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발생한 곤충을 제어할 방법은 전혀 없을까.
10년 전인 2014년, 경기도 고양시 성라산에
대벌레가 대발생한 적이 있었다.
고양시가 2010~2013년 성라산을 포함해
누리길을 조성한 직후였다.
“누리길 조성을 위해 활엽수림 중간에 길을 냈거든요.
그 주변에 조명도 만들면서 숲의 기온이 올라갔고,
대벌레가 월동하기 좋은 조건이 된 거 같아요.” 한동욱 소장이 말했다.
대발생한 대벌레를 고양시는 그냥 뒀다.
방제 작업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대벌레가
자연적으로 줄었다. 이를 모니터링한 단체가 에코코리아였다.
고양시의 의뢰로 누리길 조성 이후의 성라산 생태를 조사했는데,
대벌레의 자연 감소를 확인했다. 당시 국립생태원에서 대발생
제어 연구를 담당했던 한 소장은
“성라산이 활엽수 지역이고 기본 먹이사슬이 좋아서
금방 제어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한마디 덧붙였다.
“아무리 약을 친다고 해도 저항성이 생기거나 전략이
우수한 종들은 한계가 있잖아요.
인간을 위해 방제한 지역은 충분히 대발생이 일어날 수 있겠죠.”
2014년의 대벌레와 2024년의 러브버그, 무엇이 다를까.
- 류석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