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규모 8억원 '애호박 사기사건'..성난 농민들 "진상규명"

[파랑새]

피해규모 8억원 '애호박 사기사건'..성난 농민들 "진상규명"

전남 광양지역 애호박 농가들이 서울 농협중앙회를 찾아와 애호박을 던지며 피해보상을 요구했다.

진상원예작목회 애호박 종자사고 대책위원회는 23일 낮 12시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중앙본부 앞에서 집회를 열고 "농협중앙회 종묘센터로부터 농협애호박 종자가 아닌 타품종을 공급받은 23농가가 결국 폐농했다"며 진상규명과 피해보상을 촉구했다.

오민태 한국농업경영인 광양시연합회 정책부회장은 "종자사고로 폐농한 23농가의 애호박 중 18곳 농가 품종이 농협애호박이 아닌 타품종으로 확인됐다"며 "문제의 종자를 공급한 영산강육묘장과 농협종묘센터가 모든 책임을 지고 피해액을 전액 보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전남 광양지역 애호박 농가들이 서울 농협중앙회를 찾아와 애호박을 던지며 피해보상을 요구했다./ 사진=윤준호 기자

백순선 종자사고 대책위원회 위원장 역시 "종자사고가 터진지 7개월이 지나면서 피해액만 10억원이 넘는다"며 "농협종묘센터는 진상농협조합장 및 영산강육묘장과 맺은 합의서를 즉각 이행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농민들은 집회 시작에 앞서 "메르스보다 악랄한 종자사기를 소독해야 한다"며 방역기로 소독 연기를 내뿜고 경찰벽 너머로 애호박 20여개를 던지는 등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이들 주장에 따르면 전남 광양지역에서 애호박을 재배하는 농가 23곳은 지난해 9~10월 영산강육묘장으로부터 농협애호박 13만7000여주를 제공받았다.

하지만 애호박을 키우는 과정에서 병충해가 유독 심하고 추위에도 약해 같은 해 12월 농협종묘센터에 애호박 표본을 채취해 유전자검사를 의뢰했고, 그 결과 5농가만 실제 농협애호박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타품종을 받은 것으로 확인된 농가들은 이달 15일까지 농협종묘센터로부터 피해액 8억원에 대한 손해배상을 받기로 합의했으나 이행되지 않은 상태다.

이들 피해 농가들은 지난달 26일 영산강육묘장 대표 정모씨와 농협종묘센터 사장을 종자사기죄로 순천지방검찰청에 고소해 현재 광양경찰서가 해당 사건을 수사중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