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한 커피향에 조그마한 행복을 부여잡고
한번도 살아보지 못한 오늘을,무언의 기도로 하나님께 먼저 감사한다
모두들 출근하고 빈집에 덩그란히 혼자서 마음의 여유를 가져본다
하늘아!!
뭐가 그리도 못마땅하여 울먹이듯 수심에 가득차
찌뿌로통한 표정으로 하루를 맞이하게 하니?
내 마음을 아는거니?...내 슬픔을 아는거니...
나를 위로라도 해 주듯 오늘의 날씨는 내 마음과도 같았다
오늘이 오빠 첫 기일이다
아무 생각없이 멍청하게 앉아 있으려니.
옛날 옛날에 3류극장에서 동시상영으로
4편씩보던 영화속에 주인공처럼
지난날의 필름들이 바쁘게 쾌속으로 스치니
희비애락으로 만감의 교차가 가슴을 시리도록 짓 누른다..
고통을 벗삼아 의식없이 병상에 14개월을 누워 (뇌졸중)
소리높여 불러봐도 대답없는 메아리로 꿈쩍않고
온몸을 흔들어대며 눈 한번 마주쳐 보기를 소원 했지만
철통같은 변함없는 표정을 더 두고 볼수가 없었는지
그의 삶을 하나님께서 거두셨다
천국백성으로 선택받을때 슬픔도 잠시일 뿐...
어차피 우리가 가야 할 하늘나라의 낙원이 상상의 나래를 폈다..
그래!!! 오빠 잘가..
고통없는 하늘나라에
아버지와 엄마와 또 동생이 먼저 가 있잖아..
머지않아 큰 언니도 따라갈테니 결코 외롭지만은 않을꺼야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신 저희집엔 오빠가 호주였다
오빠 나름대로 여동생 다섯을 책임져야 된다는
막중한 사명감에 불이 탔는지 늘 동생들을 철저하게 감시했다
우선 늦게 귀가하는 것을 막기위해 성(올케)을 감독관으로 세웠다.
땅거미가 짙었질때면 하루도 빠짐없이 안방문을 열고
동생들을 세워보고 나갔다
나야 어리니까 오빠의 하루 일과려니 했지만
에니지가 철철넘쳤던 넷째 언니는 질색팔색으로 반항하며
오빠한테 덤벼들었다
읃어 터지고.. 뜯어 말리고..
와수라장이가 되어버리면 난, 쏜살같이 뛰어나가 우선 언니를 빨리
도망치기 위해 신발을 비스듬히 벌려놓고 오빠 신발은 마루 밑구멍에
멀~리 던져버린다
여지없이 언니는 잽싸게 신발을 똑바로 신고 줄행랑 쳤지만
오빠는 항상 엎드려서 기어들어가 갈퀴자루로 신발을 끄집어
냈어야만 했다
한바탕 전쟁을 치룬후 저녁이 되면...
오빠는 군고구마와 호떡을 아무 말 없이 안방에 슬며시 밀어놓고 나간다
내가 한 짓을 다 알고 무서워서 벌벌 떨고 있었던 막내인 나에게
미안하다는 표현을 늘 이렇게 하였던것 같다
다음날이 되어서야 성한테 얘기를 듣는다
아가씨..오빠가 어제..
막내가 제일 불쌍하고 착하다며 잠도 못자고 한숨만 푹푹 쉬고 그랬어....
(하기사 우리성 나 6학년때 시집왔으니...)
평생을 음주 금연과 ,
깔끔과 깐깐하기로 두번째가라면 서러워 할 우리 박 장로님(오빠)..
외아들의 탁월한 기질로 동생들 관리도 숨통 막히도록 4차원적이었으니
그건 모두가 동생들 시집 잘 보내기 위한 오빠의 수단과 방법이었다
지금 생각하니 ..
동생들을 철저하게 관리한 오빠의 뜨거운 사랑과
다섯 시누이를 불철주야 감독한 올케언니의 꾸준한 노력이
오늘의 행복을 믿음의 가문으로 자랑 할 수 있는
측량 못할 하나님 사랑의 열매인줄 믿고 감사를 드린다...
첫댓글 벌써 1년이 되는가?... 엇그제 같았는데..
내 동생들도 나를 아버지 처럼 예우하고..
친정이랍시고 열심히 찾아오는 여동생 가족들이 넘 고맙지....
-발랄한 유순이가 오빠생각에 젖어있으니 내마음도 가라앉네....
그렇구나 ...너도 장남이구나..
그런데 왜 넌 애기처럼 느껴지냐?..우리오빠와 순간 비교 돼서 그런가??
아무튼 애쓴다
큰 그릇으로 이미 택정받은자 뭐가 달라도 달르더라...
정말 오랫만이네 .사업 잘 되는거지...
올해도 대박나길...
돌아가신 분들 생각이나면 나도 그리 멀지않은것같아. 모두가 살아계실적 잘할껄...이제서 후회한들 뭔소용이야...
나도 이때면 아벗님 생각이나지 구정지나고 3일 지난뒤가 기일이니까.. 그렇게 그렇게 인생의 수레바퀴는 굴러가지.
그래도 가기전까지는 열심히 살아야지.. 유순아 힘내!!!!!
유순아 힘내....라는 글에 왜 또 눈물이 왈칵하니?...
세수도 안했는데 잘됐다
오늘 무척 바쁜데 차라리 눈물로 눈꼽이나 딲고 말아야 되겠다...ㅎㅎ
아직도 난 감정이 풍부한가봐...
우리 4째 언니가 누군지 넌 알지??ㅎㅎㅎ
아직도 씩씩하단다...
명절 잘 지내..그리고 건강하여라
참...대사가 앞에 있구나..그때 보자...
이글을 보니 눈물이왈칵 쏟아지네. 유순아 설잘지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