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140km로 설원을 가르고, 높은 장애물을 넘어 공중제비를 하는 스키어와 보더의 모습은 보는 것만으로도 손에 땀을 쥐게 한다. 1년 앞으로 다가온 평창동계올림픽대회의 감동을 미리 만나볼 수 있는 기회, 아니 즐겨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어디서? 휘닉스 평창에서! 어떻게? 궁금하면 일단 떠나자.
휘닉스 평창에서 미리 즐기는 동계올림픽
휘닉스 평창에서는 스키와 보드 9종목이 펼쳐진다.
2018년 2월 9일 개막하는 평창동계올림픽대회는 강원도 평창과 강릉, 정선 등 3개 시군에서 열린다. 설상 경기가 열리는 평창에 휘닉스 평창, 용평리조트, 알펜시아리조트 등 세 곳의 스키장이 들어서 있고, 이중 휘닉스 평창에서 동계올림픽이 펼쳐지는 슬로프 중 일부를 일반에 공개했다. 올림픽이 열리기도 전에 선수들이 사용할 슬로프를 미리 이용해볼 수 있다는 얘기다. 스키와 보드 좀 탄다는 이들에겐 가슴 설레는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휘닉스 평창에서는 평창동계올림픽 설상 경기 가운데 프리스타일 스키 5종목과 스노보드 4종목이 열린다. 두 명의 선수가 동시에 출발해 속도를 겨루는 평행대회전, 눈 위의 서커스로 불리는 슬로프스타일, 점프대를 이용해 회전과 턴 같은 기술을 선보이는 모글, 프리스타일 스키 가운데 가장 흥미진진한 에어리얼, 반원통형 슬로프에서 공중 연기를 펼치는 하프파이프, 그리고 여러 장애물을 극복하며 속도까지 겨뤄야 하는 크로스까지. 휘닉스 평창의 21면 슬로프 가운데 6면이 올림픽 경기장으로 사용된다.
휘닉스 평창에는 8기의 리프트와 6기의 썬키드, 그리고 8인승 곤돌라가 있다.
박진감 넘치는 평행대회전 코스
평행대회전은 보드 경기로 정해진 기문을 통과하는 경기다.
스노보드 전용 경기인 평행대회전은 휘닉스 평창 스키베이스를 기준으로 좌측 끝에 위치한다. 두 명의 선수가 동시에 출발해 빨리 내려오는 선수가 승리하는 평행대회전은 스노보드 경기 중에서 가장 박진감 넘치는 경기다. 스노보드 하면 스핀이나 점프 같은 화려한 기술을 떠올리지만 평행대회전은 기술만큼 속도감도 즐기는 경기다 보니 보는 재미도 여간 아니다.
평행대회전 코스는 보드 전용 경기장이지만 개방 기간 동안에는 보드와 스키 모두 이용할 수 있다.
평행대회전은 슬로프에 설치한 18개 이상의 기문을 통과해 결승선까지 내려와야 한다. 때문에 속도 못지않게 얼마나 기문에 바짝 붙어서, 그러니까 얼마나 회전 반경을 줄이면서 내려오느냐가 중요하다. 평행대회전 슬로프의 길이는 581m, 평균 경사는 16도다. 이론적으로 보면 중급 정도의 실력을 갖춘 사람이면 이용 가능하지만, 슬로프의 묘미를 경험하기 위해서는 이보다 뛰어난 실력이 필요하다. 그래야 짜릿한 속도감과 방향을 전환할 때마다 모터사이클 라이더처럼 몸이 땅에 닿을 듯 기우는 회전의 묘미를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노보드 전용 경기장이지만 일반에 개방하는 기간 동안은 스키어들도 이용할 수 있다. 여느 슬로프에 비해 이용하는 사람들도 적고, 슬로프 관리도 신경 써서 라이딩 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
평행대회전 코스는 길이 581m에 평균 경사가 16도 정도다.
활강의 속도감에 프리스타일의 화려함을 더하다
크로스는 프리스타일과 활강을 결합해놓은 경기다.
평행대회전과 함께 일반에 공개되는 크로스 코스도 흥미진진하다. 크로스는 뱅크, 룰러, 스파인, 점프 등 다양한 지형지물로 구성된 코스에서 펼쳐지는데, 프리스타일과 활강을 합쳐놓은 코스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크로스 코스 가운데 하나인 익스트림 파크에서 스노보드를 즐기는 보더
크로스 코스는 챔피온 슬로프 중간에서 시작해 호크2 슬로프를 지나 익스트림파크까지 1275m로 구성됐다. 올림픽 코스 규격인 1050m보다 20%정도 길어 더욱 스릴감 있게 즐길 수 있다. 이 코스의 매력은 스피드와 점프 등 다양한 기술을 구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웨이브와 점프 같은 장애물 구간을 지날 때는 하늘을 날듯 솟구쳐 오를 수 있고, 사이클 경주의 벨로드롬처럼 경사진 S자 뱅크 구간을 지날 때는 봅슬레이 못지않은 속도감을 느낄 수 있다. 어른 키를 훌쩍 넘는 마지막 점프대에서 10여m를 날아 오를 때는, 정말이지 보는 사람마저 심장이 쫄깃해질 정도로 아찔하다. 주의할 것은 의욕만 앞세워 도전을 하면 안 된다는 점이다. 슬로프 전 구간에서 단 한 순간도 긴장을 늦출 수 없기 때문에 거기에 걸맞은 실력을 갖춰야 한다. 격렬한 레이스를 소화할 수 있는 체력과 변화가 많은 코스를 주행할 수 있는 기술을 요하는 종목이기 때문에 의욕만으로 슬로프에 올랐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
크로스는 다양한 지형지물로 구성된 코스에서 펼쳐진다.
크로스 역시 평행대회전과 마찬가지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는 순으로 순위를 결정하는데, 크로스는 스키와 스노보드를 구분해 경기를 진행한다. 스키 크로스는 4명, 보드 크로스는 6명이 한 조가 돼 경기를 펼친다.
점프와 활강을 모두 소화해야 하는 크로스 코스는 난도가 무척 높다.동계올림픽 코스 가운데 하나인 모글
최정상 선수들이 선보이는 테스트이벤트
휘닉스 평창에서는 평창 동계올림픽 설상 경기 가운데 프리스타일 스키 5종목과 스노보드 4종목이 펼쳐진다.<사진제공·휘닉스 평창>
선수들이 사용할 슬로프를 경험했다면, 휘닉스 평창에서 열리는 테스트이벤트도 놓치지 말자. 오는 2월 10일부터 평창 동계올림픽 준비를 위한 테스트이벤트가 열린다. 테스트이벤트는 올림픽을 앞두고 실전 준비사항을 점검하는 국제대회다. 동계올림픽 개최 전에 세계 최고 선수들의 멋진 경기를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2월 10일부터 19일까지 FIS 프리스타일 스키 월드컵(에어리얼, 모글, 하프파이프), 2월 12일부터 19일까지 FIS 스노보드 월드컵(평행대회전, 하프파이프) 총 10개 세부 종목의 경기가 진행된다. 이번 스노보드 월드컵에는 평창올림픽 기대주로 떠오른 이상호와 스노보드의 황제라 불리는 숀 화이트가 출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