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해양조가 여수바다 소주병 라벨을 '상괭이'로 교체한다고 합니다. 상괭이 캐릭터로 차별화를 한다는 것인데요. 멸종위기 해양생물 상괭이의 이미지를 가져와 소주 판매에 이용하려들지만 말고, 실제 상괭이들이 여수를 비롯한 남해안과 서해안 지역에서 우연히 그물에 걸리는 혼획으로 인해 얼마나 많이 사망하고 있는지도 함께 알리면 좋겠습니다.
매년 한반도 해역에서 혼획으로 인한 상괭이 사망은 1천 명에 이르고 있습니다. 정부에서 상괭이를 해양보호생물로 지정한 것이 2016년인데, 이후에도 상괭이 혼획 사망은 크게 줄어들지 않고 있습니다. 상괭이가 정치망 그물에 걸렸을 때 스스로 빠져나올 수 있는 탈출그물을 해수부에서 개발하였으나 어획량 손실을 우려한 어민들이 탈출그물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상괭이 탈출그물을 사용한다고 해도 어획량 손실은 약 5%에 그칩니다. 일부 어민들이 어획량 손실 우려에 대해서 정부는 일부 보상과 함께 보다 적극적으로 상괭이 탈출그물 사용 의무화 정책을 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무분별한 어업 활동으로 인해 상괭이들이 바다에서 사라지고 있으며 심각한 멸종위기에 처해 있는데도, 아직 정부는 미적거리며 제대로 된 보호대책을 시행하지 않고 있습니다.
보해양조에서 상괭이 캐릭터를 단지 이용만 하는 것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현재 한반도 해역에서 상괭이가 처한 위기 상황을 있는 그대로 알리면 어떨까요? 여수바다 소주 라벨 한켠에 혼획으로 죽어가는 상괭이가 매년 1천명에 이른다는 사실과 함께 상괭이 탈출 그물 사용 의무화, 실제 상괭이 서식지 해양생물 보호구역 확대 지정의 필요성도 동시에 알려나가면 더욱 좋을 것 같습니다.
현재 한국에서는 경남 고성군 하이면 앞바다가 유일하게 상괭이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지만, 지정 효과는 미미한 편입니다. 이곳이 상괭이의 주요 서식처도 아니고, 혼획이 많이 발생하는 곳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전남 여수, 해남, 충남 태안 등지의 실제 상괭이 서식지와 혼획 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지역으로 상괭이 해양생물보호구역을 확대 지정해야 합니다.
해양수산부가 북극항로 개척에만 온 신경을 쏟지 말고, 한반도 해역에서 죽어가는 해양생물에도 좀더 적극적이고 실질적인 보호 대책을 시행하길 촉구합니다.
새 라벨의 주인공인 ‘상괭이’는 여수 앞바다에 서식하는 멸종위기 해양보호생물이다. 보해양조는 아직 대중적 인지도는 낮지만 그렇기에 브랜드가 새로운 지역 상징으로 키워갈 수 있다는 장점에 주목했다. 관광객에게 내세우던 여수의 야경 대신 여수 바다의 생태 가치를 전면에 선보이며 타 지역 소주와 차별화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한 것이다.
상괭이는 둥근 주둥이와 눈매를 가진 소형 돌고래류로 한반도의 서·남해 연안 등 동아시아 연안에만 서식하는 희귀종이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에서 취약종으로 지정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2016년부터 해양보호생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보해양조는 이번 리뉴얼을 계기로 해양환경단체와 협력해 환경보호 캠페인과 수익금 기부 활동 등을 통해 상괭이 인지도를 확산시켜 나갈 예정이다. 여수 시민이 자긍심을 갖고 일상에서 선택하는 ‘지역 대표 소주’를 만들어간다는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