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짝꿍이랑 오랜만에 '영화' 한 편을 보고 왔다.
"Slumdog Millionaire" 영화를 보고 와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모두가 다른 삶의 가치를 가진 세상에는
그 가치마저도 묵살당하는 일이 얼마나 많았던가.
이 영화의 무대는 인도의 작은 빈민가에서
부모를 잃고 고아가 된 아이들과 참혹한 삶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Q & A"라는 인도 원작 소설을 영화화한 "Slumdog Millionaire"
물론, 소설을 읽은 적은 없지만….
영화를 보고 돌아와서 이것저것 자료를 찾게 되었다.
영화를 보는 동안 얼굴이 익숙하지 않은 주연의 신인 배우들과
반복되는 퀴즈와 오랜 기억을 더듬어 올라가는 얘기들 그리고
악센트가 있는 인도식 발음은 더욱이….
그리 흥미롭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집에 돌아와서 깊은 생각에 잠겼다.
단조롭지만 깊은 여운을 남기는 이 영화는
스크린에 담겼던 얼굴마다의 가슴이 나의 가슴을 파고들었다.
지금까지의 여느 미국 영화에 비해
모든 것이 서툴러 보이는 느낌을 받았다.
처음 영화를 보며 큰 감동보다는 미흡한 구석이 자꾸 보였다.
무대가 인도의 작은 빈민가에서 시작된다.
가난이라는 이야기가 한국의 60년대 후반이나 70년대 초반을 연상케 했다.
'삶'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고아들이 겪어야 했을 아픔과 고통
그리고 남은 상처자국이 가슴 깊은 곳을 콕콕 찌른다.
가정을 잃은 아이들의 슬픔과
사회가 버린 가난한 사람들의 아픔과 고통….
저 먼 나라 인도 뭄바이에서의 일어난 사건들이
먼지가 풀풀 거리는 빈민가의 거친 하루의 이야기가
기억을 더듬는 동안
지금도….
저 인도의 아이들처럼 부모를 잃고 슬픔에 젖어 우는 아이들이
이 세상에는 수없이 많다는 사실이다.
전쟁과 기아에 시달리는 생명이 오늘도….
삶의 끄나풀을 부여잡고 생명을 잇고자 발버둥치는 일이 말이다.
어디 그뿐일까.
보이지 않는 속에서 고통당하는 사람들이 또 얼마나 많은가.
아직은 작지만….
비폭력을 외치는 목소리가 더 커지기를...
무력과 권력이라는 무서운 무기로 약자를 누르고 강탈하는 일은
우리가 될 수 없는 삶에서의 잔인한 이탈이고 배신이다.
물론 자본주의 국가에서 돈이면 최고라고 말할 테지만….
그것이
목적이 된다면 더욱 슬픈 일이다.
이 영화에서와같이 자기가 알고 있는 것조차
세상에서 보는 잣대로 평가해버리는 일에
억울한 누명을 쓰고 인권이 유린당하는 일이 얼마나 많던가.
부모를 잃은 고아 두 형제와 비슷한 또래의 여자 아이
어려서부터 어려운 고비마다 함께했던 코흘리개 친구들이다.
형 자말은 동생을 유난히 아끼고 사랑했다.
형이라기보다는 부모의 입장이 되었을 게다.
그리고 여자 아이 라티카와 함께 유년의 기억은 어둡기만 하다.
그리고 인도의 뒷골목에서의 어두운 기억의 그림자….
형 자말은 청년이 되어 뭄바이에서 커피 심부름을 하다가
'누가 백만장자가 될 것인가'라는 퀴즈 프로에서 좋은 성적을 얻는다.
그리고….
최종 라운드에 오르게 된다.
고아로 자란 자말이 교육을 받을 리 없다는 오해로
사기 협의를 받고 경찰에서 심한 고문을 받게 된다.
그리고….
그 고문을 받으면서
자신과 동생과 그리고 여자 아이와 겪었던 어둡던 유년의 이야기를
심문하는 경찰관에게 하게된다.
그 이야기를 들으며 사기 혐의를 받았던 '누가 백만장자가...'에서
자말이 최종 라운드까지 오른 이유를 알게 된다.
이 영화를 보고 돌아와서 깊은 생각에 머물렀다.
우리의 생활과 주변 가운데에서도 이런 일들은 수없이 많다.
자신에게는 아무리 하찮은 일이라도
다른 사람에게 큰 상처가 되는 일은 부지기수이기 때문이다.
생각 없이 던진 말 한마디가
상대방에게는 평생에 남은 가슴의 상처가 되기도 하고
세상의 지식이 부족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그 사람이 가진 재능이나 능력을 무시한 때가 얼마나 많았던가.
세상의 지식이 삶의 지혜를 넘지 못하지 않음을….
'지혜'는 삶에서 얻어지는 경험과 이해의 바탕에서 나오는 것이기에
세상에서 배운 지식과는 비교할 수 없는 경험과 연륜이 뿌리로 남는 것이다.
무력으로 강자가 약자에게 휘두르는 수많은 이름의 폭언과 폭행은
약자의 편에서 위로하고 변호할 수 있는 사랑의 사람이 필요하다.
용서라는 단어를 응어리진 가슴에서 풀어 녹여내기까지
오해받고 억울한 누명을 쓴 사람은 얼마나 가슴 아팠을까.
용서라는 말보다는 배려라는 말을 먼저 배우자.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 먼저 배려할 수 있는 마음 말이다.
'진정한 사랑'이 무엇이냐? 고 묻는다면
나는 언제나 '배려'라고 대답한다.
02/23/2009.
하늘.
첫댓글 정말 감동입니다. 꼭 보고 싶어요.
고맙습니다, 비나님! 좋은 시간이시길 빕니다. 나중에 보시고 함께 얘기 나눠요. 오늘도 행복하시고 강녕하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