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4월 1일
도담다담의 새벽백성 효민 입니다.
# 3월 26일 우연한 전화 한통
따르릉 따르릉
익숙하지 않은 목소리의 전화가 한통 왔어요. "안녕하세요. 중앙고등학교 윤영선 입니다."
아~ 지난번 운영위원회 모임 때 오셔서 기억하길 아주 밝은 얼굴을 가진 선생님이셨지요.
반갑게 맞아드리며 어쩐 일이신지 여쭸습니다.
그랬더니 무척 정중하게 말씀 꺼내시기를
윤 선생님 반에 장학금이 필요한 아이가 있는데 그 아이를 꼭 좀 돕고 싶다는 말씀과 함께
그것을 위해 삼성 고른기회장학재단의 장학금 지원사업에 신청을 하려고 하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지
자문을 구하고 싶다고 하셨지요.
통화를 하면서 이토록 열정적인 선생님이 어디 계실까 하며 놀랐고, 내가 어떻게 하면 도울 수 있을까?를 궁리하게 되었습니다.
윤 선생님께서는 내일 당장 찾아 오겠다며 적극적으로 다가오셨고
저도 어떻게 하면 도울 수 있을지, 그 사업은 어떤 것이지 알아 보게 되었지요.
삼성고른기회장학재단의 장학금 지원사업은 학교 교원이 멘토가 되어 아이와 함께 작성하는 양식이라
제가 양식을 볼 순 없었지만 홈페이지를 통해 공모요강을 확인할 수 있었고
친하게 지내고 있는 동료 사회사업가 20여명의 친구들에게 문자를 통해 장학사업 신청을 해 본 경험이 있는지,
자료를 가지고 있는지 물어 보기도 했어요.
제게도 장학사업은 아니었지만 도전 잉글리쉬업 신청서를 작성하며 아이와 학습계획 세우기, 신청서 쓰기를 했던 경험이
혹시나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바램도 있었구요.
전화기 넘어 들린 윤 선생님의 목소리, 고민, 간절함. 가능하다면 꼭 도움이 되고 싶었거든요.
#2 3월 27일 근무가 끝나자 마자 달려 오시다.
윤 선생님께서 6시 경에 오신다 하셔서 창문 넘어로 고개를 내밀어 기다렸습니다.
곧 총총 걸음으로 달려 오시는 윤 선생님을 뵈었지요. 뒤에 후광이 비쳤습니다.
어떤 배경에서 이 사업에 신청을 하게 되었는지, 아이는 지금 어떤지,
우리가 어디까지 진전을 했고, 어느 부분에서 막히는지에 대해 아주 조목조목 잘 말씀을 해주셨어요.
무척 정중하게 말씀해 주셔서 얼마나 좋고, 감사했는지요.
재정사용에 대한 저의 아이디어를 말씀드리며 재단에 문의해 보시기를 권하고,
아이와 학습계획을 세우는 것에 대한 저의 견해, 학습 계획서 샘플을 드리며 도움 되기를 바랬습니다.
전화 통화에서 처럼 말씀 하시는 내내 느꼈던 그 따뜻함이 제겐 큰 감동이었습니다.
#3 3월 30일 문자 한 통
"윤영선 입니다. 꿈장학 서류 작성중입니다. 시간나면 검토 부탁드립니다" - 윤영선 3/30 8:34pm
아이고 이렇게 감사할 때가..
경험도 부족하고 어린 제게 이렇게 정중히 부탁해 주시니 두 눈이 똥그래졌습니다.
그러면서 이렇게 아이를 위해 헌신하시는 학교 선생님을 책에서만 뵐 줄 알았더니 여기 계시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제 마음에도 불이 붙었답니다.
서류를 꼼꼼히 읽어보고 전화를 드렸지요.
윤 선생님. 제 생각을 그냥 가감없이 말씀 드릴 테니 필요하신 것만 취해주시고, 참고해 주셔요.
이런 건 참 잘하셨습니다. 제가 읽어도 잘 이해되었고 감동이 있었습니다.
저런 건 말을 좀 바꾸었으면 좋겠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쓰면 좋겠습니다. 등등
서류를 읽으면서 메모해 두었던 내용들을 조목조목 말씀 드렸습니다. 주제넘는 것 같아서 얼굴이 화끈거리기도 했으나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그 정도는 괜찮았습니다.
저의 부끄러움을 아셨는지 제가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조목조목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시는 윤 선생님 덕분에
마음이 한결 편해지기도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4 3월 31일 또 한 통의 문자
"선생님 멘토링 계획까지 입력을 했습니다. 다시 한번 검토 부탁드립니다' -윤영선 3/31 5:50pm
신청서류 작성하는 일이 얼마나 많은 고민과 주저함을 요구하는 일인지 알기에
3월 말 한창 바쁜 시기에 1학년 담임을 맡으시면서 매일 같이 서류를 이토록 꼼꼼하게 작성하시는
윤 선생님을 생각하니 제 가슴이 두근두근 했습니다. 윤 선생님의 열정이 전해져서 말입니다.
서류를 읽는 내내 우아.. 대단하시다 하며 한번 놀래며 연락을 드렸는데
듣게 되는 이야기에 저는 두번 놀랬답니다.
"아~ 고맙습니다. 샘. 제가 학교에서 빨리 쓴 편이거든요. 자문 구하면서 했다니까 다른 샘들이 막 보여달라고 그러세요~
아.. 모르겠다. 싶을 때마다 좋은 조언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헉.. 윤영선 선생님 같은 분이 더 계신다는 말씀?
거창에 아이들의 짐을 덜어 주고자 고심하며 애태우시는 선생님이 더 계시다는 말씀?
정말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5 이런 기회를 주심에 감사.
이제 사회생활 2년차. 거창생활 2년차.
모르는 것이 아는 것 보다는 백만개 많은게 지금의 나.
이런 내게 윤영선 선생님 처럼 열정있는 선생님의 귀한 일을 도울 수 있게 되어 정말 영광이었습니다.
2008년. 1년의 경험 가운데 윤 선생님을 도울 수 있는 경험을 쌓게 하심에 감사합니다.
또한 거창에 이렇게 좋은 선생님이 계심을 알게 해 주시고, 만나게 하신 것에 감사합니다.
거창에 또 어떤 보석같은 분들이 숨어 계실까 기대하게 하심을 감사합니다.
책에만 계신 줄 알았던
자신이 있는 자리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로서 복지를 실현하시는 분을 알게 되어, 뵙게 되어
마음이 좋고, 따뜻하고, 자랑스럽습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고난당하던 선지자에게 하나님께서 '너와 같이 고난받으면서도 믿음을 버리지 않은 이가 6천이나 된다'고 격려하셨던 말씀이 기억납니다. 같은 길로 향하는 숨은자. 한 사람, 한 사람 만날 때 마다 효민 선생님 마음에 힘이 불끈!!
고마워요 영미언니 지금은 어디서 바람을 맞고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