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이민 2기 236. 커피의 계절
TV에서 마지막 연속극이 끝나면 우리는 잠자리에 들 준비를 한다.
주로 2층에서 머무는 우리는 잠 자기 전에 각 방의 창문을 닫으려 세 개의 방을 차례로 들어간다.
농장이 내려다 보이는 방에 들어 서면 나도 모르게 심호흡을 하게 된다.
어디서 온 걸까? 이 향기로운 공기는?
은은하면서도 행복감을 주는 향기가 방 안에 가득하다.
또 다시 커피의 계절이다.
창문을 닫으며 담 너머로 달빛에 하얗게 빛나는 농장의 커피꽃들을 보게 된다.
단지 커피 농장이 아니다. 아래로는 파인애플이 줄지어 자라고 또 다른 줄은 바나나가 솟아 있다. 그리고 군데군데 커피나무가 서 있다.
한쪽으론 카사바가 우긋하다.
하얀 커피꽃, 그게 그렇게 좋은 향기를 내뿜는다.
커피나무는 우리 집 뜰에도 서너 그루가 있다. 어느 가지에선 잎새 사이로 열매가 조롱조롱하고 어느 가지에선 하얀 꽃이 눈처럼 소복하다.
이 맘때면 길가에 멍석을 깔고 커피 콩을 말리는 모습이 여기저기 보인다.
아마데오는 필리핀에서 커피 생산이 가장 많이 된다는 커피 고장이기 때문이다.
마치 우리나라 농촌의 길가에 벼를 말리고 있는 모습과도 흡사하다.
아마데오는 커피 때문에 우리 나라의 강릉 시와도 자매결연을 맺었다고 들었다.
이 곳에 살면서 우리는 아주 향기로운 커피를 즐겨 마시게 된다.
손님이 오면 가까운 Cafe Amadeo에서 갓 볶은 빈을 사다가 매번 갈아서 내려 먹기도 하고 우리 두 사람만 있을 땐 그게 귀찮아서 작게 포장된 커피가루를 사다가 내려서 마신다.
고양이 사향커피를 한 봉 샀다. 일반 커피가 100g에 120페소인데 비해 사향커피는 30 g에 600페소이니 많이 비싸다.
맛과 향이 어떻기에 그렇게 비싼가 호기심에 사서 먹었는데 늘 신선한 커피를 갈아 먹는 우리 입맛엔 크게 차이가 없다.
골프 약속 때문에 서둘러 나가지 않아도 되는 날은 테이블에 마주 앉아 따끈한 커피 한 잔을 천천히 마시면 여유롭고 행복해 진다.
첫댓글 커피의 생두 종류가 매우 다양하며
그에 따라 맛이 다르고 값이 차이가 많이 난다.
그런데 커피 매니어가 되지 못하는 나에게는
그 맛들을 거의 구분라지 못한다.
생두를 사다가 직접 볶아서
갈고 내려먹는 경우가 많아 지면서
카페, 다방에서 먹는 커피와 조금 차이가 있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어느게 더 좋은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미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