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 산골에 악기박물관이 열렸다 “마리소리 악기박물관” 개관, 다양한 공연 선보여
강원도 홍천군은 최근 한국 전통음악의 우수성을 알리고 , 계승발전의 산실 역할을 하고자 지난 11월 16일 홍천군 서석면 검산리에 <마리소리 악기박물관>을 건립했다. 이 박물관은 악기 전시의 기능은 물론 우리 음악을 배울 수 있는 강습 체험, 공연, 세미나 등 다목적 문화센터의 기능을 함께 하도록 마련되었다. 건립 기금은 홍천군이 예산을 지원하였으며, 터는 이병욱(서원대학교 음악과 교수) 씨의 기부채납 형식으로 이뤄졌다. 박물관에 전시된 악기들은 특히 돌로 만들어 다른 악기와 달리 온도와 습도 등에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음이 변하지 않아 아악에서 표준악기의 구실을 한다는 편경이 보인다. 편경은 편종과 함께 홍천군에서 구입한 것이다. 그리고 박, 소, 하남 이성산성 복원 타악기와 사물악기 등 각종 국악기는 중요무형문화재 제46호(피리정악 및 대취타) 보유자 정재국 선생 등이 기증했다.
국악기 외에 세계 여러 나라의 악기도 전시되어 있다. 기증자 중 특히 서순원(73) 할머니는 소아마비를 앓은 분으로 10여 년간을 나환자를 위해 일하기도 했으며, 독일 최초로 요리학원을 개원했고, 현직 꽃동네 주방기구박물관장인데 스위스·티벳 알폰, 네델란드의 칸들, 세네갈북 등 많은 악기를 기증했다. 박물관은 안에서 작은 공연을 할 수 있도록 해놓았다. 개관기념 공연을 알리는 펼침막을 걸어 놓았다. 그동안 많은 박물관이 전시로 일관해 박제되었다는 비판을 받았는데, 살아있는 박물관으로 태어나는 모습이어서 손뼉을 쳐주어야 했다. 개관 이후 박물관은 다양한 공연을 선보였다. 개관일인 11월 16일에는 개관 기념식과 함께 개관 기념 공연으로 국립국악원 연주단 특별공연이 있었다. 또 11월 24일에는 개관 기념 공연 "원류를 찾아서-이 유라의 강원의 소리 홍천아라리“가 11월 30일엔 홍천문화예술회관에서 “홍천 9경 구경 가세”가, 12월 8일 개관 기념 공연 “원류를 찾아서-황 경애의 춤판”이 있었다.
그리고 오는 12월 15일 늦은 5시 개관기념공연 “이병욱과 어울림의 송구영신”공연이 있을 예정이다. 이 공연은 국악과 양악의 조화로움으로 인간과 자연과 소리와의 어울림을 지향한다. 이날 연주될 곡목은 어울림을 위한 2007년, 우리가락 환상곡, 가시버시사랑, 이 땅이 좋아라, 캐롤 연곡 등이다. 연주엔 “이병욱과 어울림실내악단”, 찬조출연엔 판소리 소리꾼 조동언과 송문선이 함께 한다. 박물관을 돌아보면서 아쉬운 점을 발견한다. 특히 할로젠램프로 강하게 조명을 해 전시된 악기에 나쁜 영향을 줄까 걱정되었다. 또 어떤 악기인지를 설명하지 않은 것은 문제였다. 현재 기증자 이름과 함께 기증일자를 기록하고 있는데 관람객들에게 기증일자가 무슨 필요가 있을까? 그리고 빨리 학예연구사가 상주하여 관람객들에게 상세한 설명을 해주어야 할 텐데 그것은 종요로운 일이다. 그뿐만 아니라 박제된 박물관이 되지 않고 살아있으려면 공연과 함께 여러 가지 교육· 체험 행사를 빨리 만들어야 하며, 산골에 자리를 잡아 접근하기 어려운 점을 생각해 홍천군 도심과 박물관을 잇는 셔틀버스의 운행을 고려해야만 한다.
이 박물관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악기 수집으로 세계의 민속 악기는 물론 현대에 개량된 전통 악기들을 함께 전시할 수 있는 명소로 일구어 나갈 것이라고 한다. 박물관을 둘러보면서 작지만 매운 고추라는 느낌이 든다. 시작이 이 정도면 앞으로 당당한 박물관이 될 거라는 믿음을 같게 했다. 홍천의 조용한 산골에 분주함이 생겼다. 작은 거인이라 불리는 이병욱 교수와 깨어있는 지방자치단체 홍천군의 노력으로 아무도 해내지 못한 악기박물관은 태어난 것이다. 우리는 이 박물관에 다가가 전통악기와 세계 여러 나라의 악기들을 둘러보고 이들의 노력에 크게 손뼉을 쳐줄 일이다. ▶ 문의 : 마리소리골 악기박물관 033-430-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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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 원문보기 글쓴이: 김영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