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별은 내 가슴에] 14
S#1. 민의 집
13부 마지막 장면의 연결
민 : 무슨 얘기야? 왜 그래. 갑자기?
연이 : (고개를 못든다) 지금 이런 얘기 하는게 민이씰 더 힘들게 할 거라는거 알지만 더 늦기 전에 말하는게 좋을거 같아서요.
민 : ... (어처구니가 없다) 하, 지금 장난하는 거야?
연이 : 아뇨.
민 : 그럼, 이유가 뭐야?
연이 : ...
민 : 갑자기 그러는 이유가 있을거 아냐?
연이 : ...
민 : 지금 나 놀리는 거야?
연이 : ... 갈께요.
민 : 도대쳬 왜그래? 내가 뭐 잘못했어? 내가 싫어진거야?
연이 : ...
민 : (연이의 두팔을 잡고) 날 봐. 날 똑바루 봐봐...날 사랑하지 않아?
연이 : (민을 바라보는 눈에서 참았던 눈물이 주루룩 흐른다) ...
민, 눈물을 펑펑 흘리는 연이를 가슴 아프게 바라보다가 부드럽게 끌어안는다.
민 : 다시는 그럼 말 하지마.. 다시는...
연이, 민의 말에 더욱 서럽게 울며 민의 가슴을 밀어낸다.
민, 그러는 연이의 어깨를 잡은 손에 더 힘을 주고 다른 손의 손등으로 조심스레 뺨의 눈물을 닦아주다가
연이의 턱을 들어 눈가의 눈물을 입술로 닦아준다.
S#2. JS패선 외경
전화벨 요란하게 울린다.
S#3. 디자인실
이화, 굉장히 귀찮다는 듯이 전화를 받고 있다.
이화 : 네. JS패션입니다... 어디 잡지사요? (시치미 떼는 얼굴) 네. 전데요... (주위를 둘러보고 작게) 결혼 안해요.
기사 못보셨어요? 아니, 강민씨 인터뷰 기사 말구요. 그 다음 기사요. 네. 재벌 2세 킬러! 네. 제가 바루 킬러 본인인예요.
전 인터뷰는 안해요. 얼굴이 팔리면 안되거든요.. 네. 연락 주셔서 감사합니다. (끊고 히히 웃는다)
또 전화벨
이화 : (하나도 짜증 안나는 얼굴로) 아으 짜증나, 벌써 몇 통째야? (전화받고) 네. JS패션입니다.
민 : 이연이씨 부탁합니다.
이화 : 네? 전데요. 무슨 일이세요?
민 : ...이연이씨 맞아요?
이화 : 결혼 기사 때문에 그러시죠? 결혼 안해요. 그거 다 뻥이예요.
민 : .. 그래요? 누가 그래요?
이화 : 내가 본인이라니까요. 재벌 2세 킬러!
민 : 안이화!
이화 : (무심코) 네. (기절할 듯이 놀란다) 누구세요..
민 : 너 나한테 맞는다.
이화, 얼른 수화기 내려 놓고 울상이 된다.
S#4. 달리는 민의 차 안
민, 기가 막힌 얼굴로 핸드폰을 끊는다.
S#5. JS패션 현관 앞
민의 차, 현관 주차장에 미끄러지듯이 들어온다.
S#6. JS 로비
썬그라스를 낀 민 들어오면 로비에 있던 사람들, 일제히 쳐다보지만
민, 주위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곧바로 엘리베이터쪽으로 간다.
엘리베이터 앞에 서 있던 디자인실장. 민을 보고 흥분한다.
S#7. 엘리베이터 안
민과 디자인 실장, 서 있다.
디자인 실장, 어떻게 하면 섹시할까를 연구하다가 엘리베이터 벽에 한 팔을 기대고 다리를 꼬며
'우'하는 입술을하고 섹시한 폼으로 선다.
민, 이 여자가 왜저러나 싶다.
눈이 마주치는 실장과 민.
민, 웃어보인다.
실장, 민의 미소에 온몸이 녹아 내려 기절한다.
S#8. 안내 데스크 앞
비서, 민이 들어서자 반갑게 맞는다.
비서 : 어머 안녕하세요
민 : 있죠?
비서 : 저...
비서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기획실장 방으로 쑥 들어가는 민.
S#9. 기회실장 방
준영, 포르노 잡지를 보며 헬렐레 하고 있는데 민이 불쑥 들어온다.
화들짝 놀라는 준영, 하지만 예리하게
준영 : (잡지 감추며) 어떻게 오셨습니까?
민 : (두리번거리며) 기획실장 어디 갔어요?
준영 : 제가 기획실장입니다만.
민 : 이준희씨...
준영 : 개발실로 쫓겨났는데요.
민 : (기분나쁘다) 아, 실례했습니다. (돌아서 나가려는데)
준영 : 잠깐만요.
민 : (돌아보면)
준영 : (날카롭게) 혹시 인기 가수 강민 맞죠.
준영, 다가와 악수를 청한다.
준영 : (손을 내밀며) 반가워요.
민, 빤히 보다가 돌아서 나간다.
준영 : 짜식, 안하무인이로구만!
S#10. 복도
민, 개발실 쪽으로 가는데 이화, 반대쪽에서 뭔가를 들고 오다가 민을 보고 너무 놀라 뭔가로 얼굴을 가린다.
S#11. 개발실
재봉과 광영, 준희,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노크소리 들리고 민, 들어온다.
돌아보는 세사람.
민, 준희를 보고 반갑게 다가온다.
준희 : (자리에서 일어나며) 여기 웬일이야?
민 : 너 보러.
준희 : 아닌거 같은데.
민 : 겸사겸사
준희 : (테이블 의자를 권하며) 앉아라.
민, 재봉과 광영에게 가볍게 목례하고 의자에 앉는다.
재봉과 광영, 민의 인사를 받지만 가수인지는 모른다.
민 : (준희에게) 왜 여기 와 있어?
준희 : 그렇게 됐어.
민 : 니 방에 있는 친군 누구야? 좀 이상하대?
준희 : 응, 좀 그래.
민 : 고맙다. 이번에 도와줘서.
준희 : 고맙긴, 어쨌거나 니가 밝아 보여서 좋다. 야.
민 : 토요일인데 퇴근 안해?
준희 : 해야지. 점심 같이 할까?
민 : 점심은 선약이 있구 이따 저녁때 어때? (두리번거린다)
준희 : 그래, 그럼. (두리번 거리는 민을 보고 씩 웃고) 잠깐만.
준희, 전화한다.
준희 : 이연이씨? 이준휩니다... 개발실로 좀 와요.. 네 (끊는다) (민에게) 1분 안에 올꺼야.
민 : (민망하게 웃고) 알았어. (일어서며) 나가서 기다리지 뭐. 이따 보자.
민, 일어나 나가며 재봉과 광영에게 다시 인사한다.
재봉과 광영, 다시 어정쩡하게 인사 받는다.
광영 : 야, 꼭 연예인 같네.
재봉 : 친구.. 맞아요? 근데 이연이씬 왜 찾지?
준희, 씩 웃는다. 재봉과 광영, 서로 마주보다가 생각이 난다.
광영 : 어! 신문에 난 그 가수!
재봉 : (아쉽게) 이야.... 연이씨가 야한 남자를 좋아하는 줄 알았으면...
S#12. 백화점 구두 코너
연이, 영문을 몰라 어정쩡하게 서 있고 민이 직접 구두를 고른다.
S#13. 옷 코너
역시 마찬가지로 민이 옷을 골라 연이에게 대 본다. 한 눈에 봐도 엄청 고급스러워 보인다.
연이 : (불안하다) 왜 이래요? 갑자기.
민 : (직원에게) 이걸로 하죠. (연이에게) 갈아입어
민, 옷을 연이에게 떠넘기고 직원과 함께 카운터로 가 계산한다.
그러는 민과 연이를 멀리서 지켜보는 부하들, 변장한 모습이다.
S#14. 거리
달리는 민의 차. 민, 굳은 얼굴로 말없이 앞만 보고 운전한다.
연이, 어색한 옷차림을 하고 불안한 얼굴로 앉아 있다.
연이 : 지금 어디 .. 가는 거예요?
민 : 가 보면 알아.
민의 차 룸미러로 열심히 따라오는 작은 차 한대가 보인다.
차 안에 변장한 부하 둘의 모습이 언뜻 보인다.
S#15. 호텔 안
민의 차, 호텔 현관에 서면 도어맨 나와서 문 열어 주고
민, 차키를 맡기고 연이를 데리고 안으로 들어간다.
잠시후, 휘광의 부하들이 탄 차가 민의 차를 쫓아 나타난다.
S#16. 엘리베이터 안
민, 계속 굳은 얼굴.
연이, 갑자기 불길한 생각이 머리를 스친다.
연이 : 꼭 이렇게 입구 가야 되는 자리예요?
민, 연이를 안심시키려는 듯한 미소를 짓고 연이의 손을 꽉 잡는다.
연이, 더 불안하다.
엘리베이터 문 열리면 민, 연이를 이끌고 밖으로 나간다.
엘리베이터 밖에 휘광이 기다리고 있다가 두사람을 안내한다.
S#17. 고급 식당의 별실
강장군, 김여사, 고모 외 식구들이 모여 담소를 나누고 있다가 민과 연이가 들어서자 얘기 그치고 둘을 주시한다.
강장군의 식구들, 특히 연이의 출연이 충격인듯 민과 연이를 보고 기막혀하는데
고모는 노골적으로 불쾌한 얼굴로 연이를 쏘아본다.
연이, 뜻밖의 상황에 당황하여 민의 손에서 손을 빼고 민을 본다.
민 : (좌중에게 인사한다) 죄송합니다. 늦었습니다.
연이 : 안녕하세요.
일동, 헛기침으로 불편함을 드러낸다.
민, 연이의 허리를 밀다시피해 빈자리로 가 앉는다. 어색한 침묵이 흐른다.
고모 : (민에게 낮지만 날카롭게) 어떻게 된거야? 쟤는 왜 데리구 왔어?
연이, 당장이라도 나가고 싶지만 억지로 참고 있다.
고모 : (연이에게) 너 나한테 거짓말한거야? 너, 참 대단한 애다? 나이두 어린게 어른을 갖구 놀아?
연이, 고모의 말에 몸이 부르르 떨리는데 민, 테이블 밑으로 연이의 손을 꼭 쥔다.
민 : 긴 말씀 안드리겠습니다. 연이하구 전 결혼할겁니다. 도와주시는건 바라지도 않습니다.
연이를 더이상 괴롭히지만 말아 주세요.
일동, 민의 당돌한 말에 기가 막혀 할 말을 잃는다.
강장군 : 음... 연이라 그랬지? 잠깐 자리 좀 피해주겠나? 가족들끼리 할 얘기가 있으니까.
민 : (연이의 손을 더 힘주어 잡으며) 여기 있어.
고모 : 얘. 민아! 정신차려. 너 왜그러니?
강장군 : (엄청 참으며 연이에게) 다음 기회에 우리 다시 보도록하지.
연이, 민의 손을 다른 손으로 떼어내고 일어난다.
연이 : (민에게) 먼저 갈께요. (일동에게) 실례했습니다.
민 : 로비에서 기다려 금방 갈께.
연이 : (씁쓸하게 웃고) 알았어요.
연이, 비참한 심정으로 별실을 빠져나와 엘리베이터쪽으로 가면
강장군, 갑자기 민의 뺨을 갈긴다.
강장군 : 이자식이, 정말 보자보자하니까. 너, 지금 뭐하는 짓이야? 니 눈엔 어른두 없고, 애비두 안보이냐?
고모 : 오빠, 참아요.
김여사 : 여보, 고정하세요.
고모 : 말루 달래야지, 다 큰 애를 때린다구 들어요?
민 : ...
강장군 : 이 자리가 어떤 자리라구 그런 앨 끌구와? 너 끝까지 이 애비 엿먹일래?
민 : ... 사랑하고 있습니다. 결혼할 겁니다.
강장군 : (너무 흥분해서 테이블 위로 넘어오려 한다) 이 자식이 정말!
옆에 있던 사람들, 강장군을 말려 자리에 앉힌다.
고모 : 너 니 아버지 성질 잘 알면서 왜 그러니?
김여사 : (강장군의 눈치를 보며 달래듯이) 민아, 꼭 오늘 얘기해야겠니? 나중에 얘기하자.
민 : ... (강장군을 보며) 부탁이예요, 아버지. 저한테서 연이마저 뺏아가지 마세요. 제발이요.
민, 말 마치고 나간다.
강장군 : 저, 저....
강장군, 당장 쫓아가서 두들겨 패고 싶지만 다른 사람들 이목 때문에 참고 자리에 앉는다.
S#18. 로비
민,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둘러본다.
연이, 의자에 꼿꼿한 자세로 앉아 골똘히 생각에 잠겨 있다.
안도하는 민, 연이에게 다가간다.
민 : (활짝웃으며) 많이 기다렸지?
연이 : ...
민 : 가자.
연이, 말없이 민을 따라 밖으로 나간다.
S#19. 호텔 앞
민과 연이, 나란히 서 있는데 주차요원이 차를 갖고 나와 앞에 댄다.
연이, 조수석 문을 열고 자신의 옷이 들어있는 옷보따리를 꺼내고 문을 닫는다.
민, 운전석 문을 열다가 연이가 타지 않자 의아해 본다.
연이 : (드디어 말문을 연다, 참착하게) 이 옷은 돌려 드릴께요.
연이, 서글프게 웃어보이고 돌아서 간다.
민, 너무 놀라 따라가 잡는다.
민 : 이러면 우리가 지는 거야.
연이 : (싸늘하게) 누구한테요?
민 : ...
연이 : 나 민이씨 가족들한테 화나서 이러는 거 아녜요. 돈 좀 있구 힘 좀 있다구 아무한테나 막 대하는 사람들, 너무 많이 봐와서
그까짓 건 아무렇지두 않아요.
민 : 그럼 뭐야?
연이 : (피식 웃다가 입고 있는 옷을 가리키며) 입으랜다구 이렇게 입구 너풀너풀 따라온 내가 너무 한심해서 그래요.
민 : ...
연이 : (거침없이 쏟아진다) 신문에 멋대루 결혼 발표한 것두 참을 수 있어요. 민이씨 청혼에 내가 대답을 했건 안했건.
어쨌거나 민이씨가 날 사랑하는 걸 아니까. 하지만 그렇기때문에라두 나에 대해서 최소한의 배려는 했어야 하는 거 아녜요?
내가 그렇게 챙피했어요? 가족들한테 보이기가? 내가 부잣집 딸이구 권력있는 집 딸이었어두 이렇게 치장을 시켰겠어요?
민 : ...
연이 : 오늘 여기 오면서도 나한테 일언반구도 없었어요. 왜 그랬어요? 내가 무서워할까봐?
민 : ...
연이 : .... 그날 집에 찾아가서 했던 말도 내 진심이었어요. 다른 누구의 말을 들어서가 아니라 청혼을 받은 순간부터
진지하게 고민하고 혼자 내린 결론이예요. 그날 청혼의 답을 오늘 드릴께요... 전 결혼 안할 꺼예요. 안녕히 가세요.
연이, 혼자 말 마치고 가버린다.
민, 가는 연이를 붙잡을 생각도 못한 채 망연히 바라만 보고 있다.
S#20. 송부틱
송여사와 이반, 준영 테이블에 둘러 앉아 차를 마시며 얘기하고 있다.
송여사 : 위험하지 않을까?
이반 : JS가 뒤에 있는데 뭐. (준영에게) 그렇지? 히히.
준영 : (거드름) 대기업이 망하는거 보셨습니까?
송여사 : 요새 많이 망하든데?
준영 : 으흠... JS는 다릅니다.
이반 : 우리, 이름두 지어놨다? 영반어패럴. 어때 엄마? 죽이지?
송여사 : 영반?
이반 : 준영 앤 이반이야.
송여사 : 이름은 거기 왜 들어가냐?
이반 : 그냥 .. 히히히히...
송여사 : (준영에게) 그런데 중국 공장에서 내 디자인을 소화해 낼수 있을까?
준영 : JS최고의 기술진을 파견해서 완벽하게 교육시킬 예정입니다.
송여사 : 그래두...
준영 : 공장을 직접 운영할 때의 수익은 디자인 개발하고는 차원이 다릅니다.
이반 : 엄마, 16억이야, 16억.
송여사 : 뭐가?
이반 : 인구가. 1000원짜리 한 개씩만 판다구 생각을 해봐. 장난이 아니래니까?
송여사 : (계산하고 깜짝 놀라며) 160억?
준영 : 1조 6000억입니다.
송여사 : (입이 딱 벌어진다) O.K!!!
S#21. 호텔 나이트클럽 (밤)
순애, 무대에서 노래하고 있다.
전과는 비교가 안되는 화려한 무대의상을 입고 백댄서들과 호흡 맞춰 현란한 율동도 선보인다.
S#22. 호텔 나이트 클럽 앞 (밤)
순애, 무대 의상 위에 고급스러운 코트를 걸치고 클럽 안에서 나온다.
그 뒤로 백댄서와 메니저가 뒤따라 나와 주차해 놓은 밴으로 간다.
S#23. 밴 안 (밤)
순애와 그의 일행. 올라탄다.
순애, 피곤한 기색이 역력하다. 차, 출발한다.
매니저 : 수고했어.
순애 : 다음은 어디에요?
매니저 : 천호동
슨애 : 거기가 마지막예요?
매니저 : 두 군데 더 있어.
순애, 힘들다 의자에 기대 두눈을 감는데,
매니저 : 순애집에 와 있는 애 있잖아? 실장님이 빨리 내보내래는데?
순애 : 에?
S#24. 순애의 세 아파트 (밤)
연이, 순애가 예전에 줏어온 재봉틀로 순애의 옷을 열심히 만들고 있는데
순애, 지친 걸음으로 들어와 침대 위에 풀썩 쓰러진다.
연이 : 왔어? 그렇게 맨날 늦어서, 힘들어서 어떡해?
순애 : (대꾸없이 가는 신음을 낸다)
연이 : (다시 제봉질을 한다)
순애 : ... 그거 좀 안할 수 없어?
연이 : 조금만 하면 돼. 거의 다 됐어.
순애 : 뭔데?
연이 : 니옷.
순애 : (짜증) 내가 하지 말라 그랬지? 필요 없다구. 코디가 알아서 다 해준단 말야.
연이 : 그건 그거구.
순애, 벌떡 일어나 화장실 문을 꽝 닫고 들어간다.
연이, 재봉질을 멈추고 가만히 옷을 내려다보는데, 눈물이 뚝뚝 떨어진다.
S#25 녹음실 (밤)
민, 피아노 앞에 앉아 '나에게 너만큼'을 격렬하게 치다가
갑자기 앞에 놓인 악보를 북북 찢어버리고 두 팔로 머리를 감싸쥔채 건반 위에 엎어진다.
S#26. JS패션 현관
회장(숙부)의 승용차, 서고 비서 먼저 내려 문을 열어주면
회장, 내려 안으로 들어간다.
S#27. 복도
준영, 부리나케 방에서 나와 엘리베이터 앞에 가 선다.
잠시후, 엘리베이터 문 열리고 회장과 수행원들 나온다.
준영 : (긴장하여) 아버지 오셨어요?
회장 : (지나치게) 회사에선 직책으로 부르라 그랬지?
회장, 앞서 가면 준영, 뒤따라 간다.
S#28. 기획실장실
회장, 준영의 자리에 앉아 서류를 들여다 보고 있고 준희와 준영, 회의 테이블에 앉아 회장쪽을 향하고 있다.
회장 : (서류를 다 넘겨보고) 그쪽 파트너는 있냐?
준영 : 예, 제 미국 대학 동창중에 꽝따우성 당부위원장 아들이 있는데요, 그 친구가 봉제공장을 몇 개 갖구 있습니다.
회장 : (준희에게) 니 생각은 어때?
준희 : 전 반댑니다.
준영 : (준희를 째려본다)
회장 : 왜?
준희 : 송스 컬렉션은 JS패션의 초고가 브랜듭니다. 숙련된 양질의 노동력이 없으면 성공할 수 없습니다.
준영 : 송여사님두 동희 했어. 지분 참여까지 하기루.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얘기야.
준희 : (준영을 무시하고 계속 회장에게) 송부틱은 공장을 경영해본 경험이 없습니다.
준영 : 옷에 대해선 너보다 몇 수 위야. 그리구 꽝따우성 당부위원장 아들,
회장 : 아, 아. 어차피 생산기반의 해외이전에 대해선 진작부터 얘기가 있어왔던 거니까, 이번에 긍정적으로 검토해보기루 하지.
준희 : (안타깝다) 이제 겨우 런칭을 한 브랜듭니다. 아직 제대로 자리두 잡기 전에 그렇게 방만하게 관리하면 싹도 티워보기 전에
죽고 맙니다. 굳이 해외생산을 시도하려면 다른 브랜드로 많이 있잖습니까?
회장 : 소피아라 그랬나? 그 이혼녀는 잘 있구? 방만이란 말은 그런데 쓰는거야. 준희가 우리 준영일 많이 도와줘야겠다.
어차피 실장은 준영이니까.
준영, 씩 웃고 준희, 더 이상 얘기하기 싫어진다.
S#29. 디자인실
연이, 디자인스케치를 하고 있다가 자리 옆에 놓인 옷봉투를 내려다본다.
민이 사준 옷과 구두가 들어있다.
괴로워하는 연이.
이화, 자기 자리에서 연이의 동태를 살피다가 말을 건넨다.
이화 : 야--
연이 : (본다)
이화 : 너 쫓겨난대매?
연이 : 무슨 얘기야?
이화 : 그 집안이 어떤 집안인데, 가족모임에 니가 왜 껴?
연이 : (대꾸하기 싫어 외면한다)
이화 : 나두 끼기 힘든 자린데.
연이 : ...
이화 : 너 바보니?
연이 : ...
이화 : 욕심낼걸 내야지.
연이 : 내 부탁 하나 들어줄래?
이화 : (정색을하고) 내가 왜 니 부탁을 들어줘야돼? 너 정말 웃긴다.
연이 : 민이씨한테 뭘 좀 전해달라구. 싫으면 관두고.
이화 : ... 뭔데?
연이 : 전해줄래?
이화 : (기쁨을 감추려 애쓰며) 그러지, 뭐. 정 부탁한다면.
연이 : 귀찮으면 안해두 돼.
이화 : 아냐, 전해준대니까.
S#30. 방송국 쇼 녹화 현장
가수들, 조연출의 지시에 따라 리허설 하고 있다.
S#31. 출연자 대기실
순애, 분장사와 미용사가 화장과 머리를 정리해주고 있다.
이 때 민과 승욱, 들어온다.
순애, 거울을 통해 민과 눈이 마주치자 외면한다.
승욱 : (순애에게 다가오며) 순애씨, 오랜만이예요.
순애 : 안녕하셨어요.
승욱 : 요새 굉장히 바쁘시던데요?
순애 : 네. 좀.
민, 다른 의자에 앉았다가 못참고 일어나 순애에게 다가온다.
민 : 연이는 잘 지내요?
순애 : (거울에 시선 고정시키고) 네.
민 : 바뀐 집 전화번호가 어떻게 돼요?
순애 : 회사루 연락하시면 되잖아요.
이때, 장서가 들어온다.
장서 : (순애에게) 준비됐어? 다음이야.
순애 : 네. (끝손질하고 일어나 무대쪽으로 나가며 민에게) 다음에 또 봐요.
장서 : (순애를 따라 나가다가 민과 승욱을 슥 보고) 내가 얘기 했지 스캔들 조심하라구.
민, 갑자기 장서의 멱살을 움켜 쥔다.
승욱, 말리는데
장서 : 허, 이제 방송국에서 사람 칠라구? (얼굴 들이밀며) 쳐봐! 쳐! 쳐!
승욱 : 야, 민아!
민, 거칠게 장서를 밀어내고 밖으로 나가버린다.
승욱 : 야, 어디 가! 야 강민! (쫓아나간다)
장서 : (나가는 민을 보고 다른 출연자들을 둘러보며) 짜식이 어디서 객기를 부려. 성질 없는 놈 있나?
장서, 무대쪽으로 어슬렁 나간다.
S#32. 송부틱
송여사, 이반과 함께 중국 공장 투자건을 의논하고 있다.
송여사 : 1조 6천억 나누기 2하면 얼마니?
이반 : (계산기를 열심히 두드린다) 1조는 안찍히는데?
송여사 : (한숨) 계산기루 해야되니?
이반 : 어, 이렇게 큰 돈을 어떻게 암산으로 해?
송여사 ; 너 바보니? 이팔이 십육이잖니. 그럼 뭐겠니?.. 팔이잖니.
이반 : 이야...., 정말 장난이 아냐, 엄마. 그치? 러시아 마피아들은 왜 이 사업을 안하지?
송여사 : 마피아 중엔 디자이너가 없잖니?
이화, 들어온다.
이화 : 엄마, 엄마, 엄마---
송여사 : 어, 그래. 우리 공주님 왔니?
이화 : 엄마, 뭐해?
송여사 : 엄마, 해외진출 한다?
이화 : 정말?
송여사 : 그래.
이화, 의자에 앉아 핸드백 속에 화장품을 꺼내 화장을 하기 시작한다.
송여사 : 얘. 니네 회사 새로운 기획실장 어떠니? 오빠 친구 말이야. 황태자.
이화 : 그 딱부리? 잘 놀게 생겼드라.
송여사 : 혹시 연이 고년이 또 접근 안하니?
이화 : 모르지 뭐.
송여사 : 너한테 관심있는 거 같지 않니?
이화 : 그 사람두 남잔데 관심있겠지.
이반 : (혼잣말) 허, 웃기구 있어.
송여사 : (혼잣말) 연이 고년이 그 방면에 워낙 탁월해서...
이화 : (화장품을 가방에 넣고 일어나며) 엄마, 나 차 좀 여기다 두구 갈께.
송여사 :어디 가는데?
이화 : 민이 오빠 만나러! 나 갈께.
이화, 바람같이 나가면 송여사, 답답하다.
S#33. 녹음실 (밤)
승욱, 전화 받고 있다.
승욱 : (곤란한 목소리로) 아, 예.. 갑자기 몸살기가 있어서요.. 죄송합니다... 예,... 예... 다시 연락 주세요...
끊고 한숨 팍 내쉬는데 다시 전화벨.
승욱, 짜증난 얼굴로 전화기를 노려보다 받는다.
승욱 : 예... 아, 예.. 안녕하세요?... 예 제가 그래서 메모 남겼습니다.... 예,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끊는다)
이화, 들어온다.
이화 : 안녕하세요?
승욱 : 안녕하세요?
이화 : 민이 오빠 어디 갔어요?
승욱 : (한숨) 집에 있어요.
이화 : 왜요? 어디 아파요?
승욱 : 어디가 아픈건지.. 스케쥴 다 펑크내구 그러구 있어요.
이화, 놀란 얼굴로 승욱을 본다.
S#34. 민의 아파트 앞 (밤)
연이가 전해준 옷봉투를 들고 서 있는 이화, 벨을 누르는데 아무 반응이 없다.
이화, 신경질적으로 막 누르다가 손잡이를 돌려보는데 문이 열린다.
이화, 안을 살피며 들어간다.
S#35. 민의 아파트 안 (밤)
불도 켜지 않은 캄캄한 방. 민, 침대에 쪼그리고 누워 자고 있다.
이화 : (조그맣게) 오빠!..... 오빠!
이화, 민이 아무 반응이 없자 침대 귀퉁이에 걸터 앉아 민을 본다.
이화, 민이 한없이 가엾고 측은해 보인다.
이화, 뒤에서 민의 얼굴을 쓰다듬는데 민, 문득 집에서 깬다.
민, 이화의 손을 연이의 손으로 착각하고 이화의 손을 잡는다.
이화, 심장이 멎을 것 같다.
민, 이화의 손을 꼭 잡고 그 자세 그대로 가만 있는다. 눈도 뜨지 않은채.
민 : 이거 꿈 아니지? 꿈이라면 깨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화,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뒤에서 민을 끌어 안는다.
이화 : 오빠...
민, 이화의 소리에 소스라쳐 일어난다.
민 : 누구야?
이화, 민보다 더 놀란다.
이화 : 악! 나야! 오빠!
민, 벌떡 일어나 불을 켠다.
민 : (무섭게) 너 어떻게 들어왔어.
이화 : (슬프다) 문이 열려...
민 : (낮게) 나가!
이화, 눈물을 주루룩 흘리며 민을 빤히 보다가 돌아서 나가는데
민, 그런 이화의 뒷모습이 너무 가슴이 아파 잡는다.
민 : 이화야, 잠깐만 여기 왜 왔어?
이화 : (홱 돌아보는데 마스카라가 시커멓게 번져있다) 이 옷 돌려 주라구 그래서 왔단 말이야.
민, 이화의 손에 들린 봉투를 본다.
민 : (봉투를 보고) ... 미안하다 공연히 너한테 화내서...
이화 : 아니야... 내가 미안해 오빠.
민 : 뭐가?
이화 : 있어. 그런 거. 나 술 한잔만 사주라. 아니 내가 살께. 나 일부러 차두 안갖구 왔단 말이야.
민 : (이화를 빤히 보다가) 이화야.
이화 : (선수를 친다) 잠깐, 그냥 해 본 소리였어. 어차피 안 사줄 꺼 뻔히 아니까. 가란 소리 하기 전에 나 갈꺼야.
이화, 홱 돌아서는데 민, 불러 세운다.
민 : 이화야
민, 휴지 한 장을 뽑아 이화의 눈쪽으로 가져 간다.
이화, 민이 자신의 눈물을 닦아주려는 줄 알고 지그시 눈을 감는데
민 : 마스카라 번졌다. 닦구 가!
이화, 그정도라도 감격한다.
이화 : (휴지를 받는다) 고..마..워...
민, 이화, 울면서 마스카라를 닦는 동안 잠시 생각하다가 겉옷을 든다.
민 : 가자, 데려다 줄께.
S#36. 민의 집 앞
민과 이화, 집에서 나와 차에 타면 지키고 있던 기자가 카메라 후레쉬를 터트리고 얼른 도망간다.
S#37. 술집
준희, 연이, 재봉, 광영, 고기 구워 놓고 저녁과 술을 먹고 있다.
네 사람, 모두 취했다.
재봉 : 우린 중국 안갑니다. 우리가 이준희씨 보구 들어 왔지. 그 딱부리 보구 들어온 거 아니잖아요.
연이 : (약간 취했다. 느닷없이) 난 갈래요. 가서 안올꺼예요.
준희 : 연이씨보구 가래는 사람 아무도 없어요.
연이 : 왜요?
광영 : 필요 없으니까!
준희 : 두분께 정말 면목이 없습니다.
재봉 : 그만 두면 되지 뭐. 안그너냐.. 칙칙아? 넌 또 뿌리면 되잖아.
광영 : 실장님은 어떡하실 겁니까?
준희 : 글쎄요...
재봉 : 에잇 더러워서
연이 : (경쾌하게) 마시죠!
네사람, 동시에 잔을 들이킨다.
S#38. 준희의 집
네사람, 동시에 캔을 들어 마시는데 모두 빈깡통이다.
모두들, 깡통안을 들여다본다.
재봉 : 술이 없네? 술 더 없나?
준희, 냉장고를 술을 가지러 가는 사이 재봉과 광영, 슬슬 쓰러져 코를 골기 시작한다.
연이, 두 사람을 보다가 가방을 챙겨들고 약간 비틀거리며 일어나는데 준희, 술을 가지고 돌아온다.
준희 : 왜요?
연이 : 저, 갈께요.
준희 : ... 커피 한 잔 하구 갈래요?
연이 : 아뇨, 너무 늦었어요. (돌아서는데)
준희 : (느닷없이) 요새 민이 만나요?
연이, 가려다가 선다.
연이 : ...
준희 : 자존심은 아무것두 아녜요. 진정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아픔에 비하면
연이, 말없이 신을 신으면 준희도 따라 나선다.
연이 : 혼자 갈 수 있어요.
준희 : 요 앞까지만요.
준희, 문을 여는데 민, 벨을 누르려다가 본다.
세사람, 눈이 마주치고 놀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