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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된 열정, 평창도시 영화 이미지>
평창 올림픽의 슬로건은 '하나 된 열정(Passion.. Connected)'이다. 1988년 서울 올림픽 이후 2002년 월드컵,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2018 평창동계올림픽까지 세계4대스포트 이벤트를 모두 개최한 나라는 그 동안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러시아, 일본 5개국이었다. 6번째로 우리나라가 그 꿈을 이번에 완성하였다. 평창 동계 올림픽에는 전 세계 92개국이 참가한다. 역대 최다 국가가 참가한 2014년 소치 올림픽(88개국 참가)을 뛰어넘었다. 평창에 모인 전 세계 2,925명의 선수들은 총 15개 종목에 금메달 102개를 놓고 경쟁한다.
2018평창동계올림픽의 현재 이미지와 가장 잘 어울리는 영화는 국가대표다. 평창 스키점핑타워를 배경으로 한 실화 영화다. 국가대표의 흥행성공은 평창동계올림픽 유치계획에 다시금 뜨거운 관심을 갖게 해 준 영화였다. 국가대표촬영지로 활용되었던 스키점핑타워는 평창 알펜시아 스포츠 파크내에 있다. 하늘로 치솟은 기둥이 약 90여미터로 안내판을 보지 않아도 멀리서도 위치파악이 가능할 정도다. 영화속 차현태가 한국국가대표 선수로 첫 점프를 시도할 때의 장면이 압권이었다. 그가 로켓처럼 솟구쳐 올라 하늘을 가르며 시원스레 뻗어나갈 때 관중석에서 지켜보던 방코치와 강칠구, 강봉구, 마재복의 긴장되고 떨리던 표정들이 생생하다. 각국의 국기를 흔들며 열렬히 응원하던 관중들의 함성도 들리는 듯하다.
이 장면이 이번 올림픽에서도 다시 재현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가대표후보선수였던 봉구가 부상당한 형을 대신해 점프대에 올라서야 했던 순간, 차마 뛰어내리지 못하고 점프대에서 도망쳐 나온 봉구에게 강구가 외친다.
“너 누구야?” “대한민국 국가대표......”
“더 크게 말해!” “대한민국 국가대표!”
봉구는 형의 응원에 힘입어 멋지게 활강한다. 첫 올림픽출전은 최하위성적을 기록했지만 생애 최고의 경기였다.
'국가대표'는 변변한 훈련 시설 없이도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스키점프 국가대표 선수들의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실화를 소재로 한 작품이다. '신과함께-죄와벌'로 1천400만 관객을 모아 역대 최대 관객을 모은 명량(1800만관객)에 도전하고 있는 감독 김용화 감독의 연출작으로, CG에 강점이 있는 그답게 시속 90~120㎞에 이르는 스키점프의 모습을 속도감 있게 담아냈다.
지난 2016년 8월 개봉해 710만 관객을 모은 ‘국가대표2’도 있다. 아오모리 아시안 게임에 출전하기 위해 오합지졸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이 모였다. 급조된 감독 대웅(오달수)을 필두로 전직 아이스하키 선수 지원(수애), 쇼트트랙에서 퇴출당한 채경(오연서), 전업주부 영자(하재숙), 협회 경리 미란(김슬기), 백수 가연(김예원), 중학생 소현(진지희)까지 얼렁뚱땅 국가대표지만 묵묵히 꿈을 향해 달려가는 이들의 뜨거운 도전이 시작된다.
‘국가대표2’(감독 김종현)는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의 창단 과정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전작 ‘국가대표’처럼 생생한 비주얼에 강점을 둬 얼음 위를 달리는 박진감 넘치는 선수들의 모습과 시속 200km에 육박하는 속도로 날아드는 퍽의 움직임을 생생하게 재현해냈다.
평창동계올림픽 개최기간에 이들 영화가 다시 주목 받고 있다. 영화 ‘국가대표2’를 다시보면서, 스키팀과 남북단일팀인 여자 아이스하키팀의 선전을 기원하며, 평창동계올림픽의 열기에 함께 동참하는 건 어떨까?
국가대표팀외에 평창은, 2005년 개봉한 “웰컴투 동막골”의 영화 촬영지로 잘 알려져있다. 13년이나 되었지만 아직까지도 영화세트장이 잘 보존되어 지난해 개봉한 영화 ‘남한산성(17)’ 실제 촬영 세트장으로도 활용되었다. 그 외에 된장(‘10년), 손님(‘14), 왕의 얼굴(‘14), 육룡이나르샤(‘15), 무서운이야기3(‘15)이라는 영화도 이 세트장을 배경으로 했다.
500년 된 시원한 정자나무 그늘 아래 인심 좋고 천진한 마을 사람들이 사는 곳, 무공해 웰빙 옥수수와 감자 그리고 즉석 멧돼지 사냥과 멧돼지 바비큐, 눈썰매보다 신나는 풀썰매를 즐길 수 있는 마을, 국군도, 인민군도, 미군도 한편이 되는 무(無)적의 마을, 그 파라다이스가 바로 웰컴투 동막골의 바로 그 마을이다. “
웰컴투 동막골은 현시점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 걸까? 세상에 모든 이들의 마음 속 휴식처!
세상 하나뿐인 기적의 마을 '동막골'이라 생각한다. 우리 민족의 지울 수 없는 아픔 6.25. 하지만 장장 3년 1개월에 걸쳐 일어난 전쟁의 포화에 비껴나 있었던 사람들과 마을이 있었으니 그 마을이 바로 동막골이다. 실제로 전쟁이 터진 줄도 모르고 갑자기 들른 외지인을 반갑게 대접해 보냈던, 가난하지만 착한 심성을 가진 사람들이 한국전쟁 그 속에 있었다.
영화 <웰컴 투 동막골>은 전쟁의 불길 속에서도 반드시 지키고자 했던 사람들의 순수함과 따뜻함을 이야기 하고 있다. 함께 밭을 갈고 함께 음식을 나눠먹고 옆집 아이 내 아이를 가리지 않고 함께 거두어 키우며 소박하고 따듯하게 삶을 지속해 가는 사람들. 그저 사람이라는 믿음 하나로 낯선 이도 경계하지 않고, 배고픈 사람에겐 음식을 나눠주고, 추운 사람에겐 옷을 나눠주는 것이 당연한 사람들의 마을이 바로 동막골이다. 그리고 동막골이라는 마을이 담고 있는 행복과 감동이 바로 영화 <웰컴 투 동막골>의 백미라 할 수 있는 마지막 10분의 전투씬을 탄생시킨 원천일 것이다.
영화 <웰컴 투 동막골> 속의 또 다른 주인공 동막골은 우리가 살고 싶은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화를 내고 소리를 질러도, '어째서 화가 그리 났을까?'라고 걱정해주고, 그 원인을 해결해 주기 위해 해맑은 미소로 고개를 갸웃거리는 사람들이 어울려 사는 곳. 전쟁을 겪으며 극도로 피폐해진 군인들의 공포로 가득 찬 마음을 가슴 뜨거운 눈물과 헌신으로 변화시킨 동막골의 가치야 말로 모든 사람들의 마음 속에 숨어 있는 인간애와 선한 마음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우리 모두는 순수함을 간직한 마을 동막골을 그리워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웰컴투 동막골 장소는 평창군과 이 마을에 사는 이장님(당시 김문규이장)이 중심이 되어 영화 제작자들과 함께 찾아내 만들어진 세트장이다. 5,000평의 대지 위에 상상 속 동막골을 완벽하게 재현해 지금까지 관리되고 있다. 영화의 중심이 되는 동막골의 세트 제작은 그 시작부터 전쟁과 같이 힘든일이었다. 태백산 줄기가 있는 강원도 일대를 3주 동안 하루에 8시간 이상씩 샅샅이 뒤져서 겨우 찾아냈다. 강원도 평창군 미탄면 율치리는 과거 광산이 흥행했던 이마을 인구가 3,600여명에 이를 정도로 번성했던 마을이었다. 72년 석탄합리화 정책으로 지금은 가구수가 20여가구에 불과한 폐광촌으로 전락하였다. 마을활성화를 위한 마을주민들의 노력이 세트장 유치에 동기부여가 되었다.
세트장입구에 폐갱구가 있다. 그리고 폐탄더미가 입구에 산재되어 있다. 이 야산에 땅을 다지고 검은 땅을 가리기 위해 흙을 덮어가며 동막골의 터를 다졌다. 5,000평에 이르는 부지에 2005년당시 10억 원의 제작비를 들여 집 10채, 방 20개, 우물에서 개울까지 완벽한 하나의 마을이 탄생하였다. 특히 마을 마당 한 가운데 자리잡은 500년 된 정자나무는 마을 사람들의 정신적 수호자를 상징하였기 때문에 3,000만원이라는 제작비를 들여 2주간 정성을 다해 제작했다. 또한 동막골을 감싸는 풍성한 조경을 연출하기 위해 나무를 구입하는 데만 3억원을 투자했다고 한다. 대형트럭으로 수 십 차례 나무를 나르고 꾸미는 작업을 통해 1950년대의 마을이 완벽하게 재현하게 되었다. 그리고, 동막골의 4계절을 다 담아내야 했던 제작진은 가을에는 누렇게 시든 풀숲에 수 십 리터의 식용 색소를 뿌려 청록의 싱그러운 여름을 탄생시켰고, 100여 년만의 폭설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현실 앞에서는 눈을 치우고 헤어 드라이기로 눈을 말려내는 고생을 감수해야만 했다.
깊고 맑은 산자락에 자리잡은 동막골을 잘 표현하기 위해 사람의 손이 닿지 않은 듯한 울창한 수풀을 세우고 바위마다 초록의 이끼를 심어주는 등 하나하나 모든 것을 새롭게 만들어낸 스탭들은 단지 영화를 찍은 것이 아니라 실제로 존재하는 순수하고 맑은 세계인 '동막골'을 창조해내면서 영화에 생명력을 불어 넣어 주었다.
<웰컴 투 동막골>이 보여주는 또 하나의 스펙터클은 다름 아닌 배우와 스탭들이 보여준 열정이었다. 절체절명의 긴박한 전장과 그 속에서도 한 없이 아름다운 강원도 산골에서 펼쳐지는 감동적인 드라마를 담아내기 위해 배우, 스탭 모두가 험난했던 촬영기간 내내 한 마음으로 똘똘 뭉쳐 움직였다고 한다.
특히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한 영화이니 만큼 <웰컴 투 동막골>에서 빠질 수 없는 총격 전투장면과 폭파장면, 액션 대부분이 극한 긴장의 순간을 표현하고 있어 스탭들은 물론 배우들까지 많은 위험에 노출되었다. 타박상이나 찰과상은 기본이고 모형이 아닌 실제 총기를 사용하다 보니 발사 소음 때문에 고막 손상의 위험에도 노출되어 있었다. 정재영은 극 중 가장 많은 전투씬을 치르는 캐릭터인 덕분에 화약 불꽃이 정재영의 얼굴을 향해 발사되어 심각한 눈 부상을 당할 뻔 하였고, 신하균 역시 혼자 풀썰매를 타는 씬에서 와이어를 설치한 크레인이 넘어지면서 대형사고를 경험하였다. 전쟁이 뭔지도 모르는 동막골의 순수한 소녀 '여일'역의 강혜정이지만 편안한 촬영은 불가능 하였다. 천진난만한 모습으로 절벽 오솔길을 타며 산 속을 내달리다 넘어지고 긁히기 일수였고, 빗속에서 춤을 추는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서 한겨울의 날씨에 4시간이 넘도록 머리위로 쏟아지는 물줄기를 버텨내야 했다.
그 밖에 계절을 넘나드는 촬영이나 <웰컴 투 동막골>만의 특별한 에피소드 때문에 해야 했던 색다른 고생도 많았다고 한다. 서로가 적군이라는 것도 잊고 함께 힘을 모았던 멧돼지 사냥장면을 촬영하느라 실랑이를 하던 어느 여름날은 하루 종일 썩어가는 냄새를 참아내며 죽은 멧돼지를 껴안고 뒹굴어야 했다고 한다. 배우와 스탭 모두 숲속을 헤매면서 풀독이 오르고 100년만의 폭설과 한파가 몰아친 추운 겨울에 가을을 배경으로 하는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눈을 치우고 풀을 염색했으며 배우들은 하얗게 뿜어져 나오는 입김을 감추기 위해 얼음을 물고 연기를 하다 결국 얼굴의 마비까지 경험하였다고 한다. 이렇게 6개월이라는 긴 시간을 함께 동고동락하며 탄생시킨 <웰컴 투 동막골>에는 말 그대로 그들의 땀과 열정이 고스란히 베어 있어 지금까지 감동적인 영상을 우리가 기억하게 된 것은 아닐까?
동막골이라는 공간이 상징하는 순수함과 유쾌함을 더욱 빛나게 하는 것이 바로 한국전쟁이라는 아픔이다.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발견한 아름답게 빛나는 사람들의 맑은 마음은 더욱 거대한 감동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었다. 때문에 한국전쟁 당시의 느낌을 생생하게 살려내기 위한 제작진의 노력 역시 상상을 초월했다고 한다.
우선 제작진은 영화의 리얼리티를 높이기 위해 전투씬에서 사용할 총기들을 모형이 아닌 진짜 총으로 결정하였다고 한다. 하지만 진짜 총기는 국내에서 구할 수 없기 때문에 천신만고 끝에 미국무성의 허가를 받아내어 4개월이라는 긴 시간을 기다려 국내반입에 성공하였다. 이렇게 해서 총 1억여 원의 비용이 든 27정의 총기가 배우들의 손에 쥐어졌고 이 마지막 전투씬에만 600Kg에 육박하는 화약이 사용되어 실제 전쟁에 참여한 군인들처럼 긴장감 넘치는 생생한 표정의 배우들을 카메라에 담아낼 수 있었다.
또한 동막골에 추락하는 전투기나 수송선 등의 세트 역시 철저한 연구와 고증, 정밀한 작업을 거쳐 탄생되었는데, 미군 스미스의 추락한 전투기는 2t 무게의 실제 크기로 만들어낸 '빅 어쳐'로 추락할 때 바닥이 긁힌 자국부터 불에 그을린 초원 등까지 세심하게 표현 되었다. 그러나 강원도 산 언덕의 강풍은 완벽히 작업을 마친 세트장을 하룻밤 사이에 날려 버렸고, 이들은 다시 2주간의 밤샘작업으로 그 보다 더 훌륭한 전투기 잔해를 만들어 내고야 말았다고 한다. 주인공들이 목숨을 걸고 가슴 뜨거운 작전에 뛰어들기 전 발견하게 되는 수송기 잔해 역시 전쟁기념관의 도움을 받아 한국전쟁 당시의 사진과 기종을 참고하여 만들었는데, 스미스 역의 스티브 테슐러가 밀리터리 매니아였기 때문에 촬영 중 스탭들과 함께 연구하고 제작하는 등의 열의를 보여 약 2달간의 작업이 훌륭한 빛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이 밖에도 <웰컴 투 동막골>에는 동막골 폭격 명령을 내리는 미연합군 막사나, 국군 표현철(신하균)이 눈물을 머금고 감행해야 했던 한강다리 폭파 신들은 전쟁의 생생함을 그대로 전달하면서 동막골의 순수함과 함께 관객의 마음 깊은 곳에 커다란 감동을 주게 되었다.
우리 역사속에서 동족상잔의 비극인 6.25전쟁이 벌어지는 동안, 첩첩산중 산골마을 안에서 적과 함께 공존하는 모습을 그린 ‘웰컴투동막골’이 지금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은 크다고 생각된다. 강대국틈에 끼어 북핵문제로 국제적 견제와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우리에게 이데올로기를 넘어선 마을 더 넓게는 지구촌의 평화라는 또 다른 시사점을 부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평창동계올림픽이 전세계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고 있는 것처럼 평화올림픽으로 승화되어 새로운 역사 평화의 유산을 만드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