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군 용봉산 철도산행(12월 23일)
참가자: 회장님, 고문님, 대장님, 동강나루님, 바다님, 로미님, 오여사님, 진현희, 진은영, 얼빵왕자
매서운 아침 추위를 뒤로하고 서울역에서 7시 20분 신창역행 등산열차에 몸을 실었다. 전날 잠을 못 이뤘던 터라 눈을 붙이려 노력했건만 허사다. 서로 마주보게 돌린 좌석에서는 오여사님, 바다님, 현희와 은영 자매가 쉴새 없이 얘기를 나눈다. 간식을 먹고, 얘기를 나누고, 선잠을 청하다 보니 9시 10분, 선창역에 도착했다. 홍성군에서 지원하는 네 대의 관광버스 중 1호차를 타고, 관광버스에서 군청의 문화관광과 복계장님의 충청도식 구라를 들으며 다시 40분여를 이동하니 용봉산 등산로 입구에 도착했다.
*분홍색으로 표시된 등산로가 우리가 지나온 곳이다.
눈은 내렸다 그쳤다 반복하고 바람은 차갑다. 대장님이 선두에 서시고 여느 때처럼 고문님께서 후미를 맡으신다. 끝판왕 고문님.^^ 용봉산은 해발 381m지만 아름다운 바위가 많아 “홍성 8경” 중 제 1경으로 꼽힌다고 한다. 미륵불이 있는 용도사를 지나 계속 오르니 땀방울도 솟고 탁 트인 전망이 기대 이상이다.
*미륵불이 있는 용도사
사람들이 마애불이라고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있어서 설명을 올립니다.
미륵불: 보살의 몸으로 도솔천(兜率天)에서 머물다가 미래에 석가모니불에 이어 중생을 구제한다는 미래의 부처. 대승 불교의 대표적 보살 가운데 하나이다.
마애불: 자연의 암벽, 구릉, 동굴 벽 따위에 새긴 불상. 인도에서 발생하여 한국, 중국, 일본 등에 전해졌으며, 그 수법은 양각(陽刻), 음각(陰刻), 선각(線刻) 따위로 다양하다.
즉, 외관으로 보면 마애불은 벽에 새긴 불상을 말하고 미륵불은 위 사진처럼 대부분 비대칭의 모습입니다.
*우로부터 현희 은영 자매
*세 남자
투석봉에서 복장을 재정비하고 멋진 바위들을 지나 제일 높은 봉우리인 최고봉에 도착했다. 龍鳳山이 새겨진 입석에서 사진을 찍으려는 경쟁이 심하다. 다른 산행이었으면 근처에서 점심을 먹었겠지만 오늘 철도산행의 점심은 홍성 재래시장에서 하게 된다. 간식을 먹으며 잠시 휴식 후 12시 반으로 정해진 출발시간에 맞추기 위해 하산을 시작했다. 대장님의 뛰어난 공간감각으로 최단 코스를 내려가니 최영장군 활터가 나온다. 명예, 권력과 재력을 모두 가지려는 현세의 부도덕한 인간들이 최영장군께 본받아야 될 것이 또 하나 있는데, 바로 말과 말이 통했다는 것이다. 동물과의 소통, 역시 존경할 만하다. 가파른 바윗길을 무사히 하산하고 홍성 재래시장으로 향했다.
*동강나루님 배경은 금강산???
재래시장에 있는 식당 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1인당 2천원 할인쿠폰을 한 장씩 지급받고, 대장님이 어렵사리 발견한 “충무집”에서 막걸리와 소주를 먼저 주문하고, 수육, 소머리국밥과 칼국수를 먹었다. 로미님은 손이 부족한 이모님들을 도와서 열심히 서빙하시고, 착한 가격과 맛에 만족하신 고문님께서는 동강나루님께 홍성으로 내려오자고 제안하셨지만 동강나루님은 영월도 여기 못지 않다고 하신다. 소주를 마다하지 않는 바다님에게서 술에 대한 내공도 엿보인다.
과식 후 졸다 보니 천수만에 도착했다. 현희 은영 자매는 예쁜 조가비를 고르느라 바쁘다. 바람이 세차지만 모두들 모래사장과 전망대를 둘러서 멀리 푸른바다를 뒤로 하고 그림이 있는 정원으로 이동했다. 입으로 그림을 그리는 아들과 가족들의 사랑, 소나무들의 아름다움과 기괴함, 그리고 차 한잔의 여유를 느끼고 오늘의 마지막 장소인 광천토굴젓갈 마을에 도착했다.
순이네에서 제품 판매에 정신이 없으셔서 견학장소인 토굴은 보지 못했지만, 고문님과 회장님께서 시식장소에서 10분 이상 자리를 옮기지 않고 막걸리, 젓갈, 광천김을 정신 없이 해치우시는 광경은 바다님과 함께 유리창 밖에서 똑똑히 견학(?)했다.^^동강나루님도 합류하시고 오여사님은 등만 보이게 하는 지혜를 발휘하셔서 한뫼들팀이 센터를 장악한 와중에 대장님은 구름과자 찾으시느라 정신이 혼미하시다.
즐거운 일정을 마치고 신창역에 도착하니 7시. 점심으로 가져왔던 음식과 술을 모두 꺼내고 로미님께서 준비한 족발 2팩을 더하니 진수성찬이다. 술이 모자랐던게 못내 아쉬웠지만 뒤풀이로는 더 없이 적당한 자리였다. 눈으로 덮인 용봉산엔 용과 봉이 노닐고, 천수만에 갇힌 물고기들은 서로를 위로하며 겨울을 날 것이다. 묵은 아쉬움을 다 털어내진 못했지만 서울역에서 다시 길을 나선다.
첫댓글 꼼꼼하게 잘 쓰셨네요. 수고하셨습니다. 제 손에는 김이 아니라 막걸리잔이구요.
무늬만 불교신자인 제가 부끄럽게 전문용어 해설까지 있는 등 내용이나 사진 배열 등을 보니 평상시 보다 심혈을 기울여서 쓰신 듯..제 생각에 이 날의 하이라이트는 젓갈가게인 듯 합니다~ㅎㅎㅎ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젓갈가게의 모습은 동영상이 제격이었는데...ㅋ 아! 추가적으로 바다의 술에 대한 내공은 오래전에 소멸했음을 알려드립니다.^^
회장님 김과 동영상은 1년 동안 담보(?)로 잡고 있겠습니다.^^
뭘 어드렇게 해야 해방시켜 주남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