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공부 시작하기 전에 한두 사람 앞에 나와서
이야기를 풀어 놓습니다.
들을 만하고 가슴 찡한 이야기가 나오면 좋겠는데
어째 그런 분위기는 안 모이고
들어보면 재미는 있는데 좀 시시해요.
그냥 이런 이야기하면서 웃고 살아요.
한번 읽어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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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년 6반 구병철 이야기>
그냥 좀 황당한 얘긴데,
중학교 이학년 때 내랑 성훈이 집에 플스가 있었거든. 플레이 스테이션.
그래서 그 게임기를 살려고 돈을 한 달 동안 모아 가지고 서면 지하상가에 갔는데,
다른 데 다 팔리고 한 곳에 파는 거야.
그런데 거기 재고가 없어 가지고 원가보다 만원을 비싸게 팔아. 글마가.
열받는다 아이가. 아! 그래갖고 때려치우고 나왔거든.
그래 또 남포동에 지하상가에 보면 싸게 파는 데 있거든.
거기 갈려고 또 지하철 탔거든.
지하철에 사람이 너무 많아 가지고 타고 가고 있는데,
남포동 가기 전에 거기 뭐지? (중앙동)
하여튼 거기서 사람 좀 빠지고 다시 사람이 많이 탔는데,
내 그때 서서 갔거든. 성훈이랑 얘기하면서.
그런데 뒤쪽에 대학생 한 명이 탔거든.
나도 대학생 얼굴 한 번 돌아보고 다시 얘기하면서 가고 있는데,
문 닫기자마자 그 대학생이 갑자기 내 어깨를 잡고 돌리는 거야.
그래 돌아봤거든. 그런데 갑자기 귀싸대기를 때리데. 글마가.
그래 내가 욕하면서 왜 때리냐고 그랬거든.
그러니까 글마가 뭐라고 하는지 아나? (뭐라고 했는데?)
그래 글마가 하는 말이
“내가 태어나서 내보다 잘 생긴 사람 처음 봤다.” 이라데.
(2006년 8월 31일)
<2학년 1반 김보배 이야기>
작년 여름에 가족들이랑 오랜만에 이렇게 모여서 드라마 보고 있는데
과일 먹으면서 막 드라마 보고 있는데
엄마가 막 드라마 보면서 아 저 배우 되게 멋있다는데
그 배우가 정준호였거든요.
아 내 이상형이라면서 막 엄마가 그랬고요.
아 정말 저런 남자랑 결혼하고 싶다고 엄마가 그랬어요.
그러니까 동생이 엄마 이상형이 정준호야? 그러는 거예요.
그래 엄마가 어 나 정준호 너무 좋다면서 막 그러기에
동생이 아빠한테 아 그러면 아빠는 이상형이 뭐야? 이러는 거예요.
그래 아빠가 난 잘 모르겠는데,
이러면서 옛날에 아주 촌스러웠던 여자 연예인 이름을 댔어요.
그러니까 동생이 그 사람 누군데? 이러면서 엄마한테 물어보니까,
엄마가 아 그 못생긴 여자 있다면서 키도 작고 이상하케 생겼다면서
암튼 막 그러는 거예요.
그때 동생이 하는 말이 혼자 생각하더마 딱 한다는 말이
“아! 그래서 아빠가 엄마랑 결혼을 했구나.”
(2006년 9월 6일)
<2학년 1반 강혜정 이야기>
작년에 학교에 헌혈차 왔었잖아 헌혈한다고.
헌혈 한번도 안 해 봐 가지고 딱 할라고 마음 묵고 딱 하러 갔는데,
애들이랑 딱 갔는데, 종이에다가 왜 그거 적잖아.
무슨 혈액형하고 그래갖고 오형 알에이취픞러스 해갖고 딱 냈는데,
언니가 피를 여기다 딱 뽑더마는 무슨 형이냐면서 그라데
그래갖고 내가 아 오형인데요 그랬거든
그러니까 아 이상하다면서 막 그러는 거라.
그래갖고 다시 뽑았어. 그래 다시 뽑으니까 에이형이라면서 그라데.
아 무슨 소리 하냐면서 헌혈차에 이런 데서 혈액형도 잘 모르냐면서
내가 속으로 막 생각했었는데,
딱 보니까 막 에이형이라면서 그러는 거라.
그래갖고 엄마 무슨 형이냐 그라데, 그래서 내가 오형이라 그랬어.
그러니까 아빠 무슨 형이냐 그래서 오형이라 그라니까
그러면 니 주워온 애라면서 그러는 거라.
그래갖고 아 지금 무슨 소리 하냐면서 내가 막 그랬어.
그러니까 아무튼 뽑으라 하데.
그래갖고 딱 침대에 누워갖고 있는데 이렇게 하고 있는데
막 머릿속에 에이형 에이형 그것밖에 생각 안 나는 거라.
그라고 있다아이가 막 가을동화 그런 생각나는 거라.
아 진짜 눈물이 막 날라 하는 거야.
이제 교실에 와 가지고 있다아이가 그거 엄마한테 딱 전화를 했어.
해 보니까 오형인데 내보고 에이형이라 했다면서 그러니까
아니 내가 배 아파서 낳았다면서 오형 맞다는 거야.
내가 지금 피를 뽑았다니까, 아 오형 맞는데 이라데.
그래갖고 엄마는 왜 임신했으니까 애기 낳으면은 혈액형 다 안다아이가.
아빠도 보건소에 가서 물어봤는데 오형이라 그랬거든.
그래갖고 내가 눈물이 나서 엄마 내 진짜 에이형이라면서 그러니까
아 맞냐면서 그래도 니가 내 딸 맞다면서 아무튼 맞다면서.
(그럼 바낀 거지? 아님 주어 왔거나? 아님? 아빠가 아니거나?)
아 그런데 아빠는 있잖아 내랑 진짜 닮았거든.
(2006년 9월 6일)
<2학년 1반 이은영 이야기>
내가 있잖아 중학교 때부터 한자를 싫어했단 말이야.
그래가지고 한자 시간만 되면 맨날 짜증나는 거라.
한자 시간 때 샘이 못하면 때린단 말이야.
그래가지고 내가 한자를 너무 못해 가지고 진짜 하기 싫었어.
하루는 진짜 한자 들은 날 너무 아픈 거라 몸이.
그래가지고 ‘아 이거 핑계로 학교 안 가야겠다.’ 이 생각 해 가지고
계속 아픈 척하고 있었어.
내가 한 번 아프면 진짜 심하게 아프단 말이야.
엄마가 “니 아프면 오늘 학교 가지 마라.” 이라는 거야.
그래서 내가 “아 알았다.” 이라면서 누워 자고 있었어.
그런데 '아 학교 안 가고 좋다.' 이러면서 딱 누워 있는데 그새 열이 내린 거야.
그래가지고 엄마가 딱 보더니, 돌아다니는 걸 보더니
“니 오늘 다시 학교 가라.” 이러는 거야.
그래가지고 내가 다시 막 아프다면서 막 그랬어.
엄마가 그럼 병원 가자는 거라. 병원 가서 약 먹고 빨리 학교 가라는 거라.
그래 딱 학교 갈 시간을 되니까 딱 그때가 한자 들은 시간인 거라.
학교 가면 3교시짼데. 3교시에 한자가 들었어.
그래 가기 싫다고 막 땡깡 부리는데 엄마가 빨리 가라는 거라.
병원 가서. 그래서 내가 초등학교 4학년 때 콩팥염 한 번 걸린 적 있었어.
그래 그때 그게 재발할 수 있다고 그라데.
그래서 내가 그거를 빌미로, 아 배 아프다면서 그랬어. 병원 가서.
그래 배 아프다고 그러니까, 어느 배가 아프냐고 그라는 거라.
그래 그냥 아랫배가 아프다고 그라니까,
엄마가 그러면 그거 콩팥에 염증 생겼는 갑다. 이러면서 의사 샘한테 그걸 말했어.
그런데 의사 샘이 지 혼자 막 뭐 이상한 거 피 딱 뽑아보고 그러더니,
막 지 돈 벌라고 그러는지 그 뭐지 맹장염이라는 거라.
그래서 내보고 수술을 하래.
그래서 나는 진짜 거짓말로 배 아프다 그랬거든.
그런데 의사 샘이 피 뽑아 보고 그러더니 맹장염이라고 그라는데,
내가 아니라고 할 수 없다아이가. 거짓말이라고 할 수 없다아이가.
그래 바로 그날 수술 날짜 잡고 있다아이가 수술하라는 거라.
그래가지고 바로 마취 그런 거 있다아이가.
그날 아무 것도 먹지 말라데. 그래 안 먹고 있었어.
그래 마취하니까 진짜 정신 없고, 딱 일어나 보니까 코에 이상한 거 꽂아져 있고.
그래가지고 완전 일주일 동안 학교 쉬었다아이가.
(2006년 10월 12일)
첫댓글 거짓말 한 공부를 톡톡히 했네. 은영이 야는 아프지도 않는데 수술해서 우찌됐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