의 LNG-FSRU 1척을 신조발주한 노르웨이 회그LNG사가 당시 함께 체결한 2척의 옵션 중 1척을 행사한 것으로 회그LNG사는 용선처가 확정되면 남은 1척의 옵션도 행사할 것으로 알려져 추가 수주에 대해서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LNG-FSRU는 해상에 떠있으면서 LNG선이 운반해온 가스를 액체로 저장했다가 필요시 재기화해 해저 파이프라인을 통해 육상 수요처에 공급하는 설비다. 추가수주된 이 설비는 축구장 3배 크기인 길이 294m, 폭 46m, 높이 26m로, 해상에 설치돼 우리나라 일일 LNG 사용량에 맞먹는 7만톤의 가스를 저장, 공급할 수 있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LNG-FSRU 건조를 위해 특수 설계를 적용, 통상 선박이 5년마다 2∼3개월간 도크에서 받는 유지보수작업의 주기를 10년으로 늘려 작업 중단으로 인한 손실을 크게 줄인 것도 선주사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2) 현대重그룹, 연초 LNG선 대량수주 현대중공업그룹이 총 5척 11억불 규모의 LNG선(액화천연가스 운반선)을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월 13일(월) 노르웨이 회그LNG사와 LNG-FSRU(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저장·재기화) 1척에 대한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앞서 8일(수)에는 유럽 선주사로부터 16만 2천 입방미터(㎥)급 LNG선 2척을 수주했으며, 현대삼호중공업도 10일(금) 노르웨이 골라(Golar)LNG사로부터 16만 2천 입방미터(㎥)급 LNG선 2척을 수주했다. 특히 골라LNG사와 맺은 수주계약에는 옵션 2척도 포함되어 있어 향후 추가 수주가 기대된다. 현대중공업그룹이 올해 첫 발주된 LNG선을 포함해 연이어 수주에 성공하며, LNG선 시장을 주도해 가고 있는 것. 2011년 초에도 드릴십을 연거푸 수주하며, 그 해 세계에서 가장 많은 11척의 드릴십을 수주한 바 있다. 이번에 수주한 LNG선은 화물창이 선박 내부에 위치한 멤브레인(Membrane) 타입으로, 오일과 가스를 연료로 번갈아 사용할 수 있는 이중연료 전기추진방식이 적용되며, 오는 2014년 2분기부터 2015년 상반기까지 선박들을 순차적으로 인도할 계획이다. 경기침체로 일반상선의 수요가 저조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업계에서는 이번 LNG선 대량 수주가 국내 조선업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천연가스는 석유나 석탄과 비교해 질소산화물(NOx)과 황산화물(SOx) 등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어 주목받고 있는 대표적인 대체에너지. 이산화탄소 발생에 따른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데다 일본 원전 사태에 따른 불안감도 커져 천연가스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천연가스 소비량이 오는 2030년 153조 입방미터로 2010년 110조 입방미터에 비해 40% 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LNG선에 대한 수요도 급증할 전망이다. 노르웨이 투자은행 파레토 시큐리티즈(Pareto Securities)는 최근 LNG 운반을 위해 2012년 430척에서 오는 2020년에는 이보다 두 배 가량 많은 782척의 LNG선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LNG선은 최고 수준의 기술력이 필요한 대표적 고부가 선박. 현대중공업은 지난 1991년 국내 최초로 LNG선을 수주하는 등 지금까지 총 40척의 LNG선을 건조, 인도한 바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LNG선 분야에서 풍부한 건조경험과 뛰어난 설계 능력으로 선주사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며, “올해 첫 LNG선 및 LNG-FSRU 수주를 시발점으로 2012년 가스개발 관련 선박 수주를 이끌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조선해양플랜트 부문(현대삼호중공업 포함) 수주목표를 지난해 201억불 대비 19% 증가한 240억불을 목표로 삼고 적극적인 수주 전략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3. STX조선해양, 연초부터 대규모 수주행진 STX조선해양이 연이어 수주에 성공하며 2012년 수주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TX조선해양은 2월 10일(현지시간) 소브콤플로트(Sovcomflot)와 존 프레드릭슨 그룹(John Fredriksen Group)으로부터 각각 170,200m³급 LNG선 2척과 50,000DWT급 탱커 6척을 수주했다고 밝혔다. 척당 선가는 각각 2억 달러와 3,500만 달러로 10일 계약 물량은 6억 달러를 상회한다. STX조선해양이 수주한 LNG선은 지난해 소브콤플로트와 체결한 총 6척의 건조계약 중 본계약 2척 외 옵션 1차분이 발효된 것이며 2차분 물량도 2척이 남아있는 상태다. 또한 50,000DWT급 탱커 역시 동일 선박 4척에 대한 옵션 계약을 함께 체결하여 향후 추가 수주가 기대된다. 이번 수주로 STX조선해양은 지난해 말 기준 65억불 규모의 LOI 및 옵션 계약분 물량이 계약으로 이어지는 물꼬를 트면서 어려운 시황 속에서도 본격적인 수주랠리를 이어갈 전망이다. 특히 STX조선해양이 수주한 170,200m3급 LNG선은 증발 가스의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강화된 화물창 보온시스템과 함께 에너지 절감형 추진 방식 등의 친환경 설계방식이 도입될 예정이다. 에너지 절감형 추진방식(High Efficiency Propulsion System)은 엔진에서 생성되는 고온의 폐기열을 이용해 증기를 만들고 이 증기로 터빈 발전기를 가동함으로써, 기존 전기 추진식 LNG선 대비 5% 이상의 연료 절감이 가능한 방식이다. STX조선해양 관계자는 LNG선 수주에 대해 “천연가스 매장량과 생산량이 모두 세계 1위인 러시아에서 LNG선을 수주하는 것은 잠재적인 대규모 LNG선 시장을 개척한다는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면서 “탱커 수주 역시 세계 최대 규모 탱커선사와의 새로운 신뢰관계를 형성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노르웨이 파레토(Pareto) 증권은 LNG 시황전망 보고서를 통해 2020년까지 세계 LNG선 선복 수요는 지금보다 두 배 규모로 성장하는 것이 예상되며 연간 40척의 LNG선이 발주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LNG선의 발주처인 소브콤플로트는 러시아의 대표적인 국영 해운선사로 상트 페테르부르크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156척의 사선(자체 보유 선박)을 운용하고 있다. 또한, 탱커 발주처인 존 프레드릭슨 그룹은 지중해 동부에 있는 사이프러스(Cyprus)에 소재한 회사로서 프론트라인(Frontline Ltd.), 골든오션(Golden Ocean) 등의 선사를 보유하고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탱커 운용사이다. LNG선 2척의 인도시기는 각각 2014년 4분기와 2015년 1분기이며 탱커 6척은 2013년 말까지 차례로 인도될 예정이다. LNG선과 탱커 모두 STX조선해양 진해조선소에서 건조하게 된다. 이 외에도 STX조선해양은 지난 1월 31일 그리스 선사로부터 155,000DWT급 DP2 셔틀탱커(Dynamic Positioning System 2 Shuttle Tanker) 1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했으며 이달 초까지 6척의 중형 벌커를 수주한 바 있어 올해 신규수주 실적은 총 15척, 9억 달러를 기록하게 됐다. 신상호 STX조선해양 사장은 “연초의 수주 성과를 이어 나가 앞으로도 영업활동에 총력을 기울여 조선 분야 전 선종, 특히 고부가가치선박의 수주 경쟁력을 높여갈 것”이라고 자신감을 표현했다.
4. SPP조선, 1억 8천만 불 규모 MR탱커 5척 수주 전통적인 MR탱커 강자인 SPP조선이 새해 들어서도 MR탱커 수주몰이에 나서고 있다. SPP조선은 최근 그리스 선주사인 나비오스(Navios)로부터 5만 2천t급 석유화학제품선(MR) 3척을 수주한데 이어 미주지역 선주사로부터 동형선 2척을 수주했다고 2월 21일 밝혔다. 계약금액은 총 1억 7천 950만 달러이며 오는 2014년 상반기 중 모두 인도될 예정이다. 지난해 전 세계 MR탱커 발주량의 절반 이상을 수주한 SPP조선은 올해도 연속수주에 성공하며 MR탱커 시장 최강자로서의 입지를 유지하고 있다. 이번에 수주한 선형은 기존 5만t급 선형에 비해 화물은 2천t 더 선적할 수 있는 반면 연료소모량은 약 20% 줄인 친환경 선박이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이 발표한 최근 자료에 따르면 SPP조선은 지난달 말 기준 200만CGT 규모의 선박 114척을 수주잔량으로 보유하며 수주잔량 기준 글로벌 조선그룹 순위 10위를 기록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