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년이 지났나?
그러고 보니 코로나로 인해서 올해는 4월에 첫 만행을 시작했다.
그래서 그렇게 짧게 느껴지나 보다.
오늘은 2022년을 결산하는 납회 만행이다.
뭐 요란하지 않아도 1년 동안 건강하게 잘 지내온 것을 축하해주는 자리일 듯.
어제 밤에 살짝 눈이 내리면서 기온이 급강하한다.
영하 9도까지 내려가는데 바람에 의한 체감온도를 고려하면 영하 15도 정도 될 듯하다.
어제 홍 회장에게서 연락이 왔다.
오늘 너무 추울 듯 한데 괜찮겠느냐고....
그래서 우리 나이에 이 정도를 못이겨서 그만둘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홍 회장은 다른 의도를 가지고 물었던 것이었는데...ㅎㅎㅎ
내가 원래 눈치에 밥 말아 먹은 사람이라서 정말 눈치를 모른다.ㅎㅎㅎ
홍 회장이 많이 서운했을 듯...
독립문역 5번 출구 나가는 곳 도착하니 부지런한 사람들이 벌써 와 있다.
아무리 중무장을 하고, 마스크로 가리고, 모자를 써도 누군지 안다.
이 나이면 아무리 가려도 그냥 자기의 본 모습이 몸 전체에 그대로 투영되는가 보다.
서있는 자세나 모습을 보면 누가 칠순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많이 봐도 50대로 보인다.ㅎㅎ
응? 보따리 장사들이 왔나?
갑자기 가방을 푼다.
선거철도 아닌데 뭐지? 했는데
김호근 회원이 추운 날씨에 보온하라고 핫팩을 하나씩 나누어 준다.
그 마음 씀씀이가 고맙고 따뜻하다.
이번 주말부터 필리핀으로 여행을 간다는데 거기서는 핫팩이 필요없었을 듯.ㅎㅎㅎ
춥다고 하니 그냥 실내에서 화이팅! 한 번 외치고 출발을 한다.
날씨가 춥다고 하나 회원들의 표정에서는 움츠러드는 모습이 하나도 없이 밝다.
오늘 뉴페이스는 보이지 않았지만 모처럼 김성웅 회원이 참석했다.
독립문 역을 나와서 본격적인 산행에 나선다.
바람이 좀 차갑다.
서대문 형무소 입구를 지나 오른편에 전에 없던 <국립 대한민국 임시정부 기념관>이 생겼다.
문재인 정부 들어 1948년 정부수립의 대한민국의 건국을 부정하고
임시정부부터인 1919년 건국기념일을 해야한다고 떠들어 대더니 이런 건물만 지어놨다.
한바탕 속으로 욕을 해대고 지나간다.ㅎ
안산 자락길을 오르는 오른편의 팬스는 몇 년동안 아직도 그대로이다.
여기 재개발하는 것 맞긴 한걸까?ㅎ
오늘도 뒷통수만 열심히 찍어댄다.
걷는 속도가 다른 때비해 두 배 가까이 빠르다.
왜 그런지는 한참 후에야 알았다.ㅎㅎ
그래서 잘 살펴보니 홍 회장이 제일 앞에서 걷는다.
지금까지 만행에서 홍 회장은 중간 앞으로 나선 적이 별로 없었는데....
왜 그러지?
그리고 왜 이리 빠르지? 했는데
오늘 홍 회장 중대(13중대) 송년 모임이 있단다.
엥? 그럼 어제 전화했던 게 이것 때문에?
뒷통수를 한 대 맞은 듯했다.ㅎ
그리고 미안했다.ㅎㅎㅎ
멀리 인왕산이 보이는 전망대에 도착했다.
눈발이 조금씩 많아지는 듯하다.
찬찬히 설경을 감상해 볼 듯도 한데 그냥 인증샷을 후다닥 담고 다시 출발한다.
그렇게 속도를 내서 걷는데도 하나도 힘들어 하지 않는 표정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만행에서 담은 사진 중에 가장 행복한 표정들이다.
홍 회장의 일정을 나만 모르고 다 알았던 모양이다.ㅎㅎㅎ
그래도 다행인 것은 그 와중에 내 사진이 하나 들어가 있다는 게....ㅎㅎㅎ
안산 자락길에서 유일한 약수터인데 다른 사람들은 그냥 지나친다.
아니 워낙 빠르니 물 마실 시간도 없다.
뒤에 쳐져 힘들 게 따라가는 사람들만 기왕 늦은 것 찬물로 목이나 축이고 가자고 한다.ㅎ
커! 시원하다.ㅎㅎㅎ
자락길에 때아닌 트래픽이 생긴다.
살짝 내린 눈으로 데크가 미끄러워졌다.
이 나이에 엉덩방아 찧으면 고관절 위험하니 조심할 수 밖에....
이럴 때를 대비해서 이런 아이젠 하나씩 준비하면 좋을 듯하다.
오늘 내가 한 번 착용하고 걸었는데 미끄럼 방지에 최고였다.
내년 시산제 때 혹시 홍 회장이 선물로 준다면?ㅎㅎㅎㅎ
휴식 장소에 도착했다.
김춘규 회원이 보온병에 뭔가 준비를 해왔다.
다른 때 같으면 막걸리 두 통정도 내놓는데 오늘은 뭔가 다르다.
뭐지? 했는데
정종을 따끈하게 데워서 보온물통에 넣어왔단다.
찬 막걸리 생각하다 따끈한 정종 한 잔이 몸에 들어오니 금방 후끈해진다.
어찌 저런 생각을 했을지 참으로 대단하고 고마운 회원이다.
지금까지 만행에 몇 번 늦게 도착한 것 정종 한 잔에 씻은 듯 다 잊혀졌다.ㅎㅎㅎ
홍 회장은 혹시 중대 모임에 늦을까봐 조바심(?)에 그냥 서있다.ㅎ
그래야 다른 사람들이 더 오래 앉아 있지 못할테니까.ㅎㅎㅎ
몇 몇 회원들이 먹을거리를 잔뜩 내놨는데 얼마나 허겁지겁 먹었기에
정종 외에는 뭘 먹었는지 잘 기억도 안난다.ㅎㅎㅎ
조기형 회원이 <당황>과 <황당>을 정의한다.
어떤 츠자가 화장실이 급해서 주차된 차량 뒤에서 볼 일을 보는데
- 갑자기 차가 가버리면 <황당>
- 갑자기 차가 후진하면 <당황>
한 번 웃고 다시 출발합니다.
메타세콰이어 숲을 지나 순식간에 다시 출발지점으로 돌아왔다.
홍 회장이 빨리 오라고 손짓한다.
드문일이다.ㅎㅎㅎ
그리고 서둘러 출발....
우리 뒤에 젊은 츠자 네 명이 따라오는데 참 시끄럽다.
목소리가 방방 뜬다.
그래서 어떤이들일까?하고 멀리서 한 번 박아(?)주었다.
그렇게 봐줄만한 정도는 아니었는데...ㅎㅎㅎ
순식간에 서대문 형무소 앞에 도착해서 인증샷을 했다.
항상 독립문 앞에서 였는데 이번에는 유관순 누님(?) 앞에서 담아본다.
우리 누님이 너무 젊다....ㅎㅎㅎ
눈 내리는 날에 만행이어서인지 표정들이 너무 좋다.
전혀 힘들지 않았다는 모습으로...
나만 힘들었나?
하기야 어제 밤에 손주 본다고 2~3시간 정도 밖에 잠을 못잤으니...ㅎㅎㅎ
홍 회장은 점심 자리만 만들어 주고 떠났다.
갑자기 박인희의 <목마와 숙녀>의 한 구절이 떠오른다.
"목마는 주인을 버리고 그저 방울소리만 울리며 가을 속으로 떠났다."
-> "홍 회장은 회원을 버리고 그저 김삼남 회장 대리에게 맡기고 중대로 떠났다."ㅎㅎㅎㅎ
처음 가본 순대국집인데 맛은 있었다.
거기에 족발까지....
족발은 거의 입막음이었다는....ㅎㅎㅎ
기분 좋은 2022년 삼삼 만행의 납회를 치뤘습니다.
점심을 마치고 나오니 함박눈이 펑펑 내리네요.
골프의 삼락(三樂) 중에서 一樂 이 여기에서도 적용되는건가?ㅎㅎ
만행 회원 모든 분들이 1년동안 무탈하게 잘 지내온 것을 축하드립니다.
내년(계묘년癸卯年, 검은 토끼해)에도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힘차게 길을 걸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1년 동안 삼삼 만행을 잘 이끌어 온 홍 회장님 수고 많으셨고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내년에 봐요!
Marry Christmas and Happy New Year!
* 여기에 만행 후기 올렸는데
- 회원들이 아무도 댓글을 안 달면 <황당>
- 비회원이 댓글을 달면 <당황> 될러나?ㅎㅎㅎ
첫댓글 건강한 친구들 모습이 반갑네요.. 주작가의 헌신적인 노력이 많은 친구들을 즐겁게 해 주고 있습니다. 고맙고 감사한 마음으로 내년을 기약해 봅니다. 내년에도 모두 건강한 모습으로 즐거운 나날이 되시길 기원합니다...
스키 시즌이 돌아왔네요.
건강 잘 지키시고 내년에도 한 번은 뵙기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주창일 ㅋ 여전한 글솜씨에 늘
멋진 사진들! 감동♥
@이봉현 만행에 안보이시는 분이 댓글을 다시면 당황?한다니까요?ㅎㅎㅎ
이과 병기과 출신입니다.ㅎㅎ
와우! 손주 돌보구 밤12시를넘겨 후기를 올리셨군요! 역시 대단합니다!
마무리를 함께 못했다구, 많이 서운 하셨던듯!
<홍>字가 10번 以上 나온걸보면 ...ㅎㅎㅎ
납회 막걸리를 함께 기우렸어야 했는데,
대단히 죄송했구요~~~~ 덕분에 부랴부랴 참석한 중대모임에 늦지않게 도착해서....감사!
추위와 미끄럼에도 불구하고 눈발 날리는 둘레길을 밝은 표정으로 함께한 동기생들!
금년 마무리 만행! 즐겁고 기억에 많이 남을것같군요!
핫팩을 숫자대로 챙겨준 정성이나, 정종을 따끈하게 데워서 보온통에 담아오는 정성!
정말 쉽지않은 애틋한 同志愛라 생각되는분요!
만행을 아끼는 두분 金兄께 고개숙여 존경을 표합니다!
食事 마무리를 기꺼히 매번 해주신 金博士께 감사드립니다!
추운날씨에 셔터누른 손가락 호호 불어주지못해서 미안해~~~~ 우리의 주작가님!
모든 만행여러분 한해 마무리 잘하시고 새해 첫만행에서 밝은 모습으로 뵐께요! 추~~웅성!
10번 이상이나 언급이 되었나요?ㅎ
좀 심했네.ㅎㅎㅎㅎ
덕분에 즐거운 만행이었습니다.
수고하셨고 내년에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뵙기를 기대합니다.
주 작가 님의 위트와 감각이 있는 최고의 글에 많은 감명을 항상 받습니다.
그리고 2022년 만행을 무사히 이끌어 주신 홍 회장님에게도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2022년 만행은 저에게 활력을 주는 생활 이벤트였어요.
기다리는 날 내내 기대되었고, 회원들을 만나 걸으면 한 달 간의 스트레스가 확 풀리는 최고의 행사였습니다.
또한 이것이 사진과 스토리로 남아서 생활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다는 점, 나의 일상이 표현되고 있다는 점도 의미가 있었습니다.
만약 건강을 잃는다면, 만행을 못한다면.... 또 한 번의 좌절이 아닐까 합니다.
저는 평소에도 건강 관리를 위해 만 보를 목표로 꾸준히 걷고 있습니다. 그런데 만행에서는 2만 정도를 걸어도 전혀
힘든 줄 모르고 걸어갑니다. 단지 산에서는 호흡이 가빠서 고생하지만, 그래도 기분은 최고입니다.
만행! 만원의 행복! 오래 지속되길 기원합니다
계묘 년에도 산과 들을 마음껏 뛰노는 검은 토끼처럼 발전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항상 미흡한 저를 이끌어 주셔서 감사 드려요.
연말연시 잘 보내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만행의 분위기를 방방 띄워주는 귀한 회원이시지요.ㅎㅎ
수고 하셨습니다.
건강한 모습으로 내년에도 계속 함께 하실 수있기를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주작가님 버금가는 글이네요!
조작가님 댓글 넘 멋져유!
@이봉현 제 글은 글도 아닙니다.ㅎㅎ
만행은 역시 시니어시티즌들이 엮어가는 최고의 대작 임에 틀림없네요.이러한 삶의 한페이지들이 만들어져 가고 있는 한 만행은 지속적으로 이어지리라 확신해봅니다.함께 동행하는 분들이 더 싱그럽게 다가옵니다.한해의 마지막을 그려 논 이 글속에서 우리 모두는 찐한 감정과 함께 따스함을 느끼게 해 줌도 고맙구 감사하네요.
내년에는 더욱 건강한 모습으로 새 역사를 창조하는 만행 친구들이 되길 기대해봅니다.
홍회장과 주작가와 멋지고 멋진 동행친구들이 있어 자랑스럽습니다.아자아자 파이팅입니다
만행에 한 번도 참석하지 않은 분이지만 댓글은 한 번도 빠지지 않는 황그리님!
감사드리고 건강 잘 지키셔서 내년에는 한 번 뵙기를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주창일 ㅎㅎㅎ 2023년엔 갈수 있는 건강상태면 좋으련만요. 아이 호프ㆍㆍ
이 소중한 글과 사진들을 내 카페로도 모십니다
혹한기 훈련하셨네요.
회장님 주작가 수고하셨네요.
내년에도 활발한 만행을 기다려 봅니다.
추위에 건강 관리 잘하시고
내년에 봐요.
모두의 건강한 모습에 내가 행복한 하루입니다.
주작가님의 명쾌한 글에 만행에 참석하지 못한 나도 같이 다녀온 느낌이네요.
모두모두 건강하시고, 내년에 뵙시다. 내년에는 금년보다 더 많이 자주 참석 하겠습니다.
깜짝 놀란 건 그 먼 거리에서 참석했다는 것!ㅎㅎ
추위에 건강하게 잘 지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