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동산 시장에는 세대의 선호 변화와 경제적 상황을 반영한 다양한 신조어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트렌드는 시대를 반영한다고 한다. 따라서 트렌드는 '방향'이자 '지향점'이기도 하다. 부동산시장에도 트렌드가 있다.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 주택을 선택하는 두 가지 상반된 트렌드가 있는데 얼죽신(얼어 죽어도 신축)과 몸테크(몸으로 때우는 재테크)가 있다.
그렇다면 이 시점에서 ‘얼죽신’과 ‘몸테크’의 개념을 간단하게 비교해보자.
먼저 얼죽신의 뜻은 주거 편의성과 최신 설비를 중시하여, 불편함을 감수하기보다 비용이 들더라도 신축 아파트를 고집하는 현상 및 세대를 뜻한다.
주요 특징으로는 커뮤니티 시설, 주차 편의, 세련된 인테리어 등 높은 주거 만족도를 우선시하며, 최근 몇 년간 신축 아파트의 가격 상승률이 구축보다 높게 나타나며 대세로 자리 잡았다.
다음으로 몸테크의 뜻은 녹물, 층간소음, 주차난 등 불편한 주거 환경을 감수하고 노후된 구축 아파트나 재개발 대상 빌라에 직접 거주하며 재건축·재개발을 통한 시세 차익을 노리는 방식을 말한다.
주요 특징으로는 현재의 주거 불편을 인내하는 대신, 미래의 자산 가치 상승(수익성)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이다.
서울 아파트 시장만 보더라도 ‘얼죽신’ 바람이 주춤하고 대신 불편함(몸)을 감수하고 구축 아파트나 재개발·재건축 추진 지역에 거주하며 자산 가치 상승(재테크)을 노리는 주거 형태‘몸테크’가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얼죽신 바람이 추춤한 이유로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5년 이하 신축보다 준신축과 구축 아파트의 가격 상승세가 더 두드러지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신축의 높은 가격 부담 속에서 상대적으로 가격 메리트가 있는 준신축과 재건축 기대감이 반영된 구축 단지로 수요가 분산되는 모습이다.
지난해(2025년) 말까지만 해도 5년 이하 신축 아파트의 매매가격지수가 20년 초과 구축 아파트보다 높았지만 올해 들어 흐름이 역전되었다.
올해 3월 기준 20년 초과 아파트의 매매가격지수는 101.32로 5년 이하 신축 아파트(100.37)를 웃돌며 구축 아파트의 가격 상승세가 더욱 가팔라지는 모습이다.
최근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준신축과 구축 아파트의 가격 상승률이 신축을 앞서는 배경으로는 가격 부담에 따른 수요 분산 현상이 꼽힌다.
2024년까지 이어진 ‘얼죽신’ 열풍으로 신축 아파트 가격이 크게 오른 가운데 지난해부터 정부의 부동산 대출·거래 규제가 강화되면서 신축 아파트에 대한 진입 장벽이 한층 높아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공사비, 토지비 상승으로 서울 신축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면서 실수요자들은 상대적으로 가격 접근성이 좋은 준신축 단지로 눈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준신축은 신축보다 가격 측면에서 매입 부담이 낮은 데다 주거 품질과 커뮤니티 시설도 일정 수준 갖춰 실거주 선호가 높은 편이다.
최근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는 신축 가격이 빠르게 오르면서 실수요자들이 가격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한 준신축 단지로 눈을 돌리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으며 준신축은 신축 대비 가격 경쟁력이 있는 동시에 주거 만족도도 일정 수준 확보돼 실거주 수요가 꾸준히 유입되는 분위기다.
아울러 구축 아파트의 경우 재건축 기대감이 가격 상승을 견인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서울 주요 입지에 위치한 20년 이상 노후 단지들은 정비사업 추진 가능성과 희소성이 부각되며 투자 수요와 실거주 수요가 함께 유입되는 흐름이며 최근 서울시의 정비사업 규제 완화 기조도 구축 단지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5년 전만 해도 재건축 추진 아파트에서 몸테크가 최근에는 2030세대를 중심으로 재개발 빌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도시정비사업이 서울의 핵심 주택공급 수단으로 자리 잡으면서 재건축 추진 아파트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수도권의 준공 20년 초과 아파트 가격은 6.59% 상승했다. 준공 5년 이하 신축 아파트 상승률(3.64%)의 두 배에 가깝다. 상대적으로 저렴했던 구축마저 정비사업 기대감에 오르면서 재건축 아파트를 통한 몸테크도 상당한 자금이 있어야 가능해졌다.
그러자 젊은층 사이에서는 재개발 빌라 매입이 하나의 트렌드가 되고 있다. 녹물과 결로, 주차난 등 노후 빌라에서의 삶은 결코 녹록지 않음에도 언젠가 서울 신축 아파트의 소유권을 얻겠다는 몸테크 열기는 뜨겁다.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지난해 말 '몸테크' 검색 빈도는 최대치인 100을 기록해 최근 5년 사이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몸테크 열풍의 이면에는 높아진 내 집 마련의 문턱이 있다. 소득이 집값을 따라가지 못하는 사이 신축은 물론 구축마저 가격이 크게 올랐지만 갭투자는 막히고 은행 대출 문턱도 높아지면서 무주택자가 선택할 수 있는 내 집 마련의 경로도 좁아졌기 때문이다.
이에 서울 연립·다세대주택 시장이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아파트값 급등으로 상대적으로 진입 가격이 낮은 비아파트로 수요가 이동하는 가운데 정부의 건축 규제 완화와 금융 지원, 서울시의 정비사업 활성화 정책까지 맞물리면서다.
특히 노후 빌라에 거주하며 재개발 이후 아파트 입주를 노리는 이른바 ‘몸테크’가 다시 주목받고 이유다.
다만 업계에서는 빌라 자체의 가격 상승을 기대하기보다 정비사업 가능성과 대지지분, 사업 진행 단계 등을 따져 선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아파트값이 크게 오른 상황에서 실수요자와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진입 가격이 낮은 비아파트로 눈을 돌린 결과로 풀이된다. 아파트 한 채를 사기에는 자금이 부족한 2030세대가 빌라를 선택하고 향후 재개발을 통해 아파트를 받을 수 있는 지역을 찾아 나서는 수요도 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