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형이 이 영화를 권한다. 본인은 못 보았으니 볼만하다면서... 엔딩노트라... 끝장 노트? 그럼 유서일세. 간밤에 반쯤 보다가 자정이 넘어서 졸면서 볼 영화가 아니어서 나머지를 오늘 보기로 하세. 막역한 이가 어제 세상을 떠났기에 그를 모신 병원 영안실로 가며 오는 지하철 속에서 보면서 뭉클 뭉클. 주인공이 세상을 떠난 나이는 69세라. 요즘 하루에 한 번씩 오는 문자 부고 주인공 역시 같은 또래. 남의 죽음에 뭉클하나 나역시 한치앞 모르며 저승문 앞에서 희희낙락할 땐가? 《엔딩 노트》(Ending Note)는 일본의 다큐멘터리 영화(2011)라네.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제작을 맡아, 이와이 ?지 조감독 출신인 스나다 마미가 자신의 아버지이자 주인공인 스나다 도모아키를 직접 촬영하여 기록했지. 일본에서는 스나다 마미가 내레이션을 맡아 아버지 이야기를 끌고가네. 주인공 스나다 도모아키 이런 청춘이 떠나갈 남편과 보내는 아내 이 영화를 보면서 죽음 바로 앞에선 아버지에게 카메라를 들이대고 찍는 딸의 용기에 놀랬구나. 허긴 나도 죽음에 임박한 장모님과 어머님에게 카메라를 들이대고 찍었으나 여태 그 영상을 안 보고 그냥 두었다만 이 댁 딸은 세상에 알렸더라. 영화를 잘 찍고 못 찍고에 내 마음이 쏠리나 아니야. 죽음 맞이 차비하는 보통 일본 사람 행동에 감동이 컸다네. 여기 주인공의 소박한 각오에 나도 따라야 겠다는 생각이 절로 절로. To do list 1. 평생 믿지 않았던 신을 한번 믿어보기 2. 손녀들 머슴노릇 실컷해주기 3. 평생 찍어주지 않았던 야당에 투표하기 4. 꼼꼼하게 장례식 초청자 명단 작성 5. 소홀했던 가족과 행복한 여행 6. 빈틈이 없는지 장례식장 사전 답사하기 7. 손녀들과 한번 더 힘껏 놀기 8. 나를 닮아 꼼꼼한 아들에게 인수인계 9. 이왕 믿은 신에게 세례 받기 10. 쑥스럽지만 아내에게 사랑한다 말하자 11. 엔딩노트 (エンディングノ-ト) 참으로 소박하나 참으로 크고나 쉽고도 어려운 일을 하나씩 해나가는 죽음 준비를 늙은 우리 저마다 하세나. 100세 인생 장담말게. 버릴 것 버리고 잊을 것 잊고 가까운 사람을 '사랑'하세. |
출처: 일파만파 원문보기 글쓴이: 일파 황종원
첫댓글 엔딩노트?
함 보고픈 마음이 생기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