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을 극렬 지지하는 이른바 개딸들이 논산 수박을 깨겠다고 하면서 논산에 있는 민주당 김종민 의원 사무실 앞에서 원정 시위를 했었습니다. 그들이 가져온 현수막에 <나에게 한 발의 총알이 있다면 왜놈보다 나라와 민주주의를 배신한 매국노를 백 번 천 번 먼저 처단할 것이다>라는 말도 적혀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김종민 의원이 나라와 민주주의를 배반한 행위로 무엇이 있나 살펴보았습니다. 김종민 의원은 대학교 때는 민주화 투쟁을 하다가 감옥에 갔다 왔습니다. 설마 민주화 투쟁이 매국이고 민주주의를 배신한 행위는 아닐 것입니다. 감옥을 나온 후에 내일신문과 시사저널의 기자로 활동하다가 노무현 캠프에 참여해서 청와대 비서관과 청와대 대변인을 역임했습니다. 설마 노무현 대통령 대변인을 한 것이 매국이고 민주주의를 배신한 것은 아닐 것입니다. 안희정씨가 충남도지사로 당선된 후에 정무부지사를 역임했습니다. 설마 민주당 도지사 밑에서 정무부지사를 한 것이 매국이고 민주주의를 배신한 것은 아닐 것입니다. 이인제의 아성인 논산 계룡 금산 국회선거구에서 불가능하다고 생각되던 이인제를 꺽고 국회의원으로 당선되었습니다. 설마 불사조 이인제를 꺽고 국회의원에 당선된 것이 매국이고 민주주의를 배신한 것은 아닐 것입니다. 대표적인 친문세력으로 대선과 의정활동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적극 지원하고 지지했습니다. 설마 문재인 대통령을 도운 것이 매국이고 민주주의를 배신한 것은 아닐 것입니다. 김종민 의원이 조국 전 장관의 법무장관 임명을 적극 지지한 것은 문제가 있었습니다. 물론 문재인 대통령을 지원할 책무가 있는 김종민 의원으로서는 당연한 행동일 수도 있지만 대세 판단을 잘못한 것입니다. 만약 그때 김종민의원이 강력하게 조국 장관의 임명을 반대해서 조국씨가 법무장관에 취임하지 않았다면 윤석열이라는 무능한 대통령의 탄생을 보지 않아도 되었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이 행위가 민주주의를 배반한 것도 매국한 것도 아닙니다.
그렇다면 개딸들이 김종민 의원을 그렇게 미워하는 이유는 한가지 이유 밖에 없습니다. 반 이재명 대표 할동을 하고 있다는 것 밖에 없습니다. 이낙연 전 대표를 지지한 것이나 이재명을 비판한 것이 개딸들의 눈에는 매국이고 민주주의를 배반하는 것으로 보이는 모양입니다. 개딸들이 원하는 것은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를 중심으로 일사불란한 단일대오를 이루는 것이고, 그것이 민주주의이고 애국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그들이 윤석열 대통령은 왜 그렇게 비난하는지 그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대통령으로 당선된 윤석열을 중심으로 대한민국이 일사불란한 단일대오를 이루는 것이 애국이고 민주주의 일텐데 말입니다.
민주주의는 세종대왕같은 성군을 선출하려고 만든 제도가 아닙니다. 아무리 무능한 지도자가 뽑혔다고 하더라도 모든 선출직 공직자는 임기가 있고 선거가 있어서 무능한 지도자를 다음 선거에서는 쫓아낼 수 있게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낸 것이 민주주의입니다. 민주주의 하에서 여당뿐만 아니라 야당이 있어야 하는 이유이고 한 정당 내에서 비주류가 있는 이유입니다. 야당이나 비주류의 주장이 아무리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용인하는 것이 민주주의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하는 것이 대통령이나 정당대표를 하는 지도자들에게도 더 유리합니다.
87년 6월 항쟁으로 민주화를 이룩한 이후 타협과 협치가 이루어지고, 국회에서 생산적인 법률를 가장 많이 통과되었던 시절은 놀랍게도 군부잔재인 노태우가 대통령이었던 4당체제 시절이었습니다. 여당이 과반수 이상의 의석수를 가졌을 때도 국정은 잘 돌아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비슷한 의석수를 가진 정당이 4개나 있었을 때 민주주의는 더 활발하게 작동했었습니다.
유튜브나 팟빵의 정치 관련방송 중에는 이미 선을 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상대 당를 악마화하는 것을 넘어 같은 당의 동지도 악마화하고 있습니다. 서로 토론하고 대화할 수 있는 상대로 보지 않고 있고 어떻게든 박멸해야 할 존재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마치 정의인 것처럼 말하고 행동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것은 민주주의도 아니고 애국도 아닙니다. 더구나 정의도 물론 아닙니다. 정말로 싫은 상대와 대화하고 토론하고 타협하는 것이 민주주의이고 애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