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수질 좋아졌다" 발표에 반신반의>(종합)
기사입력 2014-07-08 19:47
낙동강포럼서 환경과학원 주장…환경단체 "당황스럽다"
(창원=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낙동강유역환경청이 8일 민관이 참여하는 '낙동강 포럼'을 개최하면서 '4대강 사업후 낙동강 수질이 좋아졌다'는 내용의 연구결과를 발표, 참석한 환경단체 관계자들이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이날 오후 청사 회의실에서 제1회 낙동강포럼을 개최했다.
4명의 주제발표자 가운데 부산대학교 교수를 제외한 3명은 환경부 유역총량과, 국립환경과학원, 낙동강물환경연구소 등 정부기관 소속이었다.
유재정 국립환경과학원 낙동강물환경연구소 담수생태과장(연구관)은 이날 4대강 사업이후 지점별로 차이는 있으나 전반적으로 수질이 개선됐다고 밝혔다.
2013년과 2014년 낙동강에 건설된 8개 보와 낙동강 하류인 물금, 구포 등 10곳의 수질을 지난 5년(2008~2012년)과 비교한 결과, 생화학적 산소요구량(BOD) 등 5개 항목에서 수질이 개선된 결과가 나왔다는 것이다.
물고기 종류도 2010년에는 32종이 관측됐으나 2013년에는 35종으로 늘었고 그 가운데 참중고기, 참몰개 등 고유종은 6종에서 9종으로 증가했다고 유 과장은 설명했다.
유속의 경우 상류에서는 이전보다 느려졌으나 하류(창녕 남지교)에서는 이전보다 빨라진 것으로 판단된다는 결론을 냈다.
그는 최근 문제가 되고있는 녹조발생 문제와 관련, 4대강 사업 이전에도 마른 장마 이후 폭염이 올 때는 어김없이 녹조가 창궐했다고 주장했다.
보 건설로 낙동강 생태계가 변해 고유종의 서식환경이 나빠졌고 강물 정체로 조류발생이 증가했다는 환경단체, 야권의 연구결과나 주장과는 배치되는 내용이었다.
참석한 환경단체 회원들은 이같은 주제발표에 대해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공학박사로 지역 환경단체에서 일하는 한 회원은 "국가 데이터라고는 하지만 우리와 잣대가 다른 것 같다"며 "4대강 사업이후 낙동강물이 깨끗해졌다고 하나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다른 환경단체 회원은 "우리 입장과는 다른 방향의 연구결과여서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반면, 정부측 '4대강 사업 조사·평가위원회' 민간위원인 주기재 부산대 생명과학과 교수는 유속 저하가 남조(녹조) 번성과 관련이 있다는 의견을 냈다.
주 교수는 '낙동강 수생태계의 건강성'이란 주제발표에서 "강우량 감소, 유속저하, 일조량 증가가 남조 번성에 영향을 미친다"며 "보 건설에 의해 식물 플랑크톤에 변화가 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4대강 현장 등에서 서식이 확인된 '큰빗이끼벌레'에 대해서는 "전세계에 논문에 10여편에 불과할 정도로 연구가 부족하다"며 "독성은 없지만 큰빗이끼벌레의 출현이 (강물의) 체류시간과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
주 교수는 보가 8개나 있는 낙동강에 대해 "제정신이 아닌 강"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이날 낙동강 수질과 수생태계 보전을 위한 다양한 의견을 듣기 위한 소통의 창구로 낙동강 포럼을 출범시켰다.
이 포럼에는 부산·대구·울산·경남·경북 등 낙동강권 광역지방자치단체와 한국수자원공사, 환경부, 환경 관련 시민사회단체, 관련 학과 대학교수 등 100여 명이 참가했다.
‘낙동강 포럼’ 생물환경 학자들 “녹조, 낙동강 흐름이 원인”
경향신문 / 입력 : 2014-07-08 18:54:47ㅣ수정 : 2014-07-09 08:24:21 / 김정훈 기자
낙동강 상·하류의 환경단체와 학계, 유관기관 전문가들로 구성된 ‘낙동강 포럼’이 8일 경남 창원시 낙동강환경유역청에서 발족했다. ‘낙동강 수질 및 수생태계 건강성 회복을 위한 정책방안’이란 주제로 열린 포럼에서 생물환경 학자들은 낙동강의 물 흐름이 녹조를 발생시키는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주기재 부산대 생명과학과 교수는 ‘낙동강 수생태계의 건강성 : 녹조 번성을 중심으로’라는 발제에서 “녹조는 비 양과 횟수, 일사량, 물의 흐름 등이 작용한다”라며 “낙동강에 보가 물의 흐름을 막은 것이 녹조를 번창하게 한 주요 원인”이라고 말했다.
주 교수는 이어 “흐르는 강물에 8개 보를 만들어 놓은 낙동강은 제정신이 아닌 강”이라며 “습지생태계와 수생생태계 변화에 지속적인 영향을 줄 것”고 주장했다.
낙동강 환경단체와 학계, 유관기관 전문가들 8일 경남 창원시 낙동강유역환경청에서 ‘낙동강 포럼’을 열고 있다. /김정훈 기자
주 교수는 최근 4대 강에서 발견된 ‘큰빗이끼벌레’에 대해서는 “1988년~1989년에 저수지 등 담수에서 발견됐는데 세계적으로 이 벌레와 관련한 논문은 10여편 밖에 없을 정도로 제대로 연구가 안 돼 있다”며 “독성은 없지만 유기물 등 먹이가 풍부한 곳에 서식하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진애 인제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종합토론에서 지난 4월 칠레에서 열린 국제 조류학회에 참석한 학자들의 연구를 인용, 남조류 번성은 강물의 체류시간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이 교수는 “17년간 미세조류만을 연구한 포르투갈 학자는 남조류 번성에서 가장 큰 원인으로 물이 흐르는 시간을 꼽았다”며 “그는 독소를 가진 남조류의 경우 어류 등 각종 수생생태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는 내놨다”며 4대 강에 대해 정밀한 감시를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반면, 낙동강 포럼에 발제자로 나선 황하선 국립환경과학원 전문위원과 유재정 낙동강물환경연구소 연구관은 각각 ‘낙동강수계 수질오염총량제 개요 및 추진 현황’과 ‘낙동강 보구간 수생태계 변화실태’를 발표하면서 생물 화학적 산소요구량 등의 수치를 들어 낙동강 수질이 나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백운석 낙동강유역환경청장은 “낙동강포럼 발족을 계기로 많은 경험을 축적한 전문가 등이 지속적으로 논의할 수 있게 된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흐르지 않아 죽어간다...안녕하지 못한 낙동강"
수질·생태계 회복 정책 포럼 "보 탓에 물 체류 시간 늘어나"
경남도민일보 / 데스크승인 2014.07.09 표세호 기자 | po32dong@idomin.com
"강이길 바라지만 낙동강은 강이 아니다. 강과 저수지 복합형의 이상한 강이다. 낙동강은 제정신이 아닌 강이다. 강 중간에 보를 만드는 나라는 매우 드물다."
부산대 생명과학과 주기재 교수는 8일 오후 낙동강유역환경청에서 열린 '낙동강 포럼'에서 '낙동강 수생태계 건강성 회복 방안'을 발표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낙동강 유역에 여러 개 댐뿐만 아니라 4대 강 사업으로 8개 보를 건설한 것을 비판적으로 한 말이다.
주 교수는 이날 포럼에서 낙동강 녹조 발생에 대해 자신이 오랫동안 해온 연구결과를 설명했다. 그는 누적일조량과 수온만 계산하면 언제 녹조가 발생할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보 건설과 녹조 관계에 대해서는 경북 왜관·고령, 경남 적포·남지·하남·물금 지점의 7~9월 클로로필a 개체수를 분석한 결과를 제시하며 "공사 이후 식물플랑크톤 생체량이 늘었고, 특히 하남과 물금에 급격히 늘었는데 보에 따른 증가가 드러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러나 2~3년 동안 통계로 녹조 문제를 풀 수 없다고 했다. 특히 댐 방류 이후 변화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지난해 낙동강환경청은 국토부와 협의해 녹조 대량발생 대책으로 남강댐 등을 방류하기도 했다.
주 교수는 "녹조 피크가 지점별로 다르다. 어떤 효과 있는지 평가와 연구를 제대로 안했다"며 "정부는 범부처 협력을 이야기하지만 환경부와 국토부 두 부처가 유량과 수질의 통합적 관리를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주 교수는 낙동강 유역의 '습지생태계는 안녕하지 못하다'고 진단했다. 4대 강 사업에 따라 강 둔치가 사라졌다고 했다. 철새서식지였던 창녕 본포 모래톱과 경북 구미 해평습지를 꼽았다. 또 4대 강 사업 이전과 이후 항공촬영 사진을 통해 준설로 창녕 박진습지, 김해 딴섬습지, 칠곡 낙산습지 등이 70~90% 사라졌다고 했다.
특히 우포늪이 있는 창녕과 국내에서 습지가 가장 많았으나 대부분 사라진 함안 사례를 제시했다. 습지 면적이 80%로 줄어든 함안에 대해 "예전에 농경지로 바꾸면서 줄었지만 현재는 공장을 만들기 위해 습지를 없애는 단계까지 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남의 습지 총량제 기반 마련을 제안했다.
4대 강 사업 이후 생태계 변화에 대해서는 "외래종은 증가했지만 어류 종수와 개체수가 감소했다. 복구되겠지만 종의 수, 질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영산강과 금강에 이어 낙동강에서 발견된 큰빗이끼벌레에 대해 "물 체류 시간과 관련이 있고, 부영영화 등 먹이와 관계가 있다"고 말했다. 큰빗이끼벌레를 오래전부터 연구해온 주 교수는 이 벌레가 1993년, 1994년에도 발견됐었다고 전했다.
'낙동강 수질 및 수생태계 건강성 회복을 위한 정책방안'을 주제로 열린 이날 포럼에서는 주 교수와 함께 △낙동강수계 물관리 및 주민지원 등에 관한 법률 성과와 방향(환경부 이서현 사무관) △수질오염총량제도 전후 낙동강 수질 평가(국립환경과학원 황하선 전문위원) △낙동강수계 보 구간 수생태계 변화(낙동강물환경연구소 유재정 연구관) 등이 발표됐다.
이어 낙동강환경청 최동호 유역관리과장, 한국수자원공사 신재기 수석연구원, 인제대 이진애 교수, 경남대 이찬원 교수, 계명대 김종원 교수, 영남자원생태보존회 류승원 회장, 습지와 새들의 친구 김경철 사무국장이 토론을 했다.
낙동강 포럼(위원장 박재현 인제대 교수)은 경남을 비롯해 대구·경북·울산·부산 등 낙동강 상·하류지역 시민사회단체, 학계, 낙동강환경청을 비롯한 기관이 함께 만들었다. 낙동강보전을 위한 민·관·학 소통과 협력 논의기구 역할을 할 낙동강 포럼은 11월에 2차 포럼을 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