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방[7411]東坡선시(禪詩) 증동림총장로(贈東林總長老)
贈東林總長老 蘇東坡
溪聲便是長廣舌 山色豈非淸淨身
夜來八萬四千偈 他日如何擧似人
贈東林總長老증동림총장로
東林寺 큰스님께 드리다
溪聲便是長廣舌계성변시장광설
계곡의 물 소리는 곧 장광설이요
山色豈非淸淨身산색기비청정신
산의 모습은 어찌 청정한 법신 아니랴
夜來八萬四千偈야래팔만사천게
밤새 흘러 온 팔만사천 게송을
他日如何擧似人타일여하서사인
훗날 사람에게 어떻게 들어 보이랴
東林寺:동림사
江西省 九江縣 남쪽에 있는廬山여산의
기슭에 있는 절.동림사는 향로봉 아래에
위치해 경관이 수려했으며혜 원스님은
이 절에 서역지방에 있는 佛影窟불영굴을
본 따 佛影堂불영당을 세우고 염불삼매를
닦는 모임을 만들었다.
謝靈運사령운이
이곳에 연못을 파고 흰 연꽃을 심었기
때문에 후대에 白蓮社백련사라고 불렀다
이로 인해 동림사는 淨土宗정토종의
발원지로 여겨져 왔다
總총:우두머리의
長老: 禪宗선종에서 한 절의 주지에 대한 경칭
便변:곧
便是변시:다른 것이 없이 곧
長廣舌:부처님의 설법.길고 넓은 혀.석가모니
부처님의 남다른 32가지 신체적 특징 중의 하나
山色:산의 모습 豈기:어찌
淸淨청정:죄가 없이 깨끗함.戒行계행이 조촐함
淸淨身:淸淨法身청정법신. 淸淨佛身청정불신
山 속에서는 마음이 맑아지니 山을
淸淨心청정심,淸淨身청정신,淸淨土청정토라고 한다
偈게:佛詩.게.伽陀가타
伽陀:가타.詩의 형식으로 佛德불덕을 찬미하고 교리를 서술한 것
擧거:들다
夜來八萬四千偈야래팔만사천게
밤새 흘러온 팔만사천 게송을 밤새도록 졸졸 내려온 팔만사천 게송을
似사:보이다
[출처] 贈東林總長老 蘇軾|작성자 백운
북송(北宋)의 대문호 소동파가
여산(廬山)에 머물 때 깨달음을 얻고 지은
유명한 선시(禪詩)
증동림총장로(贈東林總長老)
溪聲便是廣長舌 (계성변시광장설)
山色豈非淸淨身 (산색기비청정신)
夜來八萬四千偈 (야래팔만사천게)
他日如何擧似示人 (타일여하거사시인)
似=示
시냇물 소리가 바로 부처님의 드넓고 긴 혀(설법) 요,
푸른 산 빛이 어찌 부처님의 청정한 몸이 아니겠는가.
지난밤 동안 들려온 (자연의) 팔만사천 법문(偈頌)을,
훗날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다 들어 보일 수 있으랴.
*주(註)
¹광장설(廣長舌): 불교에서 부처님의 32상 중 하나로,
거짓이 없고 진실한 설법을 베푸는 넓고 긴 혀를 뜻합니다.
즉, 소동파는 졸졸 흐르는 시냇물 소리가
곧 부처님의 위대한 설법이라고 느낀 것입니다.
²청정신(淸淨身): 부처님의 진성(眞性) 그 자체인 법신(法身)을 말합니다.
눈앞에 펼쳐진 아름다운 산의 모습이
바로 부처님의 몸 그 자체라는 의미입니다.
26-06-14
중국 쓰촨성 메이산(眉山)시에 있는 소동파 석상
溪聲便是廣長舌(계시변시광장설)
시냇물소리는 부처의 설법이요
山色豈非淸淨身(산색기비청정신)
산의 아름다운 모습은 청정한 부처의 법신(法身)일세.
夜來八萬四千偈(야래팔만사천게)
고요한 밤에 들려오는 팔만사천법문 게송
他日如何擧示人(타일여하거사인)
다음날 무슨 방법으로 사람에게 내보일 수 있을까
"The sound of the stream is the long tongue of the Buddha,
The beauty of the mountains is the pure Dharmakaya of Buddha.
During the quiet night, the 84,000 verses of Dharma are heard,
How can I present this to others the next day?"
위의 시는 소동파가 자신이 선 수행을 통해서
얻은 깨달음의 경계를 여산의 동림사(東林寺)
상총(常總) 조각(照覺)선사(1025-1091)에게 내보인
일종의 개오시(開悟詩)이라고 전해진다.
[생각을 깨우는 한시] 공산무인(空山無人) 수류화개(水流花開)
2017. 5. 17. 18:36
공산무인(空山無人)
텅빈 산에 사람 없어도
수류화개(水流花開)
물은 흐르고 꽃이 피네
선인들은 물소리를 네 가지로 나눴다. 폭포성(瀑布聲)은 물이 떨어질 때 나는 소리며, 유천성(流泉聲)은 시냇물이 흐를 때 소리다. 탄성(灘聲)은 여울물이 질 때의 소리며, 구회성(溝澮聲)은 도랑물이 흐를 때 소리다. 같은 계곡물일지라도 그 물은 계절과 위치에 따라 갖가지 소리를 내기 마련이다. 사람이 듣거나 말거나 제 때에 자기소리를 낼 뿐이다. 그럼에도 오가는 사람들은 시시각각 변하는 물소리를 듣고서 이런저런 이름을 붙인 것이다.
송나라의 동파 소식(蘇軾, 1036~1101)은 동림상총(東林常總, 1025~1091)선사가 인간소리뿐만 아니라 자연의 언어까지 들을 줄 알아야 한다고 한 말을 듣고 크게 깨쳤다. 어느 날 폭포소리를 듣고서 ‘계곡의 물소리가 유창한 설법을 하고(溪聲便是廣長舌) … 밤이 오니 팔만사천 대장경이 되는구나(夜來八萬四千偈)’라는 오도송을 남겼다. 신라의 고운 최치원은 경남 합천 가야산 계곡의 탄성(灘聲)을 들으며 ‘시비의 소리가 귀에 들릴까봐(常恐是非聲到耳) 일부러 흐르는 물로 산을 둘러싸게 했네(故敎流水盡籠山)’라는 시를 돌에 새겼다. 동파와 고운 선생은 같은 물인데도 각각 필요에 따라 용도가 달랐다. 하긴 성 주변의 방어용 인공물길인 해자(垓子)조차도 두 얼굴이다. 밖에서도 들어오지 못하지만 안에서도 마음대로 나갈 수 없기 때문이다.
절집은 계곡 곁의 누각에 침계루(枕溪樓)라는 현판을 달았다. 계곡을 베개삼아 잘 수 있는 집이기 때문이다. 초저녁의 작은 물소리는 밤이 깊어지면서 더 크게 들린다. 하지만 물소리는 그대로다. 며칠 머물다 보면 그 소리에 익숙해지고 나중에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묵계(溪)가 된다. 그때는 사람이 있어도 없어도 빈산(空山)일 뿐이다. 송광사 법정스님이 즐겨 사용하던 ‘수류화개’의 원문은 소동파와 황정견(黃庭堅, 1045~1105)의 시문으로 만날 수 있다.
원철 < 스님(조계종 포교연구실장) >
풀어쓰는 한자성어]長廣舌(장광설)(길 장, 넓을 광, 혀 설)
한상조 전 청담고 교사2024. 5. 13. 22:28
● 유래: 부처님에겐 보통 사람들과 다른 32가지의 신체적 특징이 있었다고 하는데 이를 ‘삼십이상(三十二相)’이라 합니다. 그 특징 중 하나가 보통 사람들보다 훨씬 길고 넓은 혀를 가졌다는 건데 이게 바로 ‘장광설(長廣舌)’입니다. 부처님의 혀는 길고 넓은 데다 한없이 부드러워 혀를 길게 내밀면 혀끝이 머리카락에까지 닿았다고 합니다. 부처님 전에도 내밀면 코를 덮을 정도로 긴 혀를 가진 사람들이 있었는데, 이들의 특징은 모두 거짓말을 하지 못하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이처럼 ‘장광설’은 거짓 없는 진실한 말을 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로 쓰였는데, 나중에 의미가 변해 한번 말을 했다 하면 사람들이 지루하게 끝없이 길게 하는 말을 가리키는 뜻으로도 쓰이게 됐습니다. 요즘은 특히 쓸데없이 말을 길게 늘어놓는 경우를 장광설이라고 많이 표현하는데 철학이나 수사학에서 비슷한 용어로는 ‘디아트리베(diatribe)’가 있습니다. 유사한 사자성어로는 ‘이미 한 말을 자꾸 되풀이한다’는 뜻의 중언부언(重言復言)이 있습니다.
● 생각거리: 중국 송나라의 소식(蘇軾)이 임제종(臨濟宗) 황룡파(黃龍派) 2세인 동림상총(東林常總) 선사를 만나 “사람의 언어뿐 아니라 자연의 소리까지 들을 줄 알아야 한다”는 말을 듣고 깨달음을 얻어 시를 지었습니다. 이 시에서는 ‘시냇물 소리는 곧 부처님의 설법이며(溪聲便是廣長舌)/산의 색인들 어찌 부처님 법신이 아니겠는가(山色豈非淸淨身)/밤새 팔만사천 게송을 설하시는데(夜來八萬四千偈)/언제 어떻게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을까(他日如何擧示人)’라고 하며 부처님 말씀을 ‘장광설(광장설)’이라고 표현했습니다.
한상조 전 청담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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