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고민 고민하다 봤습니다.
시사 후 평점이 좋지 않은 편이었고,
환경훼손 이슈까지 겹쳐 안보기로 결심을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여름의 한국영화 대표선수였던
<나랏말싸미>에 이어 <봉오동 전투>마저
이렇게 무너져내리는 것에 마음이 아파오던 차에
환경훼손 이슈의 과장된 사실들에 대한 얘기가 나왔고,
다행히 영화로만 판단할 수 있는 상황이 된 것 같아
곧바로 티켓을 예매했습니다.
2. 환경훼손 기사는 몇 달 전에 이미 접했습니다.
지난 6월 쯤이었을까요?
씨네 21에서 이 내용의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
당시에는 별로 주목받지도 못했었죠.
그러다 개봉 직전에 이와 관련된 기사와 말들이
쏟아져 나왔는데 뭔가 자연스럽지 않은 느낌이었습니다.
'작전세력'이라는 불손한 단어가 뇌리를 스쳐갔지만,
애써 그런 쪽으로는 생각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부풀려진 부분이 있다곤 해도 잘못 하긴 했으니까요.
3. 원신연 감독의 작품을 좋아하진 않습니다.
원 감독의 작품은 과잉적입니다.
그 과잉이 <구타유발자>와 같은 수작을 탄생시키기도
했지만, 제 취향이 과잉 친화적이지 않은데다
원 감독의 작품은 좀 산만한 데가 있습니다.
하지만, 자신만의 색깔이 분명한 감독이고,
감정에 치중하는 연출을 하는 감독은 아니었기 때문에
조금 기대도 하고 있었습니다.
4. 한마디로 '모션도 크고 목청도 큰 영화'였습니다.
원신연 감독의 작품이 모션이 큰 건 그러려니 합니다.
카메라가 잠시도 가만 있지 않고 현란히 움직이는데,
이게 제법 볼 만하긴 해도 금새 피로해져 버립니다.
다행히 이번엔 금새 덤덤해지는 것에 그치고 말았지만,
문제는 이 영화가 목청마저 커다는거죠.
소재가 소재인만큼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많았나본데,
제가 보기엔 독립군들의 눈에 서린 강력한 결기만으로도
충분했고, 더 효과적이었습니다
아마 이런 영화들을 준비하면 그 과정에서 느끼는
분함과 슬픔들을 더 뚜렷이 담고 싶어지게 되나 봅니다.
5. 자연 스펙터클을 보는 것만으로도 값어치를 합니다.
강원과 제주에 거쳐 로케이션 된 우리나라의 산세와
산이 품은 절경들이 압도적입니다.
우리 '나와바리'가 호락호락하지 않은 곳임을
자랑하기는 것처럼 찍기도 잘 찍었습니다.
제작진 정말 고생많으셨어요.
6. 연기자들의 연기도 구멍이 없었습니다.
유해진, 류준열 투 톱은 물론 조단역 다 괜찮았고,
이미지 캐스팅도 좋았습니다.
유해진은 더 말 할 것도 없고, 류준열은 확실히
잘생김과 멋짐을 연기할 줄 아는 배우네요.
배우에게 그건 어마어마한 자산인데,
이 작품을 통해 그의 목소리가 한 몫한다는 걸
알게 되었네요.
다만, 유해진, 류준열 이 투 톱의 역할이
한 데 응집하지 못하고 따로 노는 것 같아 보인 건
아쉬웠네요.
아, <대호>에서 능청스런 연기를 보여 준 아역배우
개똥이 성유빈의 정변을 본 것도 반가웠습니다.
7. 일본 배우들에겐 박수를 쳐주고 싶습니다.
일드 <갈릴레오>를 통해 익숙했던 키타무라 카즈키,
견자단의 <엽문>에서 수타반죽을 당한데 이어
항일 소재 영화에 또 한번 출연한 이케우치 히로유키.
듣기론 일본 내 활동에서 손해도 입었다고 하던데
조국의 수치스러운 역사를 마주보고 그 짐을 짊어진
것만으로도 박수쳐주고 싶습니다.
8. 영화 속 일본의 만행을 보는 게 참 힘들었습니다.
특히 전반부에 보여지는 만행들은 정말 힘들었는데,
'이걸 이렇게까지 사실적으로 묘사해야 할까?',
'아냐, 일본의 만행을 적나라하게 까발려야지'
하는 생각이 계속 왔다갔다 했습니다.
보는 내내 속으로 '하지 마, 하지마...'를 반복했는데,
그건 영화 속 일본 놈들에게,
그리고 제작진에게도 한 말이었습니다.
어쨋든 영화 속에서 무고한 사람, 나쁜 사람 할 것 없이
숱하게 죽어나가는데,
그 어떤 단 하나의 생명이라도 소중히 다뤄지는
지금의 시간에 살고 있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습니다.
첫댓글 저도 어제 보고 왔습니다. 저도 우려도 많았고 보고 나서도 아쉬운점도 많았지만 보고나니 일베가 작전을 많이 했구나 느낌이 들었습니다. 3,5,7번 특히 더 공감하고 갑니다. 아쉬운점이 없진 않지만 많이들 보셨으면 합니다.
들인 노고만큼 괜찮았고, 그 노고에 비해 아쉬웠습니다.
특히 5번 산을보는것만으로도 이 영화는값어치한다고봅니다. 촬영이 정말 예술이고 이걸 찍느라 얼마나 고생했을지...
그리고 배우들의 연기는 그어느 한명도 안빠졌죠 조우진이 거슬린다는 의견도있는데 이정도면 훌륭하다고봅니다
산세가 정말 감탄스러웠어요.
제작진은 정말 고생많았을 것 같고,
조우진은 다작에 의한 디버프가 있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