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푸드표현예술치료(푸드표현상담)와
푸놀치 마음여행을 구분하는 작업을 진쟁하고 있다.
한몸인듯 하지만 조금 다르다.
편도체가 쉬는 밥상, 뒤셀도르프에서 만난 사랑의 레시피
어제,
독일 뒤셀도르프의 작은 카페에서 아점을 먹었다. 스크램블 에그와 통곡물 빵, 버터 한 조각, 그리고 붉은 석류알 몇 개가 올려진 샐러드.
특별할 것 없는 식사였다.
그런데 나는 그 앞에서 느듯하게
여유롭게 밥상앞에 머물렀다.
빵 세 조각을 하트 모양으로 놓아보고, 그 위에 계란으로 다시 작은 하트를 얹어보고,
마지막 한 입까지 먹은 뒤
마음에 새기며 흔적을 사진으로 남겼다.
우연히 흘린 커피 자국에서도
나는 보았다.
봉긋한 곡선, 마치 무언가를 품은 듯한 형상이었다.
누군가는 이렇게 물을지 모른다.
밥 한 끼 먹으면서 뭘 그렇게까지 하느냐고. 그런데 나는 이것이야말로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김기찬 교수의 질문, 그리고 나의 대답
김기찬 교수님의 휴먼플러리싱(Human Flourishing) 논의를 접하며 오래 마음에 남은 질문이 있다.
사람은 언제 진짜로 번영하는가. 성과나 소유가 아니라, 관계와 의미와 몰입 속에서 사람이 살아 있음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 하는 질문이다.
한국은 오랫동안 이 질문 앞에서 아픈 답을 내놓아 왔다. 경제 지표는 세계 상위권이지만 행복 지수는 늘 그에 미치지 못한다. 우리는 잘 살게 되었지만, 잘 산다는 느낌은 자주 놓친다.
그리고 지금 이곳 독일에서도 다른 얼굴을 한 같은 문제를 만난다. 번아웃. 효율과 성과의 시스템 안에서 소진된 사람들이, 여기서도 조용히 늘어나고 있다.
나라는 다르고 언어도 다르지만, 사람이 지쳐가는 이유는 놀랍도록 닮아 있다. 우리는 늘 무언가를 해내야 하는 상태에 붙들려 있고, 몸과 마음이 쉴 자리를 잃어버렸다.
밥상이 편도체를 쉬게 할 수 있을까
나는 오랫동안 푸드표현예술치료와 푸놀치를 통해 사람들을 만나왔다.
그 안에서 반복적으로 확인한 것이 하나 있다. 사람은 위협을 느낄 때 경계하고, 안전을 느낄 때 비로소 마음을 연다는 것이다. 뇌과학에서는 이를 편도체의 각성과 안정으로 설명하곤 한다. 물론 이것은 아직 검증이 필요한 이론적 해석의 영역이며, 밥 한 끼가 곧바로 뇌를 치유한다고 말할 수는 없다.
다만 나는 감각적으로 안전하고 따뜻한 경험 — 좋아하는 색의 음식, 부드러운 질감, 스스로 선택한 배치 — 이 사람을 조금씩 이완시키는 것을 현장에서 오래 지켜봐 왔다.
그래서 나는 밥상을 다르게 쓰기 시작했다. 그냥 먹는 것이 아니라, 먹기 전에 잠시 바라보는 것. 색을 관찰하고, 배치를 해보고, 그 안에서 오늘의 내 마음이 무엇을 원하는지 물어보는 것. 어제 뒤셀도르프의 접시 위에서 내가 한 일이 바로 그것이었다. 하트를 만들고, 나비를 발견하고, 커피 얼룩에서 새로운 시작을 읽어낸 그 시간은, 거창한 의식이 아니라 그저 나를 위해 잠시 멈추어 선 시간이었다.
사랑은 이론이 아니라 실천이다
밥상위의 심리학, 푸놀치는 이 단순한 진실에서 출발한다. 사람은 누구나 하루에 몇 번씩 밥을 먹는다. 그 몇 번의 순간을 조금만 다르게 쓰면, 그것이 곧 매일의 심리적 돌봄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대단한 시간이나 특별한 장소가 필요한 게 아니다. 지금 내 앞에 놓인 접시, 그 안의 색과 질감과 냄새를 있는 그대로 느껴보는 몇 분이면 충분하다.
나는 우리 각자가 태어날 때부터 사랑의 씨앗을 품고 있다고 믿는다. 그 씨앗은 거창한 실천이 아니라, 나 자신을 향한 작은 돌봄에서부터 싹튼다. 나를 먼저 편안하게 하고, 그 편안함이 가족에게, 동료에게, 그리고 지금 내가 서 있는 이 낯선 도시의 사람들에게로 번져가는 것. 그것이 내가 믿는 사랑의 확산 방식이다.
한국과 독일,
서로 다른 두 개의 마음에게
한국의 독자들에게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우리가 잃어버린 행복은 어쩌면 아주 먼 곳이 아니라, 오늘 저녁 밥상 위에 있을지도 모른다고. 급하게 삼키는 한 끼가 아니라, 잠시 바라보고 음미하는 한 끼로 되찾을 수 있는 것들이 있다고.
그리고 지금 이곳, 번아웃으로 지친 독일의 이웃들에게도 같은 말을 건네고 싶다. 당신을 치유하는 데 거대한 시스템의 변화가 먼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오늘 당신 앞에 놓인 밥상
접시위의 음식재료 하나 하나를 다르게 바라보는 것에서 시작할 수도 있다고.
문화는 다르지만, 밥을 먹는다는 행위만은 국경을 넘어 모두에게 공통된 일상이다. 나는 그 공통의 일상 속에 사랑으로 세상을 치유하는 씨앗을 심고 싶다. 오늘의 한 끼에서 나로부터 시작되는 변화
그 실천은 언제나 나로부터.
뒤셀도르프에 도착한 첫날 아침
동네 한바퀴를 산책하며
밥상위의 심리학 하루5분 푸놀치로 행복을 여는 나의 마음의 흐름을
메모한 것이다.
푸놀치가 제안하는 것은
의료적 치료의 대체가 아니라,
일상 속에서 스스로를 돌보는 예방적 웰빙의 실하는 것.
한사람 한사람이 마음을 모을때
이 세상은 좀더 아름답고 건강하게 변화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