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하루는 그 먼지하라고 하는 놈이 무차별적으로 공격하는 바람에 숨쉬기가 곤란했다.
먼지로 인한 공기 오염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확실히 그런 현상이 되니 역시 청정한 공기가 소중하다는
거 피부로 알 수 있다. 현실은 언제나 바라는 대로 되지 않아 문제일 수도 있다고 본다.
몇일 전에 만났던 칭구가 전화했다. 지금이 대방어 시즌인데 회 먹을 마음이 없냐고? 하고 묻는다.
우리가 남쪽 바닷가 근처 출신이라서 해산물을 마다 하지 않는다.
단박에 먹을 의향을 말한다. 언제 만날까? 하니 오늘밤에 하자고 한다. 그래 6시 노량진 역에서 만나기로 했다.
그렇게 낮 시간은 흘러 갔고 저녁 무렵이 되자 전철에 몸을 싣고 노량진으로 갔다.
만나 수산물 시장으로 가니 초저녁이라도 극명하게 대비되는 건물이 어스름 속에서도 환히 알 수가 있다.노량진 수산물 시장의 신규 건물에 들어가는 거 놓고 상인들과 시장측 간에 갈등이 노출되고 있다는 거.
전에 왔었던 기억을 되살려 어두컴컴한 구시장 건물 안으로 들어가 계단을 내려와 보니 구시당 좌판대가 보인다.
한 마디로 휑한 느낌이 일시에 몰려온다.전에는 좌판대가 빼곡히 있었는데,지금은 듬성 듬성 그 빈자리가 바로 들어온다. 역시 뉴스대로 구시장 건물안의 분위기가 살아 있는대로 삶의 전쟁터(?)같은 느낌이 진하게 전하는 듯이 다가온다. 그 칭구가 우리가 본 첫번째 좌대에서 대방어의 고기를 구입한다. 그러자, 한 줌마가 달려와
식당으로 가자면서 우리를 안내한다.
여기 저기 빈 자리가 영 눈에 걸린다. 내가 장사치도 아닌데도,왜 마음에 안쓰럽게만 느낄까? 하는 의문스러운 상념은 도통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줌마 따라 가 한 식당에 가니 몇년 전에 년말 회식차에 왔었던 기억이 어렴풋이나마 떠오른다. 그 때와 지금은 시장 전경이 천양지차가 있다. 이를 두고 세월의 무상함이라 해야 하남?
안에 들어가 먼저 온 손님이라고는 한 테이블 밖에 없는 내가 두번째 손님이다. 넓은 홀이지만 어쩐지 지금 현실이 어떠하다는 거 무언으로 말하고 있는 듯하다.
회로 가져온 대방어의 속살은 입에 넣자마자 목구멍으로 자동적으로 패시한다. 간만에 먹으니 역시 제철인 방회가 쥑인다고 인정할 수 밖에. 우리들의 회 먹는 속도가 점차 느리게 되니 홀로 손님들이 조금씩 들어온다.
홀과 방에 손님들이 있으니 그나마 수산시장의 옆 식당다운 모습에 먹는 내가 약간 안도의 쉼이 생기네.
맛나는 자리도 마무리하고 일어나니 얼추 시간은 8시간 반경이다.
귀가 위해서 시장 통로를 거쳐야 한다. 공기는 야밤이라도 을씨년스럽다고 해야 하나? 이 치열한 생존의 경연장에는 따스한 봄날은 언제 오려나? 하는 나만의 망상을 갖고서 뚜벅 소리 내면서 계단으로 올라온다.
건물밖으로 나오니 건너편 여의도의 화려한 불빛하고는 심하게 대조된다.
같은 서울의 밤하늘이지만 지역의 편차라 해야 하나.참으로 무아라 말 할 수 없는 그 무엇이 내 머리와 양 어깨를 지그시 내려누르고 있는 듯하다.
산다는 거 뭐지?하는 하는 물음이 또 다시 나에게 달려와 묻는다. 내가 알 수가 있나? 살고 있을 뿐이지.하루 세 끼 먹고 똥과 오줌 잘 배설하면서 산다고 말 할 수밖에.
고상한 언어로 장식한들 그게 삶의 지독한 현장에 유통되나?
참으로 씁쓸한 노량진 수산 시장 건물을 벗어나니 이윽고 밝아진 전철 역사의 풍경이 보인다.
이래서 밤은 모든 것을 숨기고 있는 것일까? 밤이 가면 내일의 태양이 낮으로 화하겠지만 내 마음은 이리도 가볍지 않는 것은 여전히 삶의 현실에 대한 미련적인 애착이 강한 탓일까? 나도 모르겠다.
그렇게 해서 하루라는 밤이 지나고 있음이겠지 여긴다.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이 시대적인 흐름을 무어라고 하겠는가? 완전히 방관자라는 위치에 있지 않는가? 고만 생각해라. 그들 역시 먹고 산다고 열심히 하고 있으니 무언가 좋은 일이 일어나리라는 희망을 안고 살아가는 게 아니겠니?
내가 아무것도 아니면서 주제넘게 이런 흰건방을 표하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아직도 살아 있는 존재,즉 무명초에 지나지 않아도 살아 있는 눈으로 현실을 보니 울컥하는 마음이 과하게(?) 노정되어서 이런 한 것인지 나도 알 수가 없어!
하도 먼지가 기승을 피우니 세상이고 보니 덩달아 내 마음도 여기에 과잉적인 반응을 내보이는 거 아닌가 한다.
어주짢은 글로 현시적인 삶의 현장을 표현하는 게 우스운 짓거리가 아닌가 한다. 그냥 먹고 오면 되지 않는가?
뭐 쥐뿔도 없는 주제에 왜 쓸잘데 없는 망상에 젖어 있나? 언제나 삶의 현실은 냉랭하고 삭막한 사막이라는 거 몰라서 이러나? 그냥 밥이나 먹으면서 배출이나 잘 하는 거로 만족하면서 숨호흡이나 잘 하시게!하는 내 마음 속의 또 다른 소리가 살며시 고개를 치민다.
오늘은 어제와 다른 먼지없는 하늘을 대하고 싶다.
첫댓글 방어는 맛있게 드셧네요
노량진시장하고 여의도는 분위기가 다르니
여러생각들이 드셨던 모양입니다~
같은 하늘하에 어찌 그리도 명암이 극명하는지
놀랬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