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 꽃
지은이 이 문 재
파가 자라는 이유는
오직 속을 비우기 위해서다.
파가 커갈수록
하얀 파꽃 둥글수록
파는 제 속을 잘 비워낸 것이다.
꼿꼿하게 홀로 선 파는
속이 없다.

얼기설기 갈아 엎은 텃밭에
파꽃이 피었습니다.
식탁에 오르던 푸른 몸체를 꼿꼿이 세우고
둥근 우주 하나 올려놓았습니다.
온통 초록인 여름에 가려
쉬이 눈길을 끌지는 못해도
뙤약볕마다 않고 힘껏 피워 올린 모습이 앙증맞습니다.
꽃과 꽃이 모여야
비로소 둥근 우주를 이루는 파꽃은
숱한 생명을 허공에 떠받치고 제 속을 비워내며 자랍니다.
비움을 통해
오달진 세상을 보여주는 파꽃.
잘 비우는 것이 잘 자라는 것임을 알기에
초록 육질로 단단히 무장한 채 속 없는 여름나기에 한창입니다
첫댓글 우리 크리스챤은 속을 비워야 하나님의 은혜를 담아 그것을 사용할수 있습니다.....파꽃...cts 성서학당을 보다가 들은 시인데 맘에 많이 와 닿네요^^ 성령의 은혜, 기름부음 받아 충실한 꿋꿋한 좋은 청지기 되어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