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처럼!~
누군가는 가을을 제대로 느끼려면 가을숲으로 가야 한다고 했지만 요즘엔 오히려 사람 숲에서
가을을 느낍니다. 다양한 사람들이 어우러져 情과 사랑을 나누는 세상이야말로 가을단풍보다
더 아름답게 다가오기 때문이지요.
그러면서 저마다의 향기를 뽐내며 나름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과 색깔의 변화를 통해 꿋꿋하게
계절의 모습을 이끄는 자연은 퍽이나 잘 어울린다는 생각도 하구요. 세월밖으로 유배된
그리움이 추억을 보듬고 다가올 듯한 가을밤이 깊어갑니다.
지난 한 주 편안하셨는지요?
인디언의 한 부족의 ‘양식을 갈무리하는 달’ 10월도 어느새 막바지에 이르렀습니다.
지난 여름 게을리 한 탓에 갈무리보다는 아직도 여물지 않았거나 쭉정이로 이 가을을 보낼 것 같아
작은 안타까움이 밀려옵니다. 삶이란 늘 아쉬움 반, 안도감 반이라며 스스로를 달래고 응원하는
억지를 부려보구요.
눈을 들어 가을숲으로 향합니다.
울긋불긋 가을 잔치에 아직도 제 색인 녹빛을 간직하고 있는 나무와 잎들이 살갑게 다가옵니다.
그러면서 그 녹빛이야말로 노란 잎과 빨강잎을 돋보이게 하는 가을단풍을 더욱 아름답고 찬란하게
하는 원천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남들이 장에 가니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제 자리를 지키는 그 녀석,
그 빛깔의 잎들을 어루만져주고 사랑해주고 싶습니다. 이를 닮은 세상의 사람들도요.
지난 한 주도 오지랖 넓은 삶 탓에 사람의 숲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쩔쩔 맨 시간들이었습니다.
목요일엔 지인의 책 출판 행복나눔 마당, 금요일엔 해피허브 님들과 뮤지컬 공연, 주말엔 멀리 원주 산막에서
情과 사랑의 나눔마당에 함께 했지요. 그러면서 우리가 살아간다는 것은 어쩌면 수많은 관계의 이어짐과
가꿈의 다른 표현이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그 속에 희노애락이 뒤엉켜 있는 것이구요.
특히 주말 貴來 산막에서 만난 소중한 인연들은 내 삶의 아름다운 창고에 오래도록 남아있을 것 같습니다.
선의와 열린 마음으로 살아가고, 그런 사람들이 함께 한다는 것이 얼마나 귀하고 멋진 일인지를 가슴으로
느낀 시간이었지요. 따뜻하게 타오르는 참나무 모닥불, 쏟아지는 별들, 정겨운 선율의 노래와 정담들,
그리고 가을 산막의 아침 안개까지 ‘어느 가을날’이 앞으로의 인생살이에 작은 응원가가 될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참 고맙고 즐거운 일이지요.
고은 선생의 시 ‘가을 편지’가 생각납니다.
윤도현의 노래, ‘가을 우체국 앞에서’도 떠오릅니다.
10월이 가기 전에 그리운 누군가에게 따뜻한 마음을 담은 편지 한 통 보내면 좋겠지요.
청구서로 가득한 우체통에 온기어린 그 편지 한 통이 들어있다면 얼마나 따뜻해질까요?
삶의 행복이란게 그런 것일테니까요.
원주 귀래산막에서 만난 따뜻한 가을밤.
귀한 사람들과 마음과 즐거움을 나누다.
스티브 잡스는 소크라테스와 오후 한나절을 보낼 수 있다면 자기가 가진 테크놀로지의 전부와
바꿀 것이라고 말한다. 이 말은 자기가 가진 전 재산과도 바꾸겠다는 의지의 표명이지만
다른 각도로 본다면 테크놀로지 발전 속도에 대한 의미로도 읽을 수 있다.
디지털 테크놀로지의 속도는 "킬러 앱스(Killer Apps.)"로서의 특성을 보이고 있다.
내일 새롭게 개발할 테크놀로지의 가치가 오늘까지 축적된 테크놀로지의 가치보다도
더 높다는 함축으로도 읽을 수 있을 것이다.
고명석 저, ‘예술과 테크놀로지’ 중에서
10월의 끝에서 새로운 한 주를 맞습니다.
아직 가을이 한창이니 눈앞의 삶을 잠깐이라도 떠나 가까운 가을숲 나들이라도 다녀오면 좋겠지요.
걱정대신 삶의 아름다움을 느껴보면서요.
건강하고 행복한 날 이어가시길 기원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을 아끼고 즐깁니다.
그것이 행복입니다!~
2014. 10. 27
옥수동에서
행복디자이너 德 藏 김 재 은 드 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