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티모시 샬로메가 나온 샤넬 광고에 깔린 음악이 영국 록 그룹 '무디 블루스'의 '나이츠 인 화이트 새틴'이다. 1975년 미국 차트 2위를 차지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그리고 10여 년 후 상위 10위 안에 들었던 노래가 '유어 와일디스트 드림스' 등이다.
두 노래를 발표한 영국 록 그룹 '무디 블루스'에서 베이스를 연주하고 노래했던 존 로지가 82세를 일기로 저하늘로 떠났다고 미국 일간 로스앤젤레스(LA) 타임스가 10일(현지시간) 전했다.
유족이 성명을 통해 고인의 죽음을 알렸다. 유족은 "갑작스럽고 예기치 않게" 사망했다고 밝히면서도 사망 원인을 명시하거나 언제 어디에서 눈을 감았는지에 대해 밝히지 않았다.
성명은 "존은 사랑하는 사람들과 에벌리 브라더스와 버디 홀리 사운드에 둘러싸여 평화롭게 떠났다"고 밝혔다. "이 커다란 가슴을 가진 남자를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다시피, 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아내 커스틴과 가족에 대한 지속적인 사랑이었고, 음악에 대한 열정과 신앙이 그 뒤를 이었다."
고인의 홈페이지에 따르면, 오는 12월 4일부터 세리토스에서 투어 일정이 예정돼 있었다.
1943년 7월 20일 영국 버밍엄에서 태어난 로지는 1966년 저스틴 헤이워드와 함께 무디 블루스에 합류했는데 데니 레인과 클린트 워릭이 탈퇴한 자리를 메우기 위해서였다. 레인은 나중에 폴 메카트니와 윙스를 결성했다.
이 그룹은 1960년대 중반 미국 리듬 앤 블루스를 모방한 많은 젊은 영국 가수 중 하나로 시작됐다. 헤이워드는 1990년 LA 타임스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원래 리듬 앤 블루스 밴드였고, 파란색 양복을 입고 '딥 사우스' 사람들과 문제에 대해 노래했다"면서 "괜찮았지만 어울리지 않았다. 아무 곳에도 갈 수 없었고, 결국 우리는 돈도 없고 아무 것도 없었다"고 돌아봤다.
레코드 회사로부터 새로운 녹음 장비의 하이파이 가능성을 과시할 레코드를 내놓으라는 요청을 받은 헤이워드와 로지는 밴드를 록과 클래식 음악이 혼합된 화려한 사운드로 밀어붙였다.
1967년에 밴드는 피터 나이트 경이 지휘하는 런던 페스티벌 오케스트라가 피처링한, 정교한 컨셉트 앨범 '데이스 오브 퓨처 패스드'를 발매했다. 오늘날 이 앨범은 '예스'와 '에머슨 레이크 앤 파머' 같은 아티스트들을 포괄하는 프로그레시브 록 사운드의 초기 랜드마크로 널리 알려져 있다.
'나이츠 인 화이트 새틴' 말고도 이 앨범은 "사랑스러운 동화의 나라를 부드럽게 흔드는" 목가적인 오케스트라 록 넘버 '튜즈데이 애프터눈'을 선보였다.
두 싱글 모두 당시에는 대박이 아니었다. 그러나 꾸준히 FM 라디오들에서 재생돼 1970년대 초반까지 인기를 끌었다. 그 무렵 '제네시스'와 '일렉트릭 라이트 오케스트라'(ELO) 같은 야심찬 밴드들이 무대를 누비고 있었다.
1972년 무디 블루스는 로지가 리드 보컬로 참여한 히트 싱글 '아임 저스트 어 싱어(인 어 로큰롤 밴드)'가 수록된 앨범 '세븐 서전'으로 빌보드 200 1위를 차지했다. 밴드는 그 뒤 해체됐다.
헤이워드는 LA 타임스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점점 더 폐쇄적이고 내성적이었고 얘기할 것이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2년 뒤, 로지는 첫 솔로 LP '내추럴 어배뉴'를 발표했다.
무디 블루스는 1977년 재결합해 '제미니 드림', '더 보이스', '유어 와일디스트 드림스' 같은 노래로1980년대 신스 팝에서 성공을 거뒀고, 그 중 마지막 곡은 헤이워드가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뮤지션으로 출연한 뮤직 비디오로 MTV에서 히트를 쳤다.
밴드는 2010년대 후반까지 투어를 하며 2015년 영국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과 2017년 할리우드 볼에서 공연했다. 플루트를 연주한 그룹의 창립 멤버 레이 토머스는 2018년에 세상을 등졌다. 창립 드러머인 그레이엄 에지는 2021년에 세상을 떠났다. 레인은 2023년에 사망했다. 1978년까지 밴드에서 키보드를 연주했던 마이크 핀더는 지난해 세상과 작별했다. 헤이워드는 이날 페이스북에 "존의 사망 소식을 듣고 매우 슬프고 충격을 받았다"며 "함께 음악을 만든 행복한 추억이 있다"고 적었다.
2023년 로지는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드'를 재해석한 솔로 앨범을 발매했다. 유족으로는 1968년 결혼한 부인 커스틴, 딸 에밀리와 사위 존 앤더슨('예스'의 보컬리스트)과 아들 크리스티안, 손자 존헨리를 남겼다. 영국인 답게 축구를 무척 사랑해 언젠가 손자가 버밍엄 시티 유니폼을 입는 모습을 보고 싶어 했다.
2018년 무디 블루스는 로큰롤 명예의전당에 '하트'의 앤 윌슨과 함께 헌액됐다. 윌슨은 "나를 유아에서 성인으로 데려간" 밴드라고 극찬했다. 윌슨의 말이다. "무디 블루스는 멋지거나 아이러니하지 않다. 시와 관한 한 아름답고 접근하기 쉬운 솔직함이 있고 음악에는 타고난 지능이 있다. 어떤 앨범이라도 누워서 처음부터 끝까지 듣고 난 뒤에야 세상 밖으로 나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