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가 아둔해서 그런가? 50년 이상 교회를 다니면서 성경을 15번 이상 읽었고, 성경 관련 신학책도 백권 넘게 본 것 같다. 그러나 아직도 잘 모른다.
기독교의 교리의 핵심인 유일신 사상과 예수-구세주 개념 및 심판의 내용은 모두 조로아스터교로부터 차용한 것이다. 기독교의 뿌리인 유대교의 구약 성경에는 없었던 내용이다.
유대교와 기독교는 메소포타미아종교의 영향으로 만들어졌고, 이후 다시 유대민족이 바빌론 유수 시대를 겪은 후 조로아스터교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신들과 마찬가지로 종교적 관념 또한 흔히 차용된다. 일례로 유대교-기독교의 인류 창조, 대홍수, 바벨탑 개념은 메소포타미아 종교에서 가져온 것이다. 기원전 587년부터 시작된 바빌론 유수 시대에 이스라엘일들은 조로아스터교의 신인 아후라마즈다를 접해 유일신 개념이 구약성서에 도입되었다. 또 구세주의 개념도 조로아스터교에서 차용된 것이다. 조로아스터교는 세 명의 구세주가 이 종교의 창시자인 조로아스터의 씨를 받아 동정녀에게 태어날도 가르친다. 그 중 마지막 구세주는 "모든 사람의 선행을 그의 악행과 견주어 가늠할" 심판의 날을 예고할 것이라 한다.
불교도 많은 부분을 힌두교에서 차용했다.
불교의 차용에 관한 무념스님글
(23년말에 신도분들을 모시고 인도 성지순례를 다녀왔다.
사르나트 골목을 지나는데 인도인 가정집 대문에 만(卍)자가 그려져 있었다. 그걸 보고 한 분이 물었다.
"이 집은 불교를 믿는가 봐요?"
"그게 원래 힌두교 것입니다. 불교가 표절한 것입니다."
바라나시 시체 화장하는 곳을 가다가 가트 가까이에 힌두 신전이 있었는데, 그 신전에 모셔진 신상위로 옴(ॐ)자가 새겨져 있있다. 한 분이 그걸 보고 물었다.
"힌두교에서도 옴자를 사용하네요?"
"그게 원래 힌두교 것입니다. 불교가 표절한 것입니다."
델리 박물관에서 이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는 부처님 사리를 친견하고서, 온 김에 박물관을 구경하게 되었다.
많은 힌두 신들이 모셔져 있었는데, 그중 여러개의 얼굴과 여러개의 팔이 붙어있는 신들이 유독 눈에 띄었다. 그래서 한 분이 물었다.
"이 힌두 신상은 관세음보살상과 많이 닮았네요?"
"관세음보살이 힌두신을 표절한 것입니다. 이건 지적재산권 침해입니다.")
종교는 우리 인류가 질적인 차원에서 인간의 사촌 유인원과 다른 점이라고 한다. 인간의 진화된 지능으로, 인간은 영리하고 자기를 인식하고 남에게 공감하고자기를 성찰할뿐만 아니라, 자전적 기억을 지닌 덕에 자신의 미래를 내다 보면서 스스로를 자신의 과거와 통합시킬 수 있기때문이다. 바로 이것이 인간을 "종교적 인간"으로 만들었다.
명상 수행을 하면서, 종교 역사를 공부하고, 어려운 과학책을 읽으면, 힘든 수련이 공연히 헛된 것 같이 생각되기도 한다.
비도 오고 마음도 심란해서 생각도 흐트러지는 주말이다.
구경회 2024.0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