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착오로 화 자초”
[4판] 2003.8.8일 오전 7시14분께 대구 수성구 사월동 경부선 하행선에서 김천발 부산행 무궁화호 열차가 전남 순천행 화물열차에 추돌해 이영경(34·여)씨와 이석현(4)군 등 2명이 숨지고 99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또 무궁화 객차 1량이 탈선해 경부선 상·하행선 운행이 한때 전면 중단됐다.
이날 사고는 경산역 도착을 앞두고 통신내용을 오해해 서행하던 화물열차를 뒤따르던 무궁화 열차가 들이받으면서 일어났다. 경찰 수사 결과 이번 사고도 관계자들의 안전수칙 무시와 부주의가 낳은 인재로 드러났다.
신호공사로 자동→전화통신 변경 부주의 부른듯
맨 앞쪽 6호차 큰피해…하행선 한때 전면 중단
◇ 사고 현장 = 무궁화호 객차 가운데 맨 앞쪽에 있던 6호 차량은 3열까지 4m 가량이 음료수 캔이 찌그러지듯이 구겨졌다.
6호차의 뒷열에 타고 있던 승객 양우준(35·대구시 수성구 수성동)씨는 “열차가 천천히 달리다가 갑자기 ‘쾅’하는 소리와 함께 앞부분이 찌그러졌다”며 “승객들이 부상자들을 구조하려 했으나 장비가 없어 열차 안에서 일부 부상자들만 꺼냈다”고 말했다.
사고가 나자 철도청과 소방본부, 경찰은 300여명의 구조 인력과 헬기 등을 현장에 투입해 구조 활동을 벌였으나, 부상자들이 많고 의자 사이에 끼어 모두 구조하는 데 3시간이 걸렸다.
부상자들은 대구 경북대병원과 파티마병원, 동경병원, 성삼병원, 경산 경상병원 등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사고 원인 = 경찰 조사결과 앞서 가던 화물열차 기관사 최아무개(50)씨는 ‘정상속도로 운행하라(정상취급합니다)’는 통신지시를 잘못 이해해 서행 운전하면서 1차적인 사고원인을 제공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최씨는 고모~경산역 구간에서 ‘신호기 교체작업 중이니 신호기를 무시하고 정상 속도로 운행하라’고 내린 ‘정상 운행’ 지시를 ‘신호기에 따라 정상적으로 운행하라’는 뜻으로 잘못 이해했고, 그 결과 빨간등 점멸 신호에 따라 시속 15㎞로 서행운전했다는 것이다.
경찰은 또 뒤에서 정상속도로 따라오던 무궁화호 열차 기관사 김아무개(36)씨도 주의운행을 소홀히 하는 바람에 제동장치를 뒤늦게 밟게 됐고 결국 앞에서 서행하는 화물열차와의 추돌을 피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철도청 부산지역사무소 운전사령실은 작업구간에 열차 2대가 동시에 진입할 수 없는데도 정체를 막기 위해 무궁화호 열차를 진입시키도록 지시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사고가 난 두 열차의 기관사와 부기관사, 고모역 역무원, 철도청 부산지방사무소 직원 등을 상대로 사고원인과 경위를 조사한 뒤 과실이 입증되는 대로 형사처벌하기로 했다.
◇ 운행 차질 = 이날 사고로 경부선 상·하행선이 한때 전면 중단됐다 오후 2시께부터 정상운행됐다. 또 여름 휴가철을 맞아 하루 3만여명이 이용하는 동대구역을 비롯해 경산역과 부산역 등은 이날 아침부터 사고 여파로 큰 혼잡을 빚었다.
대구/박영률 박주희 기자 ylpak@hani.co.kr
(고모역에서 "정상취급합니다"라고 기관사에게 무선통보한 내용은 고모역에서는 사용을 중지한 출발신호기에 대한 정상취급으로 통보했다고 하고, 기관사는 이를 통신식에서 자동폐색식으로 정상취급한다는 내용으로 받아 들여 사용을 중지한 도중 자동폐색신호기 정지신호를 확인한 선행 화물열차 기관사가 일시 정지했다가 운행하는 도중에 추돌사고가 발생)
첫댓글 규정에 입각한 통보를 해야되겠군요..운전규정의 중요성이 실감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