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인의 기본이지요. 시리즈 9회차 입니다.
런칭과 론칭
홈쇼핑에서 새로운 브랜드를 출시하여 판매할 때, ‘런칭’이라는 말을 사용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표기는 잘못된 것입니다. 영어 ‘launching’을 한글로 적을 때 어떻게 적는 것이 올바른 표기일까요? 외국어를 한글로 적을 때는 ‘외래어표기법’의 기본 원칙을 참고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아울러 표기일람표에 따라 ‘launching’의 발음 기호 [l?ːnt??ŋ]를 참고하여 표기합니다. 따라서 흔히 알고 있는 ‘런칭’은 잘못된 표기이고, 이 단어의 발음 기호에 따라 ‘론칭’이라고 적는 것이 올바른 표기입니다.
비릿내와 비린내
흔히 날콩이나 물고기 등의 생선에서 나는 냄새를 ‘비릿한 냄새’라고 하거나 ‘비린내’라고 하는데 간혹 ‘비릿내’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비릿내’는 잘못된 말입니다. ‘비릿하다’는 “냄새나 맛이 조금 비린 듯하다.”를 뜻하고, ‘비리다’는 “날콩이나 물고기, 동물의 피 따위에서 나는 맛이나 냄새가 있다.”를 뜻하는 말입니다. 이를 명사로 표현할 때 ‘비릿내’가 아니라 ‘비린내’라고 표기해야 합니다. ‘비린내’는 “날콩이나 물고기, 동물의 피 따위에서 나는 역겹고 매스꺼운 냄새”를 가리키는 명사입니다.
박히다와 박이다
손이나 발 등에 딱딱한 살이 있을 때 “굳은살이 박혔다.”라고 할까요, “굳은살이 박였다.”라고 할까요? 흔히 “굳은살이 박혔다.”라고 알고 있는 경우가 있는데, “굳은살이 박였다”라고 해야 합니다. ‘박히다’는 ‘박다’의 피동사로 “두들겨 치이거나 틀려서 꽂히다”나 “붙여지거나 끼워 넣어지다” 등의 뜻으로 사용할 수 있고, ‘박이다’는 “손바닥이나 발바닥 따위에 굳은살이 생기다”뿐만 아니라 “버릇이나 생각, 태도 등이 깊이 배다”의 의미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고깝다와 아니꼽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어휘들 중에는 사전적 의미와 다른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중에 하나가 ‘고깝다’입니다. 상대방의 행위가 눈에 거슬려 불쾌할 때 ‘고깝다’라고 하는데, 이는 사전적 의미와 조금 다릅니다. ‘고깝다’의 사전적 의미는 “섭섭하고 야속하여 마음이 언짢다.”이기 때문입니다. 상대가 “하는 말이나 행동이 눈에 거슬려 불쾌할 때”는 ‘아니꼽다’라고 해야 합니다. 다시 말해 상대의 행위에 대한 섭섭함이나 야속함이 클 때는 ‘고깝다’라고 하지만 거슬릴 때는 ‘아니꼽다’라고 해야 합니다.
거지반과 거진
“어느 한도에 매우 가까운 정도”를 ‘거의’라고 한다면, “거의의 절반”은 ‘거지반’이라고 합니다. 다시 말해 “거의 다 왔다”라는 말과 “거지반 왔다”라는 말은 완전히 다른 말입니다. 그런데 간혹 “거지반 다 왔다”라고 하거나 “거진 다 왔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거진’은 ‘거지반’의 줄임말처럼 보이지만 표준어가 아닙니다. 따라서 ‘거지반’이라고 해야 합니다. 그렇지만 ‘거지반 다’라는 표현은 잘못된 말입니다. 물론 ‘시작이 반’이라는 느낌으로 한 말이라면 그럴 수도 있지만 “거의 다 왔다”라는 말을 “거지반 다 왔다”라고 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콩깍지가 씌이다와 콩깍지가 씌다
흔히 사랑에 빠지면 눈이 멀게 된다고 합니다. 상대의 좋은 점만 보이고, 상대의 나쁜 점이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생겨난 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상태를 비유적으로 일컬어 “눈에 콩깍지가 씌이다”라고도 하는데, ‘씌이다’는 올바른 표현이 아닙니다. ‘쓰이다’와 ‘쓰이다’의 줄임말인 ‘씌다’가 올바른 표현입니다. 따라서 “눈에 콩깍지가 쓰이다”라든지 “눈에 콩깍지가 씌다”라고 해야 합니다.
완전과 정말, 아주
우리말은 서술어를 수식하는 부사가 매우 다양합니다. 그런데 부사마다 의미가 다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차이를 무시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실례로 ‘엄청’은 정도가 지나칠 때 사용하는 부사이므로 “엄청 좋아”처럼 표현하는 것은 부자연스럽습니다. 그런가 하면 ‘완전’은 부사가 아니라 명사인데 “완전 좋아”처럼 사용하기도 합니다. 이 또한 적절한 표현은 아닙니다. 이때는 “거짓이 없이 말 그대로”를 뜻하는 ‘정말’이나 “보통 정도보다 훨씬 더 넘어선 상태”를 뜻하는 ‘아주’와 같은 부사를 사용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째째하다와 쩨쩨하다
어떠한 상황이나 일에서 돈을 아끼는 태도가 몹시 지나친 사람을 가리킬 때 ‘째째하다’라고 해야 할까요, ‘쩨쩨하다’라고 해야 할까요? 간혹 ‘째째하다’라고 알고 있는 사람들이 있지만 이는 잘못된 표기이고 ‘쩨쩨하다’가 올바른 표기입니다. ‘쩨쩨하다’는 “사람이 잘고 인색하다”의 의미를 갖는 형용사입니다. 참고로 ‘섬색하다, 인석하다, 인하다’ 등도 “재물을 아끼는 태도가 몹시 지나치다.”의 뜻으로 ‘쩨쩨하다’와 같은 의미로 사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