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소개
역사적 경관 보존을 둘러싼 전 세계 수많은 도시들의 복잡한 맥락과 그 이면을 살펴봄으로써 우리는 왜 역사적 경관을 보존해야 하며, 그것의 가치는 어디에 있는가를 되묻는 로버트 파우저의 남다른 탐구의 결과!
역사는 당장은 아닌 것 같아도, 장기적으로 볼 때 결국은 발전한다는 믿음이 장착되면서 오래된 것은 무조건 낡은 것이라는 인식에 변화가 생겼다. 지나간 것들은 오래되었으니 곧 새로운 것으로 대체되어야 할 것이었으나 이제는 아니었다. 역사와 소통할 수 있는, 가치 있는 유산으로 평가 받기 시작했다. 특히 특정 인물 또는 주요 사건과 관련 있는 건물이나 그 시대를 보여주는 지역의 역사적 경관은 각별한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그러면서 오늘날 우리가 흔히 접하는 역사적 경관의 보존 노력이 도시들마다 펼쳐지기 시작했다. 본격화한 정도가 도시들마다 차이가 있긴 하지만 그런 시도 자체는 최근의 일만이 아니다. 이런 역사적 경관을 세계 주요 도시들이 어떻게 대해왔는지, 보존의 배경으로는 어떤 맥락이 작동했는지 호기심이 생겼다. 호기심을 따라가보니 거기에는 권력자들의 정통성 획득부터 애국주의와 애향심의 고취, 시민정신의 구현까지 다양한 목적과 의도가 배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러면서 역사적 경관의 이면은 물론 도시의 역사까지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
👨🏫 저자 소개
로버트 파우저
그는 각국 도시 생활자이며 탐구자다. 그에게 ‘도시’란 여행자로 스 치는 장소가 아닌, 일상의 터전이며 삶의 기반이다. 어디에서나 경 계 밖 이방인으로 살지 않았으며 기꺼이 그 도시의 일원이 되었다. 얼핏 보이는 도시의 풍경보다 그뒤에 쌓인 시간과 도시를 이루는 수많은 ‘입자’야말로 그의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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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앤아버에서 태어났으나 주로 이 도시 밖에서 살았다. 고교 시절 도쿄에 두 달여 다녀간 이후 여러 대륙의 수많은 도시에 머물렀다. 한국과 일본과의 인연은 여러모로 남다르다. 서울·교토·대 전·구마모토·가고시마 등의 여러 학교에 재직하며 짧게는 1년 반, 길게는 13년여를 살았다. 서울과 교토 등에 살면서 한국과 일본의 여러 도시를 수시로 다녔다. 그 가운데 한국에서 첫발을 딛은 부산과 오늘날 도시를 둘러싼 현실적인 고민의 시작점인 인천, 한국 전통건축 한옥에 대한 관심사로 시작한 전주와 대구 등과의 인연 은 특히 오래되었다. 이외에도 학업을 위해 살았던 더블린은 물론 런던과 뉴욕, 어머니가 말년에 살았던 라스베이거스 역시 그에게 는 늘 어제 본 듯 선한 도시다. 이밖에 미국과 유럽의 여러 도시에도 매우 익숙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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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언어 사용자이기도 한 그에게 사는 도시의 언어는 경계 안으로 들어가는 유용한 도구다. 언어학 전공자로서 모어인 영어 외에 한국어·일본어·독일어·에스파냐어·프랑스어·중국어·몽골어 를 공부했고, 한문과 라틴어·북미 선주민 언어·중세 한국어·에 스페란토어·이탈리아어 등을 따로 익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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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사진에도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그는 단순히 애호 가의 수준을 넘어 지속적으로 촬영 작업을 해오고 있다. 2016년 교토에서 열린 국제사진전에 작품을 출품하기도 했고, 2017년과 2018년 인천과 홍천에서 마을공동체 사진 프로젝트를 진행했으며, 이후에도 다양한 전시를 준비하고 있다. 이 책에 실린 사진 역시 대부분 그가 수십 년 동안 꾸준히 찍은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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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1년 미국 미시간 주 앤아버 출생. 미시간 대학교에서 일어일문학을 전공하고, 동 대학원에서 응용언어학 석사 과정을, 아일랜드 트리니티 칼리지 더블린에서 응용언어학 박사 과정을 밟음. 1988년부터 1992년까지 고려대학교 영어교육과 객원 조교수, 한국과학기술대학(현재 카이스트) 교양 영어 초빙 조교수 등으로, 1995년부터 2008년까지 일본 리쓰메이칸 대학교, 교토 대학교 외 국어 교육론 강좌 부교수, 구마모토가쿠엔 대학교 경제학부 부교 수, 가고시마 대학교 교육센터 교양 한국어 부교수 등으로, 2008년부터 2014년까지 서울대학교 국어교육과 부교수로 재직함.
주요 저서로 『외국어 전파담』, 『외국어 학습담』(2022 세종도서 교양 부 문 선정), 『도시독법』, 『도시는 왜 역사를 보존하는가』 등이 있고 이밖에 『서촌 홀릭』, 『미래시민의 조건』, 『서울의 재발견』(공저), 『Hanok: The Korean House』 등을 쓰고, 『한 국문학의 이해』Understanding Korean Literature(김흥규 지음)를 영어로 옮김.
『한겨레』·『아시아경제』·『프레시안』 등에 칼럼을 쓰고 있으며, 그 이전에도 『동아일보』·『한국일보』·『중앙선데이』·『넥스트 데일리』 및 영자 신문 『코리아헤럴드』·『코리아타임스』·『코리아중앙데일리』 등에 꾸준히 칼럼을 게재해왔음. 2012년 한국어 교육과 관련한 공로를 인정 받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장을 받음.
📜 목차
책을 펴내며
제1장. 종교 유산을 적극적으로 보존했던 ‘그들’의 속사정_이탈리아 로마와 일본 교토
제2장. 더욱 더 견고한 ‘우리’를 만들기 위한 애국주의 전시장_미국 윌리엄즈버그와 일본 나라
제3장. ‘나의 살던 고향’을 아름답게! 단, ‘우리’에게 아름다운 것만_미국 찰스턴 · 뉴올리언스 · 샌안토니오
제4장. 오래된 도시의 흔적으로 남은 사회적 저항_미국 뉴욕과 독일 베를린
제5장. 전쟁의 상처를 평화의 상징으로 남겨두다_일본 히로시마와 독일 드레스덴
제6장. 제국주의 수도들, 개발과 보존의 갈림길에서_런던 · 파리 · 이스탄불 · 베이징 · 빈
제7장. 도시는 왜 역사적 경관을 보존하는가_보존의 이유 그리고 한국 경주 · 전주 · 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