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속을 안 하나, 못하나!
고정식 단속카메라에 잡혀도 단속할 수가 없다니
해운대 교통정체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그래서 교통 흐름을 최대한 빠르게 하기 위해 해운대 여기저기에 불법주정차 단속을 위한 감시카메라가 달려 있다. 이 같은 사실을 모르거나 알면서도 설마 하는 생각에 주정차금지구역에 주차나 정차를 했다가 과태료 고지서가 날아오면 적지 않은 금액에 속이 쓰리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불법주정차 단속카메라 근처에 오랫동안 주차된 차량들이 많다. 주차위반 과태료 따위는 신경 쓰지 않기에 가능한 일이다.
대부분의 주민들은 애들 학용품 하나 사기 위해 길가에 잠깐 주차하는 것도 주차위반 딱지를 떼일까 전전긍긍한다. 그런데 단속카메라 앞에서 버젓이 하루 종일 주차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해운대구청 교통행정과에 이들 특별한 차량들에 대해 물어 보았다.
<해운대라이프> : 좌동 재래시장 앞 과일특공대와 해운대농협 앞에 장시간 불법주차하고 있는 트럭들에 대해 알고 있나?
<교통행정과> : 알고 있다.
<해운대라이프> : 왜 단속하지 않는가?
<교통행정과> : 단속을 안 하는 것이 아니라 단속차량이 출동하면 바로 이동해 버리기 때문에 단속을 하지 못하고 있다.
<해운대라이프> : 그렇다고 손을 놓고 있나.
<교통행정과> : 도로노점상 단속반에 연락해 단속하도록 조치를 취하겠다.
<해운대라이프> : 이곳에는 고정식 불법주정차 단속카메라가 있다. 카메라에 찍힌 화면으로 단속할 수 있는 거 아닌가?
<교통행정과> : 단속카메라에 찍히지 않게 차량 주차각도를 조절하거나 번호판을 가리면 단속이 곤란하다.
<해운대라이프> : 번호판을 가려도 어떤 차가 위반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이고 그를 바탕으로 단속할 수 없나?
<교통행정과> : 곤란하다. 번호판이 찍혀야 단속할 수 있다.
<해운대라이프> : 그러면 단속카메라가 있어도 번호판만 가리면 단속을 피할 수 있는가?
<교통행정과> : .......
<해운대라이프> : 하루 이틀도 아니고 계속적인 불법주차를 방치하고 있어도 되나?
<교통행정과> : 차량 업주에게 민원이 들어왔다고 알리고 계도하도록 하겠다.
<해운대라이프> : 그럼 민원이 들어오지 않으면 단속과 계도는 할 계획이 없는 것인가? 꼭 민원을 넣어야 단속하나?
<교통행정과> : 수시로 단속과 계도를 하겠다.
<해운대라이프> : 단속카메라에 계속 불법사실이 잡히는데도 번호판이 찍히지 않는다는 사유로 단속을 못한다는 게 참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 다른 방법을 강구해서라도 단속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교통행정과> : 단속을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
차량 번호판을 가리는 행위 자체가 불법
1년 이하 징역 또는 300만 원 이하 벌금
한편 경찰청에 따르면 지자체의 주정차감시카메라와 주요 도로에 설치된 속도·신호위반 단속 카메라를 피하고자 등록번호판을 가리거나 훼손하는 등 불법·무질서가 심각하다고 한다.
주요 단속대상은
▲화물자동차 후면 등록번호판 앞에 구조물 등을 설치해 번호판을 가리는 행위
▲등록번호판 식별을 피하고자 고의로 구부리거나 번호판 글자색을 지우는 행위
▲종이, 테이프, 수건, 합판, 의자 등을 이용해 번호판을 가리는 행위
▲트렁크 문을 열어 후면 번호판을 가리는 행위
▲전봇대 등 지형지물을 이용해 번호판을 가리는 행위 등이다.
자동차 등록번호판 가림·훼손을 한 운전자는 고의성이 인정되면 자동차관리법(제10조 제5항 및 제81조 제1의 2호)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 벌금이나 제84조에 따라 30만원의 과태료 처분을 받는다. 경찰청에서는 자동차 등록번호판을 가리는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지난 8월 18일부터 경찰서별로 지방자치단체와 합동으로 대대적인 집중단속을 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또 시민들도 무질서를 유발하는 불법 자동차(등록번호판 가림·훼손)에 대해 스마트 앱을 이용한 신고 등 적극적으로 협조해 줄 것을 당부했다.
경찰청의 이러한 단속의지에도 불구하고 해운대구청에서는 단속카메라에 번호판이 찍히지 않았다는 핑계로 단속에 손을 놓고 있다. 해운대구청의 이런 사정을 아는지 같은 장소에서 불법주차는 계속적으로 반복되고 있다. 단속의 의지만 있으면 경찰청과 협력하여 충분히 단속할 수 있는데도 너무나 안일하게 대처하고 있어 정말 답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