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살았던 도쿄의 타마치[田町]역 근처(NEC본사 뒷골목)에 있는 이른바 '먹자골목'에
가면 소박한 한국식 가정요리집이 하나 있다.
'東光' 이라는 파란색 네온이 인상적인 그곳을 처음간 것은
작년 크리스마스 직전이었는데 한국음식을 너무 좋아하는 우리 회사 사람들과
[여기한번 가볼까?]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착석.
예상한대로 가게의 주인은 푸근~한 인상의 한국 아주머니였는데
일본에 있는 일반적인 한국음식점과는 다르게 마치 한국에 있는 식당처럼
여러가지 찬을 그야말로 공짜로 주시는게 아닌가..
주문도 하기전 '잘~왔구나'하는 시선이 작은 테이블 안에서 교차.
한국의 푸근~한 어느 중년배우의 인상을 풍기는 주인아주머니의 요리는
여름방학마다 나를 반겨주셨던 시골 외할머니의 밥상을 떠올리게 했다.
일본인의 입맛에 맞춘 한식이 아닌, 기사식당 골목의 매니아들이 즐길것 같은
평범한 가정식백반에 가까웠다고나 할까...
심지어 '두부찌개'란 메뉴는 지금도 우리엄마가 자주 애용하시는 '광천새우젓'이
생각나게 하는 신선한 새우젓이 듬뿍 들어있었다..옆 테이블의 단골인듯한 일본커플도
그 젓갈 맛을 아는냥 태연스레 뚝배기를 훑어내고 있었다.
*추가 : 오늘 가서 알게 되었는데 여기서 만나 결혼한 커플도 있답니다ㅎㅎ
망년회 분위기에 가까웠던 우리가 한창 웃음꽃을 피우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무렵, 작은 계단으로 이어지는 2층에서 일본의 젊은이들이 우르르
몰려 나왔다.
그들은 그집 주인아주머니한테 꼭 한국의 대학가 젊은이들처럼 버얼건 얼굴을 하고
" 엄마~ 고마워! 다음주에 또 올께~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이런 말투로 그 아주머니를
꼭 안기도 하고 또 그 아주머니는 '그래, 고맙구나~'하고 등을 토닥거려 주기도 하며
'이모~이모!' 하며 따르는 한국의 젊은이들을 대하듯 그들의 인사를 자연스럽게
받아치고 계셨다.
점심시간이 되면 '뭐 먹을까?'하고 우루루 몰려 다니는 한국사람들과는 달리
조용~히 스케쥴표에 '중식'이라는 푯말을 붙여놓고 쓰윽~ 혼자 밥먹으러 나가는
우리 회사의 사원들과는 달리 (물론 같이 먹는 사람도 많지만 일반적으로 한국과는 다르게
비좁고 혼자먹는 사람이 많은만큼 식당도 바테이블이나 2인용 테이블이 많음)
평범하고 마음씨 좋은 한국아줌마와 마치 한국사람처럼 친교를 나누고 있는
그들의 모습은 짧은 시간이었지만 적잖은 충격으로 다가왔다.
좀처럼 속을 드러내지 않는 일본인들도 아마 오랜동안 변함없는 한국 아주머니의
진심어린 정을 느끼고 마음을 열었을것이다.
나중에는 우리도 그들과 뒤엉켜 단체사진을 찍기도 했는데 그 순간 느꼈던 평화로움이
잊혀지지 않는다...
우리가 사진찍는 틈을 타 한국처럼 '어? 뭐야뭐야 나도 찍을래' 그러면서 한명씩 두명씩
장난기어린 한국애들처럼 달겨들어 전혀 모르는 우리와 사진을 찍는다는것도 일본의
일반정서상 있을수 없는일이었다.
반성은 커녕 날이갈수록 반일감정만 고취시켜주는 일본정부의 파렴치한 행각은 계속되고
있지만 평범한 일상속의 일본에는 한국인과 뒤엉켜 정을 나누는 이런 모습도 공존하고 있다.
이후에도 난 일부러 자전거를 타거나 걸어서 그 가게를 찾았는데,
(내가 일본방을 찾게 된 것도 사실 같은 이유에서다... '무언가 허전하고 외로워서......')
요즘은 한국TV를 실시간으로 방송(위성)해주어서 한류팬인 여성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한국말을 조금씩 알아듣는 재미에 한국드라마를 보며 흐뭇해하는 모습도 보였다.
처음보는 젊은 일본커플에게도 한국식으로 " 먹어 먹어~ 반찬 좀 더 줄까? "
" 많이 먹어라~ 젊을 때는 많이 먹어도 돼 " 라며 밥을 듬뿍듬뿍 얹어주시는 그분은
(물론 공짜이고 대부분의 일본식당에서 이런 문화는 사실, 찾아보기 힘들다)
우리네 어머니들의 표현을 일본말로 그대로 바꾸어 말씀하시곤 했는데
나는 그 한국말같은 뉘앙스의 일본어가 오히려 마음에 쏙 들었다.
나는 그분의 그런 모습을 보고 무어라 형언할 수 없는 만감이 교차했는데..
'왜 이렇게 따뜻하고 한국스러운 분이 일본에 사실까......' 하고 죄송한 말씀이지만
가슴 한켠이 아파오기도 했다.
많은 말을 하지 않았어도 이심전심으로 동변상련의 마음을 나눈 그 아주머니와 나는
그 뒤로도 내가 꽤 오랫만에 들리기라도 하면 두부찌개 값 1000円(런치메뉴:800円)을
굳이 받지 않으시려고 해서 조끼 주머니에다 꾸욱 찔러 넣고 도망쳐 나오곤 한다.
내일은 한국에서 사온 돌김이라도 싸들고 한번 찾아뵈어야 겠다.
______ridiculous DREAM_____+__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추가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어제 새벽 이 글을 올리며 "나만의 쓸데없는 감상은 아닌가" 하고 잠시 되묻기도 했었는데요.
여러분의 댓글에 그만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ㅠ.ㅠ
스크랩은 얼마든지 해가셔도 됩니다...(광고성 글로 이용만 되지 않는다면..;;)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지금보니 나라n 베스트에...헉..;; 관리자님께도 감사드립니다..
혐한활동으로 여념없는 어리석은 자들을 보시면 제깍 제깍 접근금지 부탁드립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가르쳐 달라시는 분들이 많아서...ㅡㅡㅡㅡㅡㅡㅡㅡㅡ
동경의 미나토구(港区)의 한국 요리점인 東光(동광)은 한국 시골가정 요리집입니다.
♠JR다마치(田町)역 니시구치(西口) 도보 5분
서쪽출구(니시구치)로 나와서 길을 건너면 TSUTAYA(츠타야-CD Shop)가 있습니다.
츠타야와 편의점사이의 작은 골목(자동차가 다니는 도로말고 그야말로 행인만 다니는)
으로 쭈~욱 들어가시면 왼쪽에 있습니다..^^
골목 입구에慶応通り振興会(게이오도오리신코우카이)라는 간판이
걸려져 있습니다.
게이오대학(미타도오리)쪽에서 오실때도 똑같은 간판이 설치되어 있구요..
♠도에이지하철(都営地下鉄) 미타(三田)역 A3출구 도보 3분
그곳에서 제일 큰 건물이 NEC본사 건물입니다. 그 뒤쪽으로 돌아가셔야 하는데
慶応通り振興会(게이오도오리신코우카이)가 어디있는지 물으시면 가장 찾기 쉬울듯...
▲12월9일 사진 추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