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산 정상에서는 영남알프스 최고봉인 가지산을 가장 시원하게 조망할 수 있다.
영남알프스 최고의 암릉미를 지닌 백운산/2017. 6. 11
영남알프스라고 하면 최고봉인 가지산을 비롯하여 1000고지를 넘는 산들만 주로 기억된다.
가지산에서 밀양 방향으로 빠져 나온 백운산은 891m로서 불과 5년 전만 해도 그리 유명세를 타지 못했었다.
워낙 위험한 암릉구간이 많아서 일반인들의 접근이 불가능에 가까웠기 때문이었다.
밀양시가 4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철계단을 만들고 고정로프를 설치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5년 전에 다녀왔었다.
코스를 3시간 정도부터 마음대로 늘릴 구간이 많아서 지금은 꽤 산꾼들이 찾고 있다.
영남알프스 호박소계곡에 위치해서 명품 계곡도 구경할 수 있어서 종일 눈이 호강할 멋드러진 장소이다.
다시 찾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도록 1000고지 넘는 산들에 전혀 뒤지지 않는 탁월한 존재감을 느꼈다.
지도로만 보면 영남알프스의 쟁쟁한 산들에 둘러 싸인 작은 봉우리에 불과한 것처럼 보인다.
재약산 케이블카 장소를 지나 호박소 입구인 백연사주차장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너무 가뭄이 심해서 그 유명한 호박소계곡은 볼품이 없이 말랐다.
5년 전 찾았던 호박소는 단풍철의 막바지 풍취를 지니고 있었다.(2012. 11.11)
백연사 뒤로 등산을 시작하면 호박소계곡(용수골)으로 향하는 도로를 건너 처음부터 로프를 잡고 오르기 시작한다.
절편처럼 생긴 바위들을 밟고 오르니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준다.
가뭄이 심한 탓에 축 늘어진 나뭇잎들이 많이 보인다.
가파르게 오른 탓에 금방 발아래는 까마득해진다.
조망이 트이기 시작하면서 뒤를 돌아보면 재약산과 천황산의 능선이 병풍처럼 뻗어 있다.
재약산으로 올라가는 케이블카 건물이 보인다.
장쾌한 백운능선이 나타나면서 암릉길이 더욱 가팔라진다.
호박소계곡주차장이 내려다 보이는 까마득한 절벽 위를 로프난간에 의지해서 건너간다.
안전시설이 없다면 감히 꿈도 꾸지 못할 구간이 이어진다.
5년 전에는 우리만 다녀가던 이곳도 제법 산꾼들이 찾고 있다.
절벽 위를 여러 번 돌아 능선 위로 올라선다.
능선에서는 사방의 경치가 장관이어서 자주 멈추게 된다.
능동산의 능선도 재약산으로 이어진다.
수령을 가늠할 수 없는 소나무와 너른 조망바위들이 있어서 필히 시야가 트이는 날에 찾아야 한다.
정상으로 가기 전에 한 번 바위를 내려서야 한다.
수직으로 내려서야 하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다시 암릉을 오르면 정상이 지척이다.
누군가 고사목을 장승으로 만들어 생명을 다시 불어 넣었다. '무양(無恙, 무병하고 탈이 없다)'이라는 문구가 눈길을 끈다.
영남알프스에 둘러 싸인 이 지역은 얼음골 등 천혜의 경관을 품고 있음에도 접근이 까다로운 오지 중의 오지였다.
2008년에 4.5km의 가지산터널이 개통되면서 본격적으로 인파가 북적이기 시작했다.
덕분에 백운산도 안전하게 오를 수 있도록 밀양시가 투자를 한 셈이다.
터널 개통으로 밀양시가 얻은 지리적, 경제적 효과가 그만큼 크다는 의미다.
정상이 눈앞에 나타났다.
작은 암봉이지만 정상에서의 조망은 거침이 없다.
운문산의 너른 덩치도 오롯이 보인다.
호박소계곡을 바라보는 바위가 녹음을 배경으로 선경을 만들고 있다.
가지산 정상까지 갔다가 호박소계곡으로 하산하는 이들도 있는데 체력소모가 심한 코스이다.
호박소계곡 너머로 가지산 정상에서 중봉으로 내려오는 능선이 보인다.
가지산으로 향하는 능선으로 하산을 시작하는데 저 바위 아래로 바로 하산을 하기로 한다.
6월의 상큼한 햇살을 품은 호박소계곡을 내려다 보니 그냥 두고 가기가 못내 아쉽다.
하산코스로는 최단 코스이지만 절벽 위험구간을 거쳐야 한다.
끝까지 급경사인 하산길을 내려오니 폭포가 있어야할 곳은 물이 말랐다.
계곡에 도착해서야 겨우 졸졸 흐르는 물에 족욕을 할 수 있었다.
물이 풍부하면 계곡으로 내려가서 경치를 감상하며 하산할 수도 있지만 편히 도로를 따라 주차장으로 간다. 7km 산행코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