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회, 왜 역사의 돈키호테인가
기자명 조우석 문화평론가/ 자유일보
8·15 광복절을 앞두고 이 무슨 꼴불견인가? 이종찬이 회장으로 있는 광복회가 연일 세상 분위기를 흐리고 있다. 신임 독립기념관장에 임명된 김형석(69) 씨를 뉴라이트 인사라고 비판하며, 그에 대한 항의로 정부의 광복절 기념식 보이콧을 선언했다. 저들은 김 신임 관장이 백선엽·안익태를 옹호한 걸 두고 ‘친일 관장’이라며 매도하는 일도 서슴지 않는다. 상황이 그렇게 돌아가자 조국혁신당도 기념식 불참을 언급했다.
광복회는 왜 저럴까? 그게 궁금하다. 독립유공자 후손이라면 애국심이 남다르고, 따라서 자유우파이겠거니 하는 우리 통념을 정면에서 거스른다. 현실적으로 저들은 눈먼 반일의 화신이고, 반이승만의 선봉이다. 그 연장선에서 반대한민국 세력인 좌파와 한몸으로 돌아가며 건국절 얘기만 나오면 부들부들 떤다.
4년 전 광복회장 김원웅의 광복절 기념사가 정확하게 그러했다. "이승만은 반민특위를 해체하여 친일파와 결탁했다. 이후 친일 청산을 완수 못한 역사가 계속되고 있다." 그는 황당하게도 보수정당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해체를 외쳤다. 당시 그가 광복회를 사유화(私有化)했다는 지적도 나왔지만, 그게 그렇게 간단치 않다. 그럼 왜 지금 이종찬의 광복회도 그 지경일까?
광복회가 어느 순간 좌파로 변질된 게 문제다. 상징이 문재인이다. 문재인은 재임 중 "조선시대 세도정치로 나라를 망친 노론 세력이 일제 때 친일 세력이 되고 해방 후 반공의 탈을 쓰고 독재 세력이 되고, 그렇게 제대로 된 청산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이 기득권으로 남아 있다"고 앵무새처럼 떠들어댔다. 즉 광복회와 좌파는 같은 정신세계에 갇힌 이란성 쌍둥이다.
주구장창 반일-반외세를 외치는 저들은 우리민족끼리의 논리에 갇혀 급기야 대한민국은 정의가 실패했고, 태어나선 안 될 나라라고 믿는 것이다. 그래서 독립 80년이 다 된 이 마당에 ‘가상적 친일파’를 만들어놓고 철 지난 민족정기 타령을 반복한다. 저들은 끝내 역사의 돈키호테 무리, 즉 시대착오적 집단으로 전락하기에 이른 것이다.
저들이 건국-산업화-민주화에 성공한 대한민국에 등을 돌리는 것도 죄다 그런 배경이다. 예전 운동권 출신이던 민경우가 핵심을 찔렀다. 저들의 그런 뒤틀린 역사관 뒤에는 뜻밖에도 북한 정통론이 자리 잡고 있다는 지적인데, 백 번 천 번 옳은 소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