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가 시립추모의 집을 건립하겠다는 계획이 발표되자, 건립부지인 춘의동 462번지 일대와 인접한 역곡동과 작동 주민들의 반발에 이어 구로구 양천구 주민들까지 이에 가세하면서 이번 문제는 지자체간 싸움으로 비화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제118회 부천시의회 임시회 첫날인 오늘(16일) 오전 시의회 앞에서는 300여명의 역곡동, 작동, 구로구, 양천구 주민들이 몰려들어 추모의 집 건립 반대 시위를 벌여 경찰력 3개 중대가 투입돼 이를 저지하는 소란이 빚어졌다.
또한 오늘부터 임시회가 열리는 구로구의회에서 ‘부천시립추모의 집 건립 반대결의안’을 채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구로구의회는 현수막에 부천시장을 ‘멍청이’라고 표현하는 등 부천시장을 비하하는데 까지 이르러 지자체 간 감정싸움을 부추키는데 앞장서고 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이에 더해 부천 시립의집 부지와는 직접적 연관이 없는 의정부, 도봉구, 계양구 일부 주민들이 환경파괴라는 이유를 들어 부천시에 항의성 내용을 접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내부적으로‘집안싸움에 타시가 웬 참견’이냐는 반발도 일고 있다.
이날 시립추모의 집 건립 반대집회에 참여한 주민들은 “인근 정수장 오염, 환경파괴‘ 등을 들며 건립계획을 철회할 것을 주장하면서 낮 12시가 넘도록 구호를 외치다 해산했다. 그러나 항의집회 과정에서 물리적 마찰은 일어나지 않았다.
이날 부천시의회 임시회에 참석한 홍건표 부천시장은 “역곡동과 작동 주민들의 반발은 앞으로 주민들의 입장을 십분 이해하며, 설득해 함께 해결해 나가야 할 부분이지만 구로구나 양천구 서울시 주민들의 반발에 대해서는 언급할 필요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또한 “현수막에 '부천시장은 장기기증운동이나 펼쳐라' '부천시장은 멍청이' 라는 식의 예의없는 표현으로 감정적인 공격을 가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사후, 시신까지 기증하기로 서약한 내가 시립 추모의 집 건립을 추진하는 것은 부천시민 모두의 이익을 위한 사업으로 멈출 생각은 없다"고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어서 홍시장은 “서울벽제 화장장이나 인천 화장장에서 부천시민의 화장 건은 받지 않겠다고 하고, 3배나 높은 화장요금을 부과하는 등 불이익을 당하는 상황이 부천시민도 지속적으로 공정한 대우를 받는 조건이 성립된다면 건립을 중지할 수도 있다”며 “오히려 제대로 반대한다면 이러한 약속을 받아내기 위한 서명에 나서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특히 일부 시의원들은 ‘시립 추모의 집 건립이 반드시 필요한 현안사업이라면 인접한 지역 주민들에게 소각장 인근주민들에게 부여되는 인센티브 적용 여부를 검토해 조례로 제정하는 방안도 뒤따라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또 다른 시의원은 “일부 양천구민과 구로구민들이 부천시가 춘의동에 화장장을 건립하면 뼛가루가 서풍에 의해 날려 피해를 본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그런 이유라면 양천구 소각장에서 다이옥신 배출에 의한 피해와 구로공단 매연에 의한 부천시민들이 받는 피해는 어찌 풀어줄 것이냐”고 반박했다.
이에 덧붙여 “시립 추모의 집 건립 추진 과정에서 절차상 문제가 있다면 집행부와 시의회가 따지고 넘어가야 할 일이지만, 국가에서 조차 장묘시설을 권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직접연관이 있는 부천시민들을 제외한 타 지자체 주민들이 나서‘지어라 말아라' 하는 것 자체가 지나친 간섭”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