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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희음생(赫曦陰生)
붉은 햇살과 음기가 생긴다는 뜻으로, 하지는 여름의 햇살이 강하지만 이날부터 서늘함이 생긴다는 말이다.
赫 : 붉을 혁(赤/7)
曦 : 햇빛 희(日/16)
陰 : 음달 음(阝/8)
生 : 날 생(生/0)
출전 : 권덕여(權德輿)의 하지일작(夏至日作)
이 성어는 당(唐)나라 중기 권덕여(權德輿)의 '하지일작(夏至日作)' 시에서 나온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璿樞無停運(선추무정운)
四序相錯行(사서상착행)
우주 질서 끊임없이 운행하여, 사계절 번갈아 이어지네.
奇言赫曦景(기언혁희경)
今日一陰生(금일일음생)
뜨거운 햇볕에 이르노니, 오늘부터 음(陰)이 하나 생긴다네.
별자리는 쉼 없이 운행하고, 네 계절도 서로 번갈아 나아가는구나. 왕성한 햇살에 이르노니, 오늘부터 하나의 음기가 생긴다오.
중당(中唐) 권덕여(權德輿)의 '하지일작(夏至日作)'이란 오언절구다. 선추(璿樞)는 각각 북두칠성의 두 번째, 첫 번째 별을 가리키는데 하늘의 별자리를 총칭하는 말이다. 사서(四序)는 사계절을, 혁희경(赫曦景)은 왕성한 햇살을 이르는 말이다.
시인은 먼저 하늘의 별자리와 땅의 사계절이 부단히 운행되고 있음을 말하고, 왕성한 햇살을 들어 오늘이 햇살 기운이 가장 왕성한 하지임을 나타내고 있다. 그런데 그 왕성한 햇살에 한마디 던지면서 바로 오늘부터 음기가 생기기 시작한다고 말한다.
이 시는 하지와 관련한 역대 시 중에서 철리(哲理)가 가장 돋보이는 명시다. 서양철학과 동양철학의 큰 차이점은 전자는 변하지 않는 본질을 탐구하는 반면, 후자는 변화하는 과정을 중시하는 것이라 말할 수 있다.
동양철학의 뿌리는 변화의 경전이라 불리는 주역(周易)에 있고, 그 핵심은 사물의 변화 조짐을 잘 알아차려 그에 효율적으로 대응하려는 데 있다. 하지는 낮이 가장 길고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는 때지만 역학(易學)에서는 다시 음기가 생기기 시작하는 시점으로 본다.
얼마 후면 하지다. 그 사이 점차 강해지던 태양이 땅을 꾸준히 덥혀왔기 때문에 이제 본격적으로 더위가 시작될 것이다. 그러나 하지 때부터 햇살은 짧아지기 시작하고 하늘의 기운은 점점 음기로 나아간다.
원래 하늘의 기운이 땅에 전달되는 데는 시간 차가 있을 수밖에 없다. 보통 사람들은 사물의 변화가 구체적으로 나타났을 때 비로소 허둥지둥 대책을 마련하지만, 지혜의 눈이 있는 사람은 그 너머에 숨겨진 변화 조짐을 알아차리고 미리 준비한다.
▣ 하지(夏至)
낮의 길이가 1년 중 가장 긴 날
하지는 24절기 중의 열번째 절기이다. 망종(芒種)과 소서(小暑)사이에 있는 음력(陰曆) 5월 중기(中氣)로 태양이 황경 90도에 이른 때로 양력(陽曆)으로는 6월 22일경이다. 이 날은 태양이 황도상에서 가장 북쪽에 위치한 하지점에 이르러, 낮의 길이가 1년 중 가장 긴 날이 된다.
북반부에서는 남중고도라고 하여 정오의 태양 높이가 가장 높고, 태양으로부터 많은 열을 받으므로 지구 표면에 가장 많은 열량(熱量)을 받는다. 이 열량이 쌓여서 하지 이후에는 기온이 상승하여 몹시 더워지며, 삼복(三伏) 더위에 접어들게 된다.
북극지방에서는 하루 종일 해가 지지 않고, 남극에서는 수평선 위로 해가 나타나지 않는다. 동지에 가장 길었던 밤 시간이 조금씩 짧아지기 시작하여 이날 가장 짧아지는 반면에 낮 시간은 14시간 35분으로 1년 중 가장 길다.
옛 사람들은 하지 15일간을 5일씩 끊어서 3후(候)로 나눠서, ① 초후(初候)에는 사슴의 뿔이 떨어지고, ② 중후(中候)에는 매미가 울기 시작하며, ③ 말후(末候)에는 반하(半夏)의 알이 생긴다고 했다.
남부지방에서는 망종(芒種) 전후에 시작된 모심기가 하지(夏至) 이전(以前)이면 모두 끝나며, 이제부터는장마가 시작되는 때이기도 하다. 강원도 지역에서는 파삭한 햇감자를 캐어 쪄먹거나 갈아서 감자전을 부쳐먹는다. 남부지방에서는 단오를 전후하여 시작된 모심기가 하지( 夏至) 이전이면 모두 끝나며, 장마가 시작되는 때이기도 하다.
하지가 되도 비가 오지 않으면 이장(里長)이 제관이 되어 용소(龍沼)에 가서 기우제(祈雨祭)를 지낸다. 제물로는 개나 돼지 또는 소를 잡아 그 머리만 물 속에 넣는다. 그러면 용신(龍神)이 그 부정함을 노하여 비를 내려 씻어 내린다고 믿는다. 나머지 몸통 고기는 기우제에 참가한 사람들이 함께 먹으면서 공동체 의식을 다진다.
하지가 되면 묵정밭과 산야는 희디 흰 개망초꽃으로 뒤덮힌다. 옛날 보온용 비닐 못자리가 나오기 전의 남부 이모작 지대에는 하지 '전삼일·후삼일'이라 해서 그때가 모내기에 적기였다. 지금은 보온용 못자리 설치로 모내기가 빨라져 하지 때가 되면, 모는 새 뿌리를 내리며 날마다 더욱 굳어진다.
늦모내기가 대체로 끝나는 하지부터는 비료주기와 벼 병충해 방제작업에 들어간다. 장마와 가뭄대비도 해야 하는 만큼 이때는 일년중 추수와 더불어 가장 바쁜 때이다. 메밀파종, 누에치기, 감자캐기, 고추밭매기, 마늘캐기 및 건조, 보리수확 및 타작, 보리수매, 모내기, 모낸 논 웃비료주기, 제초제 살포 등이다. 그루갈이용 늦콩심기, 또 대마수확이 이루어진다. 대마를 하는 농가는 모내기보다 더 바빠 대마철은 아예 잠을 못 잔다고 한다. 보리 타작한 농가는 '할매단지'에 가을추수 후 넣어둔 쌀을 꺼내고 보리를 넣어 잘 모셔둔다.
벼농사의 경우 모내기가 끝나면 김매기(지역에 따라서는 논매기라 한다)가 뒤따른다. 벼가 피기까지(출수기) 두세번에 걸쳐 김매기가 이어진다. 처음 매는 김을 초벌매기(애벌매기라고도 한다)라 한다. 초벌매기 후 3주 쯤 지나면 두벌매기가 이어지고 잡초가 많은 논이나 알뜰한 농가, 일손이 많은 농가에서는 세벌매기까지 하게 된다.
그러나 요즘은 유기농법으로 농사짓는 논을 제외하고는 거의 김매기를 하는 논은 없다. 모두들 손쉬운 제초제로 김매기를 대신 하게 된다. 노동력의 부족으로 인해 땅에 마구 뿌려댄 제초제는 결국 벼로 옮겨가고, 그 벼는 사람이 먹게 됨에 따라 체내에 축적되고, 마침내는 각종 암이나 질병을 일으키게 되는 원인을 우리 스스로가 제공하고 있는 셈이다. 심각한 상황을 유발하고야 만다. 두레 김매기를 통해 이웃간의 도타운 정을 나눌 줄 알았던 우리의 전통은 이미 사라진지 오래된다.
璇樞無停運(선추무정운)
四序相錯行(사서상착행)
奇言赫曦景(기언혁희경)
今日一陰生(금일일음생)
별자리 운행은 멈춤이 없고, 일년 사계절이 맞물려 도네. 한 여름 햇살 눈이 부셔도, 오늘부터 서늘한 기운 돌기 시작한다네.
당나라 권덕여(權德與)가 하지(夏至)를 읊은 시이다. 하지는 24절기 가운데 하나로 이날이 되면 낮이 가장 길고 상대적으로 밤이 가장 짧다. 그런데 모든 사물은 극도로 흥성하면 그 때부터 기울거나 시들기 시작한다.
시인은 여름의 정점에서 가을의 도래를 예감하는 것이다. '권세는 십년을 가지 못하고, 열흘 붉은 꽃이 없다(權不十年, 花無十日紅)'라는 말도 있다. 흘러가는 세월을 탓만 하지 말고 그 속에 잉태되는 새 생명을 찬미하자.
하지는 24절기 중 낮이 가장 긴 날이다. 태양의 남중고도가 최고점에 달하므로 지표면이 가장 많은 열을 받는다. 이 열이 쌓이면서 본격적으로 더위가 시작되고 장마가 몰려온다. 감자를 캐고 모내기를 끝내는 시절이다. 땅 속에서 오래 견딘 매미들이 보리매미를 시작으로 땅 위로 기어 나와 계절 노래를 부른다. 양력으로 6월 21~22일 무렵이다.
주역(周易)에서는 천풍구(天風姤) 괘를 하지 상징으로 본다. 사물이 끝간 데까지 가면 반드시 돌아오는 법이다(物極必反). 이 괘는 양(陽)이 극하여 음(陰)이 처음으로 생겨나는 모습이다. 하늘 아래에서 서늘한 바람이 처음 일어나나 아직 뜨거운 열기에 막혀 한기를 펼치지 못한다. 그러나 계절 운행에 따라 한기는 점차 기운을 회복하여 한겨울 살을 에는 추위로 자란다. 자연의 운행은 이처럼 엄정하고 두렵다.
▶️ 赫(빛날 혁, 꾸짖을 하, 쏠 석)은 회의문자로 焃(혁)의 본자(本字), 嚇(하)와 통자(通字)이다. 커다란 불을 뜻하는 赤(적)을 두 개 나란히 늘어놓아, 환하게 불이 빛나는 뜻을 나타낸다. 그래서 赫(혁, 하, 석)은 성(姓)의 하나로 ①빛나다, 밝다 ②나타나다, 드러나다 ③성대(盛大)하다 ④붉다 ⑤몹시 화내다, 성내다 ⑥마르다, 가물다 ⑦사지(四肢)를 찢다 ⑧붉은빛 ⑨붉은 모양 ⑩빛나는 모양 ⑪분발(奮發)하는 모양 ⑫열기(熱氣)가 세찬 모양 ⑬가뭄, 그리고 ⓐ꾸짖다(=嚇)(하) ⓑ으르다(무서운 말이나 행동으로 위협하다)(하) ⓒ두렵게 하다(하) 그리고 ㉠(벌레가)쏘다(석)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환히 내려다 봄을 혁림(赫臨), 찬란하게 빛남을 혁석(赫舄), 얼굴을 붉히면서 버럭 성을 냄을 혁노(赫怒), 빛나는 업적을 혁업(赫業), 왈칵 성내는 모양을 혁연(赫然), 빛나며 반짝임을 혁작(赫灼), 업적이나 공로 따위가 빛나는 모양을 혁혁(赫赫), 위세가 왕성함을 훈혁(薰赫), 업적이나 공로 따위가 빛나고 밝음을 훤혁(烜赫), 이름이 높이 드러나 빛남을 현혁(顯赫), 흉악한 기세를 흉혁(凶赫), 활활 타 오르는 불꽃과 같이 빛남을 훈혁(爋赫), 혁혁한 빛이라는 뜻으로 성명이 세상에 빛남을 이르는 말을 혁혁지광(赫赫之光), 혁혁한 공이라는 뜻으로 빛나는 큰 공적을 이르는 말을 혁혁지공(赫赫之功), 붉은 햇살과 음기가 생긴다는 뜻으로 하지는 여름의 햇살이 강하지만 이날부터 서늘함이 생긴다는 말을 혁희음생(赫曦陰生) 등에 쓰인다.
▶️ 曦(햇빛 희)는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날 일(日; 해)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羲(희)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曦(희)는 ①햇빛 ②일광(日光: 햇빛) ③성(姓)의 하나,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햇빛 분(昐)이다. 용례로는 해와 달을 아울러 이르는 말을 희월(曦月), 아침 햇빛을 이르는 말을 희광(曦光), 태양빛과 달빛은 온 세상을 비추어 만물에 혜택을 주고 있음을 이르는 말을 희휘낭요(曦暉朗耀), 붉은 햇살과 음기가 생긴다는 뜻으로 하지는 여름의 햇살이 강하지만 이날부터 서늘함이 생긴다는 말을 혁희음생(赫曦陰生) 등에 쓰인다.
▶️ 陰(그늘 음, 침묵할 암)은 ❶형성문자로 隂(음)이 본자(本字), 阥(음)은 통자(通字), 阴(음)은 간자(簡字), 侌(음)은 고자(古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좌부변(阝=阜; 언덕)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同時)에 어둡다는 뜻을 나타내는 글자 侌(음)으로 이루어졌다. 산의 해가 비치지 않는 그늘의 뜻이다. ❷회의문자로 陰자는 '그늘'이나 '응달', '음기'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陰자는 阜(阝:언덕 부)자와 今(이제 금)자, 云(구름 운)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今자는 뜻과는 관계없이 '금, 음'으로의 발음역할만을 하고 있다. 큰 언덕과 구름은 햇볕을 차단해 그늘을 만든다. 그래서 陰자는 그늘을 만들어 내던 구름과 언덕을 응용해 '그늘'을 표현했다. 그래서 陰(음, 암)은 (1)역학(易學)에서, 천지(天地)의 두 원기(元氣)의 하나. 양(陽)과의 유행(流行) 교감(交感)에 의해서 우주의 만물이 생성(生成), 변화(變化), 소장(消長)함. 해(日)는 양, 달(月)은 음, 남자(男子)는 양, 여자(女子)는 음 따위 (2)태극(太極)이 나누인 두 가지 기운(氣運)의 하나. 어두움, 땅, 달, 없음 등의 소극적인 방면을 상징하는 범주(範疇) (3)그늘. 사람 눈에 뜨이지 않는 일 (4)남녀(男女)의 생식기(生殖器) (5)음부호(陰符號) 또는 음수(陰數)를 이르는 말. 마이너스. 부(負) (6)약성(藥性), 체질(體質), 증상(症狀) 따위가 소극적이고 차고 조용한 것을 이르는 말 (7)음전기(音電氣) (8)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그늘, 응달 ②음(陰), 음기(陰氣) ③그림자, 해그림자 ④세월(歲月), 흐르는 시간 ⑤어둠 ⑥생식기(生殖器), 음부(陰部) ⑦암컷 ⑧뒷면 ⑨음각(陰刻) ⑩저승 ⑪가을과 겨울 ⑫신하(臣下) ⑬두루미(두루밋과의 새), 학(鶴) ⑭가만히, 몰래 ⑮음침(陰沈)하다 ⑯날이 흐리다 ⑰그늘지다 ⑱어둡다, 희미(稀微)하다 ⑲음각(陰刻)하다 ⑳덮다, 비호(庇護)하다 ㉑묻다, 매장(埋葬)하다, 그리고 ⓐ침묵(沈默)하다(암) ⓑ입을 다물다(암)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빛 광(光), 볕 양(陽), 갤 청(晴)이다. 용례로는 남이 모르게 일을 꾸미는 악한 꾀 또는 그 계약을 음모(陰謀), 천지 만물을 만들어 내는 상반하는 성질의 두 가지 기운을 음양(陰陽), 밖으로 드러나지 않은 숨은 성질을 음성(陰性), 그늘지고 축축함으로 응달과 습기를 음습(陰濕), 마음이 음침하고 흉악함을 음흉(陰凶), 넌지시 남을 해롭게 함을 음해(陰害), 응달로 그늘진 곳을 음지(陰地), 사람의 생식기가 있는 곳을 음부(陰部), 남자의 외성기를 음경(陰莖), 여자의 외부 생식기를 음문(陰門), 세상이 모르는 숨은 공덕을 음공(陰功), 인장의 글자 획이 돋게 새긴 글자를 음문(陰文), 평면에 글씨나 그림 따위를 옴폭 들어가게 새김 또는 그러한 조각을 음각(陰刻), 오랫동안 계속해 내리는 음산한 비를 음우(陰雨), 두 개의 전극 간에 전류가 흐를 때 전위가 낮을 쪽의 극을 음극(陰極), 음의 기운을 음기(陰氣), 축복 받지 못한 사람이 죽어서 가는 곳을 음부(陰府), 정규적인 의미 이외의 따른 뜻을 전달하는 어구를 음어(陰語), 해와 달이라는 뜻으로 흘러가는 시간이나 세월을 광음(光陰), 달을 지구의 위성으로 일컫는 말을 태음(太陰), 푸른 나뭇잎의 그늘을 녹음(綠陰), 얼마 안 되는 시간을 촌음(寸陰), 몹시 짧은 시간을 분음(分陰), 산의 그늘을 산음(山陰), 가을의 구름 낀 하늘을 추음(秋陰), 계속 날이 흐림을 적음(積陰), 계속되는 흐린 날씨를 연음(連陰), 꽃이 핀 나무의 그늘을 화음(花陰), 무성한 나무 그늘을 번음(繁陰), 몸의 음기를 도움을 보음(補陰), 사람의 사타구니의 음부와 항문과의 사이를 회음(會陰), 사람이 보지 않는 곳에서 좋은 일을 베풀면 반드시 그 일이 드러나서 갚음을 받음을 일컫는 말을 음덕양보(陰德陽報), 겉으로는 유순하나 속은 검어서 남을 해치려는 간사한 사람을 일컫는 말을 음유해물(陰柔害物), 음과 양이 서로 잘 어울림을 이르는 말을 음양상균(陰陽相均), 남녀가 화락하는 즐거움을 일컫는 말을 음양지락(陰陽之樂), 미리 위험한 것을 방비함을 이르는 말을 음우지비(陰雨之備), 음과 양이 서로 합하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음양상박(陰陽相薄), 음양이 서로 조화되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음양부조(陰陽不調), 보는 앞에서는 순종하는 체하고 속으로는 딴마음을 먹음을 일컫는 말을 양봉음위(陽奉陰違), 흘러가는 세월의 빠름은 달려가는 말을 문틈으로 보는 것과 같다는 뜻으로 인생의 덧없고 짧음을 일컫는 말을 극구광음(隙駒光陰), 돌이 마주 부딪칠 때에 불이 반짝이는 것과 같이 빠른 세월을 이르는 말을 석화광음(石火光陰), 나무가 푸르게 우거진 그늘과 꽃다운 풀이라는 뜻으로 여름의 아름다운 경치를 일컫는 말을 녹음방초(綠陰芳草) 등에 쓰인다.
▶️ 生(날 생)은 ❶상형문자로 풀이나 나무가 싹트는 모양에서 생기다, 태어나다의 뜻으로 만들었다. ❷상형문자로 生자는 '나다'나 '낳다', '살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生자의 갑골문을 보면 땅 위로 새싹이 돋아나는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그래서 生자는 본래 '나서 자라다'나 '돋다'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새싹이 돋아나는 것은 새로운 생명이 탄생했음을 의미한다. 그래서 生자는 후에 '태어나다'나 '살다', '나다'와 같은 뜻을 갖게 되었다. 生자가 다른 글자와 결합할 때는 본래의 의미인 '나다'를 전달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姓(성 성)자는 태어남은(生)은 여자(女)에 의해 결정된다는 뜻이다. 그래서 生(생)은 (1)생명(生命) (2)삶 (3)어른에게 대하여 자기를 낮추어 이르는 말. 흔히 편지에 씀 등의 뜻으로 ①나다 ②낳다 ③살다 ④기르다 ⑤서투르다 ⑥싱싱하다 ⑦만들다 ⑧백성(百姓) ⑨선비(학식은 있으나 벼슬하지 않은 사람을 이르던 말) ⑩자기의 겸칭 ⑪사람 ⑫날(익지 않음) ⑬삶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날 출(出), 있을 존(存), 살 활(活), 낳을 산(産)이 있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죽을 사(死), 죽일 살(殺)이 있다. 용례로 살아 움직임을 생동(生動), 목숨을 생명(生命), 살아 있는 동안을 생전(生前), 생명을 유지하고 있음을 생존(生存),말리거나 얼리지 않은 잡은 그대로의 명태를 생태(生太), 자기가 난 집을 생가(生家),생물의 환경과의 관계에 있어서의 생활 상태를 생태(生態), 세상에 태어난 날을 생일(生日), 사로 잡음을 생포(生捕), 태어남과 죽음을 생사(生死), 먹고 살아가기 위한 직업을 생업(生業), 활발하고 생생한 기운을 생기(生氣), 자기를 낳은 어머니를 생모(生母), 끓이거나 소독하지 않은 맑은 물을 생수(生水), 어떤 사건이나 사물 현상이 어느 곳 또는 세상에 생겨나거나 나타나는 것을 발생(發生), 배우는 사람으로 주로 학교에 다니면서 공부하는 사람을 학생(學生), 학생을 가르치는 사람을 선생(先生), 사람이 태어남을 탄생(誕生), 이 세상에서의 인간 생활을 인생(人生), 일단 못 쓰게 된 것을 손질하여 다시 쓰게 됨 또는 죄를 뉘우치고 마음이 새로워짐을 갱생(更生), 다시 살아나는 것을 회생(回生), 아우나 손아래 누이를 동생(同生), 사람이 삶을 사는 내내의 동안을 평생(平生), 어렵고 괴로운 가난한 생활을 고생(苦生), 살림을 안정시키거나 넉넉하도록 하는 일을 후생(厚生), 사람을 산채로 땅에 묻음을 생매장(生埋葬), 생명이 있는 물체를 생명체(生命體), 이유도 없이 공연히 부리는 고집을 생고집(生固執), 생명이 있는 것은 반드시 죽게 마련이라는 뜻으로 불교에서 세상만사가 덧없음을 이르는 말을 생자필멸(生者必滅), 불교에서 인간이 반드시 겪어야만 한다는 네 가지 고통 즉 태어나 늙고 병들고 죽는 네 가지의 고통을 이르는 말을 생로병사(生老病死), 산 사람의 목구멍에 거미줄 치지 않는다는 뜻으로 아무리 곤궁하여도 그럭저럭 먹고살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을 생구불망(生口不網), 학문을 닦지 않아도 태어나면서부터 안다는 뜻으로 생지生知하는 성인을 이르는 말을 생이지지(生而知之), 죽은 자를 살려 백골에 살을 붙인다는 뜻으로 큰 은혜를 베풂을 이르는 말을 생사골육(生死骨肉), 사람이 태어난 뒤 사흘 동안과 죽은 뒤 이레 동안을 부정하다고 꺼리는 기간을 이르는 말을 생삼사칠(生三死七), 몹시 곤란한 지경에 빠져 삶이 차라리 죽음만 같지 못하다는 말을 생불여사(生不如死), 기운이 꺾이지 않고 본디의 기운이 아직도 남아 생생한 모양을 일컫는 말을 생동생동(生動生動), 삶은 잠깐 머무르는 것이고 죽음은 돌아간다는 뜻으로 사람이 이 세상에 사는 것은 잠깐 동안 머물러 있음에 지나지 않는 것이고 죽는 것은 본래의 곳으로 되돌아가는 것이라는 말을 생기사귀(生寄死歸), 산 채로 삼키고 산 채로 껍질을 벗긴다는 뜻으로 남의 시문을 송두리째 인용함을 이르는 말을 생탄활박(生呑活剝), 나면서부터 알아 쉽게 행한다는 뜻으로 배우지 않아도 사물의 도리를 알아 쉽게 그것을 실행한다는 말을 생지안행(生知安行), 일속을 잘 알지 못하고 관계가 없는 사람을 그릇 책망하는 일을 이르는 말을 생면대책(生面大責), 태어나서 만나 본 적이 없는 전혀 모르는 사람을 일컫는 말을 생면부지(生面不知), 살리거나 죽이고 주거나 뺏는다는 뜻으로 마음 내키는 대로 할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을 생살여탈(生殺與奪), 거듭나서 유전한다는 뜻으로 만물이 끊이지 않고 변해 감을 이르는 말을 생생유전(生生流轉)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