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경험한 1960년 무렵의 시골에는 대부분 3세대가 모여 살았습니다.
조부모님, 부모님 그리고 형제들.
그러다가 1990년 무렵에는 1세대 또는 2세대만 살았습니다.
조부모님과 부모님.
형제들은 직장을 따라서 도시로 떠났습니다.
집을 떠나 직장 생활하다가 주말에는 버스를 타고, 시골집을 찾아갔습니다.
한손에는 1.8리터 소주 한 병 , 다른 손에는 돼지고기 2~3근을 들고 시골의 집을 찾아가면, 모두가 반갑게 맞이해 주셨습니다.
할아버지께서는 식사 때마다 소주 딱 한잔 마시는 것을 빼놓지 않으셨거든요.
그래서 집에 갈때 소주병은 잊지 않았습니다.
주 5일 근무가 아닌, 토요일에도 근무를 했던 시기였기에 토요일 저녁시간에는 자연스럽게 대가족이 모였습니다.
다음날에는 점심식사를 하고, 다시 버스를 타고 집을 떠나야 합니다.
집을 떠나려고 나서면, 할머니께서는 마을 앞까지 나오셔서 저 멀리 희미하게 보이는 손자의 뒷모습을 지켜보고 계셨습니다.
가끔 뒤를 돌아보면, 멀리서 손을 흔들고 계셨습니다.
떠나고 있는 손자의 뒷모습이라도 더 보고 싶었던 마음이 아니었을까 하고, 지금 생각해 보았습니다.
며칠 전 주말에 시골집에서 3대가 모여서 밤늦게까지 떠들썩하게 뛰어 놀았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저녁식사 후 늦은 시간까지 불멍을 하고, 모두 떠나고 혼자 남아있는 경험을 했습니다.
대문을 잠그고 멍하니 하늘을 쳐다보니, 아름답던 별빛이 싸늘하게 보였습니다.
방금 전까지 가족들이 훤하게 비추는 달빛과 정원등 불빛 아래서 신나게 뛰어 놀았는데, 혼자 남아 있었습니다.
외로움과 허전함.
훗날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정말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정원을 서성이면서 한참을 걸어 보았지만, 우울한 기분만 쌓이는 것 같았습니다.
처음 느껴보는 것은 아니지만, 정말 세상에 혼자 남게 되면, 이런 기분일 것 같았습니다.
곁에는 말을 할 상대방이 없었습니다.
할머니가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손을 흔들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들어가시라고 해도 그 자리를 지키고 계셨거든요.
그때 할머니의 마음을 이제야 알 듯 합니다만, 곁에 계시지 않습니다.
세상일은 알 수 없는 일이고, 같이 갈수 없어 결국 한사람은 남게 되잖아요.
혼자 남았을 때, 어떻게 해야 할까?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세상을 더 즐겁게, 잘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오늘도 합니다.
노후에 부부는 서로 의지하면서 손 꼭 잡고, 오순도순 살아야 합니다.
그런데, 현실은 여러가지 이유로 그렇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마음을 다스리고, 2층에 올라가서 노래방 마이크를 들고 목청을 높여 소리 지르며 노래를 불러봅니다.
♬♩♪ ~
묻지마세요 물어보지 마세요 ~
내나이 묻지 마세요 ~
흘러간 내청춘 잘한것도 없는데
요놈의 숫자가 따라오네요 ~
여기까지 왔는데 앞만보고 왔는데
지나간 세월에 서러운 눈물 ~
서산 넘어가는 청춘 너 가는 줄 몰랐구나
세월아 가지를 말어라 ~
첫댓글 하루하루
즐겁고 재미있게 살아 갑시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