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월의 백두산 천지
출처 연합뉴스 : https://www.yna.co.kr/view/PYH20240617022200013?input=1196m
(백두산=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지난 11일 백두산 천문봉에서 바라본 천지. 2024.6.17
ksm7976@yna.co.kr
김성민(ksm7976@yna.co.kr)
빛명상
행복마에스트로
백두산 우주마음 감사제와 빛VIIT의 잔 탄생 (1)
바로가기 : https://cafe.daum.net/webucs/DJ17/439
백두산 우주마음 감사제와 빛VIIT의 잔 탄생 (2)
바로가기 : https://cafe.daum.net/webucs/DJ17/441
백두산 우주마음 감사제와 빛VIIT의 잔 탄생 (3)
바로가기 : https://cafe.daum.net/webucs/DJ17/442
백두산 우주마음 감사제와 빛VIIT의 잔 탄생 (4)
바로가기 : https://cafe.daum.net/webucs/DJ17/443
세 번째 잔을 하늘에 올렸다.
지축을 뒤흔드는 굉음과 함께
파릿한 번갯불이 잔 위로 다시 내리쳤다.
실로 엄청난 불기둥이었다.
모두가 얼빠진 얼굴이었다.
틀림없는 성광의 기적이었다.
나를 통해 내린 기적은 분명 영광스런 일이겠으나
빛VIIT의 정신을 세상에 전해야 할 책임 또한 무거웠다.
백두산 천재天祭, 그리고 성잔聖盞
우리 학회에서는 이따금 천제를 봉헌한다.
천제란 그때그때 특별한 사유가 있거나 어떠한 느낌이 다가올 때 우주마음에 대해 제를 올리는 것을 말한다. 그렇다고 특별히 무슨 신을 모신다는 얘기는 아니고, 다만 있는 그대로의 하늘을 향해 기도하는 마음으로 정성을 표하는 의식이다.
이 부분에서 혹자들은 말할지 모르겠다. 종교도 아니요, 사이비 집단은 더 더욱 아니라는 초광력超光力학회에서 천제는 무엇이고 기도는 또 무어냐고 말이다.
그러나 이는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소리다. 그것은 감사의 표현인 것이다.
안타깝게도 요즘의 우리는 감사라는 단어를 아예 잊고 살거나 적어도 그것을 표현하는 데 매우 인색한 것이 사실이다.
예를 들어 가뭄이 들었다고 한 번 가정해 보자. 그러면 사람들은 대번에 기우제를 지낸다. 그렇다면 이번에 비가 내렸다고 또 가정해 보자.
이때에도 하늘에 감사의 제를 올리는가? 아니다. 그저 오는 비만 반갑고 기쁘게 받아들일 뿐이다. 기우제를 지낼 때의 절박한 심정은 옴두 어디로 갔는지 안중에도 없다. 그것으로 그만일 뿐이다.
인간사 매사 대개가 그러하다. 아쉬울 땐 애원하고 쥐어지면 망각한다. 아닌 말로 화장실에 갈 때와 나올 때 마음이 다른 꼴이다. 그러나 확신하건데 무릇 사람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이 아니던가? 감사야말로 모든 예절이 뻗어 나오는 출발점이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가 감사하는 마음을 모른다면 금수보다 나을 것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우주의 마음에 수시로 천제를 봉헌한다. 만물을 존재케 하고 유지케 하는 그 절대적인 은혜야말로 무엇에 견줄 수 없는 감사함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처음 천제를 모시기 시작한 이래로 내게는 늘 마음에 걸리는 한 가지가 있었다.
모든 제祭가 그러하듯 천제에서도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술인데 그 술을 헌주할 잔(제주잔)이 마땅치 않았던 것이다. 아쉬운 대로 회원 집에서 얻어온 조그만 은색 잔으로 대신하고 있었지만 무언가 부족한 느낌이 항상 떠나지 않았다. 물론 호화스런 장식이나 과장된 위엄으로 덧칠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의 정성은 담겨 있어야 예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한동안 생각한 끝에 나는 천제용 잔을 새로 만들기로 했다. 행여 부족한 게 아닐까 계속 마음에 걸리느니 확실한 게 나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95년 6월쯤 학회 회원들의 동참 속에 18K로 도금된 새로운 잔을 마련하였다. 회원들을 동참시킨 이유는 내 돈을 아끼고 싶어서가 아니다. 비록 넉넉한 형편은 아니지만 술 따를 잔 하나 마련하는 일에 무슨 억만금이 들어간다고 그런 궁색까지 떨겠는가. 그보다는 하늘에 대한 정성을 표하는 일에 이왕이면 보다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모으는 것이 더 뜻깊겠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이렇게 잔이 마련되면서 우리는 그 기념으로 천제를 지내기로 했다. 또한 제대로 된 잔을 처음으로 사용하는 천제이니만큼 장소도 보다 의미 있는 곳을 선택하기로 했다. 그래서 결정된 것이 백두산이었다.
앞으로 펼쳐질 백두산 천제의 이야기는 바로 이러한 배경을 통해 추진된 것이다.
“모두 타셨습네까? 그럼 출발하갔습네다.”
6월 27일 이른 아침. 숙소에서 나온 우리 일행이 모두 자리를 잡고 앉자 중형버스는 천제가 치러질 백두산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안녕하십네까? 오늘 백두산 천지 여행을 도와드릴 안내원입네다. 잘 부탁 드리갔시오. 그리고 불편한 게 있으시면 고저 아무 때라도 말씀만 해주십시오…….”
출발과 함께 가이드 아가씨가 인사겸 간단한 안내를 했다. 불한쪽 사투리에 가까운 조선족 특유의 억양이었다. 하지만 우리와 똑같은 인상이여 순박한 웃음 등이 전혀 낯설게 느껴지지 않았다.
낯설지 않은 것은 사람뿐만이 아니었다. 참 밖으로 비치는 산하의 모습도 어딘가 눈에 익숙하여 타지라는 느낌을 풍기지 않았다. 푸르디 푸른 하늘 아래로 간간이 보이는 달구지하며 느긋하게 풀을 뜯는 소떼들 모습 등이 우리 시골의 하나로운 풍경을 보는 것 같아 오히려 정겹게 다가왔다.
이처럼 친숙한 정서가 흐르는 창밖의 풍경을 보니 조금은 마음이 놓였다. 천제에 몰입하자면 아무래도 낯설지 않게 느껴지는 푸근한 환경이 더 나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백두산이라는 장소가 지니는 무게와 상징성 때문에 여느 천제 때보다 조금 더 긴장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생각하면 백두산이야말로 우리가 터 잡은 이 땅의 정수리요 배달의 혼백이 살아 꿈틀대는 민족적 성지가 아니던가? 이제 그 민족의 영산에 오를 생각을 하니 자못 마음이 숙연해 졌다.
사실 내가 이곳을 천제의 장소로 선택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 민족의 정기와 국토의 기운이 발원한다는 백두산 천지, 남북의 대립으로 지금은 비록 전설처럼 멀어져간 향수의 대상이 되었지만 그래서 더욱 사랑과 화해의 정신을 떠올리게 하는 장소이다.
더구나 삼천리강산이 처음으로 시작되는 곳이면서 오천 년 민족혼과 기백이 서려 숨 쉬는 곳이기에 이곳 백두산 천제는 하늘에게 더 없는 정성이 될 것이요 우리에게도 잃어버린 그 무언가를 되새기게 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 굳게 믿었다.
잠시 이런 생각을 하며 창밖을 보고 있는데 다시 안내 아가씨의 말소리가 들려왔다.
“손님 여러분께 잠시 죄송한 안내 말씀드리갔습네다. 여러분이래 묶으신 숙소에서 백두산 입구까지는 본디 네 시간 정도 달리는 거립네다만 얼마 전부터 중간에서 도로 보수공사가 시작됐시오. 그케서 두 시간 정도 더 다른 길로 돌아가야 하니까 지루하시더래도 양해해 주시면 고맙갔습네다.”
그렇다면 무려 여섯 시간이나 차를 타야 한다는 소리였는데 나는 은근히 회원들이 걱정되었다. 중국에 도착한 이후 내내 빡빡한 일정의 강행군이 계속되었는 데다 어제는 천제에 대한 설렘 때문에 밤잠까지 설치는 회원들이 많은 것 같았기 때문이다.
“피곤하지 않아요? 눈 좀 부치지 그래요.”
것정스러운 마음에 한 회원에게 말을 붙여보았다. 그러나 기우에 불과했다.
“아니요. 전혀요. 그렇지 않아도 저도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평소 같았으면 이 거리 반만 움직였어도 초죽음이 됐을 텐데 전혀 피곤한 줄 모르겠어요. 참 신기한 일이죠? 다 선생님 초광력超光力 덕분인 것 같아요.”
그 회원은 정말 활기에 찬 모습이었다.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웬걸요? 이렇게 팔팔하잖아요. 선생님이 옆에 계신 데 피곤할 리가 있겠어요?”
“보세요. 오히려 힘이 넘쳐요. 혼자 왔으면 어림도 없는 일이었을 거예요.”
물어보는 사람마다 대답은 한결 같았다. 아닌게 아니라 차 안은 전체적으로 생기에 찬 분위기였다. 빡빡한 일정에, 수면 부족에, 또 이렇게 장시간 이동까지 해야 하는 부담된 여정이었지만 어린아이부터 할머니까지 누구 하나 지친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면서 모두 초광력超光力 때문에 그렇다는 것이다.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물론 천제를 생각하며 계속 초광력超光力을 보내기는 했지만 그 마음들이 너무도 곱고 대견했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이렇듯 순수하게 믿고 긍정하는 마음이 있어 역으로 초광력超光力의 효과가 발휘됐는지도 모를 일이다. 나비가 꽃을 찾아 내려앉듯 우주 정신은 순수한 마음에 찾아 깃들이기 때문이다. 비단 초광력超光力 뿐만 아니라 세상 어떤 일에서건 이런 마음을 갖는다면 최소한 없는 복도 한 번쯤은 찾아들 게 분명할 이치였다.
아무튼 회원들이 활력에 넘치는 모습을 보니 다행한 일이었다. 앞으로도 몇 시간은 더 차에 시달려야 할 것이지만 한결 부담이 덜했다. 소소한 데까지 은근히 챙겨주시는 성광의 배려에 감사하며 나는 다시 시선을 창밖으로 돌렸다.
바깥 풍경은 보고 또 봐도 지루하지 않았다. 한 가지 우리와 다른 점이 있다면 넓디넓게 이어지는 들판이었다. 과연 만주벌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백두산으로 가는 길목에는 끝도 없이 펼쳐지는 평원과 그 위로 내려앉은 지평선이 길게 드러누워 있었다.
보고 있으니 감회가 새로웠다. 언젠가 우리 조상들의 말발굽 소리가 천지를 뒤덮었을 이 광활한 벌판. 그러나 이제는 기억 속의 유산일 뿐이다, 해도 애석할 건 없었다. 이제 영토적으로는 남의 나라 땅이 되었다 해도 어차피 하늘 아래선 여전히 하나의 땅덩이일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듯 대우주의 마음 아래 새로이 통합되어 진정한 하나로 거듭나는 것이 우리의 제일 과제일 것이라 생각했다. 속히 그런 날이 오기를 바라며 조용히 광력光力을 보냈다.
몇 시간을 달렸을까, 주변이 조금씩 산악지형으로 바꾸기 시작했다. 안개 뒤로 뿌옇게 보이는 산세가 제법 가파른 것으로 보아 이제 목적지가 얼마 남지 않은 모양이었다.
하지만 반가움 보다는 먼저 안개가 걱정되었다. 앞으로 나갈수록 안개가 점점 짙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날씨가 고르지 않을 것 같았다.
아니나 다를까 조금 뒤부터는 기어코 빗줄기가 내리치기 시작했다. 하필이면 이럴 때 비가 오다니 난감했다. 다른 사람들도 모두 걱정스러운 듯 말없이 창밖만 주시하고 있었다.
이런 차 안의 분위기를 읽었는지 곧이어 가이드 아가씨의 안내 방송이 흘러나왔다.
“아시는지 모르갔지만 백두산 일대는 기후 변화래 매우 극심한 곳 입네다. 아주 시시때때로 변하디요. 땡볕이 나다가도 이케 비래 쏟아붓는 건 아주 흔한 일입네다. 그래서 맑게 갠 천지를 본다는 것도 대단히 어려운 일입네다. 한 열 번 오면 두 번이나 볼 수 있갔나 하는 정도디요. 오늘도 사실은 걱정이 되누만요. 먼 곳에서 오셨는데 천지를 못 보고 가시게 되면 제 자신도 대단히 섭섭할 것입네다. 그티만 원래 그런 곳이니끼니 혹시 천지를 못 보시더라도 너무 속상해 하디 않으시기 바랍네다.”
위로를 하는 건지 김을 빼는 건지 하여튼 안내원의 설명은 이랬다.
계속 비가 내려 정말 천지를 볼 수 없다면 낭패가 아닐 수 없다. 모처럼 어렵게 준비한 천제였는데 백두산 정기의 상징인 천지를 볼 수 없다면 그 의미는 반감될 것이었다.
나는 우주의 마음에 의지해 보기로 했다. 이것이 진정 하늘의 뜻이라면 어쩔 수 없으되, 그렇지 않고 단순한 자연의 현상일 뿐이라면 분명 어떤 답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조용히 눈을 감고 침묵에 들었다. 잠시 후 하얀 불기둥이 누앞을 스치면서 아늑한 느낌이 전신을 감쌌다.
‘세 번의 기회를 주겠다. 세 번 천지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빛VIIT에 취한 중에서 마음속으로 우주의 목소리가 선명하게 느껴졌다.
침묵을 끝내면서 자신이 생겼다. 수북하다 싶을 정도로 평소보다 많이 솟은 손바닥의 금분을 보니 더 더욱 느낌에 대한 확신이 생겼다.
“자 오늘 천제는 무사히 봉헌될 수 있을 테니까 모n 기운들 내세요.”
나는 우주 초자연적 마음의 느낌을 전하면서 늘어져 있는 회원들을 격려했다.
“천지를 못 볼지 모른다는 데도요? 그럼 여기까지 온 의미가 약해지는 거 아닙니까?”
“아뇨 볼 수 있습니다. 오늘 정확하게 세 번 천지를 볼 수 있을 겁니다.”
내가 이 정도로 말할 때에는 뭔가가 있다는 것을 그동안의 경험으로 익히 알고 있는 회원들이었다. 사람들의 얼굴이 다시 밝아지면서 금세 기대의 빛이 어렸다. 정작 놀라는 사람은 바로 조선족 가이드 아가씨였다.
“천지를 꼭 볼 수 있다는 말씀입네까? 세 번을요? 어케요? 혹시 선생님이래 백두산에 대해서 잘 알고 계신 모양이디요? 아니면 그 머이냐, 점을 치시는 분이십네까?”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묻는 가이드 아가씨의 표정은 반신보다 반의 쪽에 가까웠다. 하지만 내가 이 아가씨에게 무슨 말을 해 줄 수 있겠는가? 짧은 시간에 설명할 수 없을 바에야 그저 한 번 웃어주는 도리밖에 없었다.
30분 정도 더 달려 마침내 백두산 등정 입구에 도착했다. 다행히 비는 그쳤지만 여전히 하늘은 한껏 흐려있었다. 그러나 그리 신경이 쓰이지 않았다. 오랫동안 힘들여 준해 온 정성을 하늘이 외면하지 않을 것이란 확신이 이제는 있었기 때문이다.
다시 몇 대의 짚차에 분승하여 15분 정도 더 간 다음 우리는 천지를 향해 오르기 시작했다.
말 그대로 영산이었다. 오르면서 본 백두산은 뭐라 표현하기 어려운 감동 그 자체였다. 지리산의 장중함과 설악산의 날카로움이 뒤섞인 채 하늘을 치받을 기세로 뻗어 올라간 산세는 가히 민족의 기상을 상징하고도 남음이 있었다. 꽃과 나무, 단풍과 설경 등 사계절의 표정까지 한 몸에 품고 장엄하게 늘어선 그 위용은 과연 민족 최대의 명산이라 부르기에 조금도 손색이 없었다.
그렇게 얼마를 더 올랐을까, 갑자기 눈앞이 탁 트였다. 마침내 천지에 올라선 것이다. 실로 7시간에 가까운 대장정 끝에 도착한 곳이었다.
기대와 달리 천지는 구름으로 가득 덮여 볼 수가 없었다. 질척거리는 날씨는 부슬부슬 비까지 다시 뿌렸다. 그러나 나는 당황하지 않았다. 무언의 약속이 계시지 않았던가?
그저 순수한 마음으로 그 약속을 믿고 기다리면 될 것이었다.
오래 걸릴 것도 없었다. 잠시 숨을 고르면서 구름 저편에 숨은 천지 모습을 가능해보고 있는데 문득 머릿속이 맑아지면서 따스한 온기 같은 것이 느껴져 왔다. 흔히 하늘로부터 어떤 기운이 내릴 때 받는 기분이었다. ‘지금이구나’ 나는 그 느낌을 놓치지 않고 하늘을 우러르고 천지를 향해 손을 내저었다. 무심결에 나온 행동이었다.
“와―, 우와!”
잠시 후 사람들이 일제히 탄성을 내질렀다. 마치 굳게 닫힌 어둔 장막이 젖혀지는 것처럼, 또는 무대의 막이 열리는 것처럼 그렇게 한가운데로부터 구름이 갈라지더니 서서히 양옆으로 밀려나면서 수줍은 듯 천지가 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던 것이다.
“보세요! 천지예요! 마치 구름 가운데를 칼로 동강내서 양옆으로 밀어낸 것 같아요.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지요? 너무 신기해요 선생님.”
어떤 회원인가 매우 흥분과 감탄에 찬 목소리였지만 내 귀에는 그런 말소리가 제대로 들려오지 않았다. 이것인가 이것이 민족의 혼이 서려 있다는 바로 그 백두산 천지란 말인가? 나는 벅찬 감격에 한동안 넋을 놓고 천지만 바라보았다.
끊어진 대동맥 백두대간 허리를 돌아 머나먼 길을 달려온 핏줄의 여정을 위로하듯 천지는 그지없이 인자한 자태로 평화롭게 누워있었다. 흐린 하늘이 반사되어 푸른 기는 덜했지만 물빛도 더없이 맑고 깨끗했다. 볼수록 뭉클함과 숙연함이 가슴을 가득 채울 뿐이었다.
잠시 후 구름의 문이 닫히면서 천지는 다시 희뿌연 물안개 속으로 잠겨 들었다. 이정도면 첫 인사로는 충분하다는 뜻일까? 그러나 두 번의 약속이 남아 있기에 아쉽지는 않았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언제 그쳤는지 비도 오지 않았다. 나는 마음을 정제하고 천제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자, 이제 마음들 가라앉히시고 천제 봉헌할 준비를 하십시다. 천제 중에는 비가 오지 않겠지만 조금 지나면 다시 비가 올 테니 어서들 서두르세요.”
우주마음으로부터 받은 느낌을 전하며 나는 회원들을 재촉했다. 우리가 천제 준비를 서두르는 동안 근처에 있던 다른 관광객들이 하나 둘 우리 주위로 몰려들었다. 천지가 열렸던 흥분 반, 호기심 반 해서 우리 행사를 구경할 모양이다. 나는 굳이 불편하게 느끼지 않기로 했다. 더 많은 사람이 하늘을 우러른다는 것은 분명 좋은 일이기 때문이다.
이윽고 천제가 시작되었다. 먼저 감사와 존경, 그리고 경외의 마음이 담긴 제문을 읽으며 우리가 이곳까지 온 연유를 하늘에 고했다. 이어서 새로 마련한 잔에 술을 따랐다. 조금은 긴장이 되었다. 온 회원이 정성껏 마련한 잔이었지만 우주마음이 어떻게 받아들이실지 몰라 조심스러웠던 까닭이다. 나는 부디 기쁘게 받으시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정성껏 잔에 술을 따랐다. 그리고 천천히 하늘을 향해 잔을 올릴 때였다.
“야―! 저 봐라! 저 봐라! 세상에나…….”
주변 관광객들이 소리를 질렀다. 잔을 올림과 동시에 다시 천지가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던 것이다. 처음과 달리 이번에는 왼쪽에서부터 구름이 걷히기 시작하면서 천지가 나타났다. 그렇듯 한쪽부터 반듯하게 구름이 걷혀가는 광경이 마치 한옥의 미닫이문이 열리며 병풍 속의 천지가 반갑게 얼굴을 내미는 듯했다.
사람들의 웅성거림 속에서도 천지는 여전히 고요하고 넉넉한 기운을 감싸고 있었다. 빛VIIT이신 그분께서 품으신 향기의 일단이 스미어 있는 것 같았다. 맑고 밝음과 사랑, 그리고 자비 같은 것들이 말이다. 문득 그런 생각을 했다. 자연의 순수함을 점차 잃어가는 우리를 깨우치기 위해 우주마음께서는 지금 천지를 열어 보이시는 것이 아닐까? 물론 추측일 뿐이지만 왠지 그렇게만 느껴져 나는 천지가 다시 구름 뒤로 숨어들 때까지 그곳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천제의 끝에 마지막으로 회언들에게 초광력超光力을 주는 시간을 가졌다. 그런데 주변에 있던 다른 사람들까지 슬금슬금 다가서는 것이다. 천지가 열린 것에 적잖이 놀랐던 탓인지, 아니면 뭔가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한 때문인지 몰라도 관광객, 중국 국경 수비대, 가이드 아가씨 등등 주위에 있던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우리 곁으로 다가들었다.
나는 기꺼이 모든 사람들에게 초광력超光力을 보내주었다. 초광력超光力이 끝나자 잠시 주위가 소란해졌다.
“이야―, 이게 뭔냐? 손바닥에 웬 황금가루가 이렇게 솟았어?”
“봐봐, 나도 그렇지. 나는 팡등에도 온통 금빛이라구.”
“나는 빛까지 봤어요. 붉은 불기둥이 분명히 보였다고요.”
회원들은 가만히 있는데 다른 사람들이 난리였다.여기저기서 비슷한 소리들이 터져나왔다. 간간이 알아들을 수 없는 중국말들도 섞여 있었다. 하긴 초광력超光力을 처음 받아보는 사람들이니 그런 징후들이 신기하기도 할 것이었다. 대부분 사람들이 처음엔 그런 반응들을 보이니까. 더욱 재미있는 것은 가이드 아가씨의 반응이었다.
“내래 몇 년 동안이나 안내원 생활을 해왔디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야요. 그동안 천지를 본 적보다 못 본적이 많고, 또 봤어도 부분적으로 밖에 못 본 거이 더 많은데 대체 이거이 어케 된 일인지……. 거기다 조금 전에 그 머이야, 그래 기도, 선생님께서 기도 비슷한 걸 하실 때는 찌릿찌릿 전기래 통하는 겁네다. 그러면서 눈에 불똥이 안 튀나, 손바닥에서 이케 금가루래 나오디 않나 하여튼 놀랍습네다. 대단 하십네다.”
하더니 땅바닥에 털썩 무릎을 꿇고 합장을 하는 것이다. 인민복 비슷하게 딱딱한 복장을 입은 아가씨가 그렇게 나오니 어딘가 퍽 어울리지 않을 것 같으면서도 한편으로 그래서 더욱 진솔하게 보이기도 했다.
정도의 차이일 뿐 다른 사람들 반응도 마찬가지였다. 손바닥 한 번 보고 내 얼굴 한 번보고 하면서 귀신에 홀린 표정을 짓는 사람, 서로 자기 손바닥의 금분이 크다고 우기는 사람들, 괜히 한 번 더 초광력超光力 자세를 취해보는 중국 군인 등등 하나같이 재미있고 천지스러운 모습들이었다. 이런 사람들의 모습에서 나는 우주의 마음을 보았다. 이렇게 천진스러운 사람이거늘, 이렇게 쉽게 하나가 될 수 있는 것이거늘. 알 수 없는 보람 같은 것이 마음속으로 밀려들었다.
천제를 마치고 마지막으로 회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기로 했다.
“선생님, 뒤에 배경이 좀 그런데요? 순전히 구름뿐이니…….”
모두 둘러서서 사진을 찍으려는데 누군가 투정을 부리는 것처럼 말했다. 나는 그 읨를 알 것 같았다. 천지를 보여주기로 한 약속이 한 번 남지 않았느냐는 얘기일 것이다.
하긴 나도 은연중에 의식을 하고 있었다. 딴에는 천제에 대한 기억의 뜻으로 사진을 남기는 것도 의미가 있는 일일 것이다. 나는 천지를 향해 돌아서서 마지막으로 광력光力을 보냈다. 역시 우주의 마음은 약속을 어기지 않았다. 내가 팔을 내저음과 동시에 이번에는 오른쪽으로부터 구름이 접히면서 다시 천지가 나타났다. 여기저기서 탄성과 함께 셔터 누르는 소리가 터져나왔다. 보고 또 보아도 새삼스런 장관이라는 듯 사람들은 다시 한 번 놀라운 얼굴이 되었고 이런 경이로운 분위기 속에 백두산 꼭대기는 한동안 셔터 누르는 소리로 가득했다.
생각하면 실로 예사롭지 않은 현상이었다. 바람도 없는 하늘에서 구름이 자동문처럼 갈리어 열리 수 있다니……. 이것은 기적이라 해도 좋았다. 그렇지 않고서는 사방으로 두텁게 깔리어 있던 구름이 갑자기 세 번씩이나 문짝 열리듯 확연하게 갈려 걷히는 현상을 달리 설명할 길이 없기 때문이다.
더욱 의미가 각별한 것은 새로 마련한 잔으로 모신 천제에서 기적이 내렸다는 점이다.
이는 하늘이 이 잔을 인정하고 천제를 흡족히 받으셨다는 의미가 된다. 만일 부정이나 반려의 뜻이 계셨다면 적어도 이런 기적은 내리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잔은 보통의 잔이 아니었다. 우주마음의 존재를 드러내 보이며 그 축복을 입은 잔을 어찌 평범하다 여길 수 있겠는가?
따라서 나는 이 잔을 감히 성잔聖盞l라 부르기로 했다. 이 잔을 통해 성스러운 하늘의 기적이 내렸다는 의미에서다, 지금껏 우리 학회의 보물 2호로 소중히 간직하고 있는 성잔은 이렇게 해서 그 유래가 비롯된 것이다. 그렇다고 무슨 종교적 의미로 부풀려 오해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다만 우리가 이고 사는 하늘에 대한 순수한 존경의 마음을 그렇게 표현한 것뿐이니까…….
하산길에 우리는 모두 함께 고향의 봄을 합창했다.
“나의 살던 고향은 꽃 피는 산골…….”
백두산 천지. 그곳은 잃어버린 두 개의 고향을 떠올리게 하는 곳이었다.
맑고 순수한 우주의 마음을 보았으니 이는 잃어버린 영혼의 고향을 떠올리게 했고, 동족이 갈려 대치한 분단의 현실을 보았으니 이는 잃어버린 육신의 고향을 떠올리게 했다.
그렇듯 잃어버닌 두 개의 고향을 확인하는 일은 반갑고도 서글픈 일이었다. 그러나 돌아가겠다는 열망이 있어 고향은 그 자체로 희망이 아니던가? 나는 그 희망을 마음에 간직한 채 우리의 안식과 평화가 깃들인 남쪽 나라 고향 땅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비록 백두대간을 종주하여 내려가지는 못할망정.
“……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이후로 이 그리움이 속히 풀릴 수 있기를 성잔에 술을 따를 때면 꼭 한 번씩 기도해 본다.
출처 : 초광력超光力 빛VIIT으로 오는 우주의 힘
1999년 3월 8일 1판 1쇄 발행
1999년 4월 15일 1판 2쇄 발행
2014년 5월 28일 한정판 1쇄 P. 115-127
백두산 빛의잔 탄생 빛이야기 마음에 잘 담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그날의 빛역사 다시금 잘 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의 마음을 올리는 감사제 그 의미를 다시금 담게됩니다
백두산 빛의 잔 탄생!!
빛의 기적이 너무나 신비롭습니다
고향의 봄 노래가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하산길
빛의 두번째 보물 빛의 잔
감사와 공경의 마음을 올립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마음드립니다.무한의 빛명상 빛의소리 고향의 봄 가사와 함께 특은의 백 두산 빛의 잔 탄생 기념 찰나의 기적 베프신 학회 제 두 번째 보물 29해 맞이하신 학회장님의 빛안의 무궁한 공경과 감사마음드립니다...감사드립니다.
무한의 우주근원 우주생명원천의 백두산 빛의 잔 탄생기념 감사제의 빛안의 학회장님의 천혜의 초광력 빛안의 무궁한 공경과 감사마음드립니다 ...
감사드립니다. 무한의 빛명상 빛과 함께 특은의 무궁한 공경과 감사마음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