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自由)시장(市場)은 당연한 것인가? 우리는 미국에 물건을 팔 권리가 있는가? 미국은 부당한 관세를 중국에 물리고 있는가?
코로나19의 맹렬한 습격으로 일상(日常), 즉 날마다 반복되던 생활이 당연한 것이라는 신념과 망상이 흔들리기 시작하고 있다. 날마다 반복되던 생활을 회복하고 유지하기가 이렇게 힘들 줄이야...
재난과 전쟁이 끊이지 않았던 일본에서는, 날마다 반복되던 생활이 당연한 것이 아니며 언제라도 부서질 수 있는 것이고, 날마다 반복되던 생활의 회복이 대성공이라는 것이, 많은 만화와 작품의 주제가 되고 있다. 외계인의 침입, 치명적인 질병이나 외계 생명체의 침입으로 인한 인류 절멸의 위기(기생수..), 악당에 의한 지구 정복의 위기(마징가 제트..) 등을 이겨내고 결말에 이르러, ‘위기의 극복’ 내지 ‘대성공’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이 마침내 등장한다.
한국인은 실망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대성공’은 학교에 가서 공부하고 친구들과 티격태격하고 상점에 가서 물건을 사고 식당에서 밥을 먹는 날마다 반복되던 생활, 즉 일상(日常)의 회복에 지나지 않으니까. 한국인은 1990년대 외환위기를 극복하고 난 뒤 오랜 평화로 말미암아 자유시장에서 물건을 사고팔고 친구들과 공부하고 일터에서 일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는 것이다. 일본은 날마다 반복되던 생활이 당연한 것이 아니라는 현실을 똑바로 보고 미국에 적극 협조하여 수많은 이득을 챙기고 있다.
자유시장은 당연한 것이 아니다. 우리의 자유시장은 2차 세계대전 후 미국의 주도로 만들어진 것이다. 이 자유시장은 적어도 3가지의 원칙이 의해 이루어졌다( https://www.youtube.com/watch?v=hFC_8rOW8Bc , https://www.youtube.com/watch?v=Mf2vR__U6ZE ).
1. 식민지(植民地) 포기: 모든 식민지를 없앤다. 전쟁에서 이긴 나라(戰勝國)의 식민지도 없앤다. 대신(代身) 식민지 시대에 본국(本國)과 식민지 사이에 있었던 피해나 빚진 것은 따지지 않기로 한다. 식민지가 있는 한 식민지와 본국을 잇는 블록 경제로 세계가 분열 고립되고, 석유와 같이 한 곳에 몰빵된 자원과 시장을 확보하려고 식민지를 빼앗으려는 세계대전(世界大戰)이 끊이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2. 자유시장을 미군(美軍)으로 확립 유지한다: 자유시장 경제권에서 모든 원자재와 자원, 상품이 이동하고 항행할 수 있는 자유를 미군이 보장한다. 미국도 자유시장권의 다른 나라에 시장을 개방하여, 자유시장 경제 질서에 의해 물건을 사고팔 수 있게 한다.
3. 자유시장의 국제 무역은 달러로 결제(決濟)한다.
사실 이것은 소련, 중국, 북한 등의 공산주의권을 제외한 자유시장 경제권의 질서였다. 미국은 막대한 군사비 지출이라는 희생을 치루는 대신, 자유시장 안에서는 달러로 결제할 수 있고, 공산주의 침입을 막는다는 이득을 챙겼다. 적극적으로 자유 시장 경제권에 들어선 국가는 미국의 마셜 플랜, 프레이저 보고서( https://archive.org/stream/investigationofk00unit/investigationofk00unit_djvu.txt ) 등에 나타난 계획과 실천을 통해 경제 부흥을 이룰 수 있었다.
프레이저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1960년대부터의 경제개발 5개년 계획들은 사실은 주로 미국의 계획과 지원에 의한 것이다 – 즉 한국판 마셜 플랜이었다. 박정희 대통령은 처음에는 미국에 반발하며 자신의 계획으로 해본 경제개발에 처참하게 실패했다. 조금 정신을 차린 박정희는 미국의 계획에 적극 협조하기 시작하고, 미국의 계획을 자신의 계획으로 삼아 추진하여 자기의 성과로 만드는 얼굴 마담의 역할을 해낸 것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pXphA7b8cXc ). 물론 이를 해낸 대표적인 나라가 독일과 한국 정도이니 박정희 대통령의 업적이 대단하지 않다고 하는 건 아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LPHu8n4V6Kw ). 2차대전의 운빨로 자유시장경제권에 들어선 한국은 1960년대부터 자유시장 경제에 적극 참여하여 자유시장의 혜택과 한국의 노력으로 이만큼 부강해진 것이다.
중국은 어떠한가? 1949년 이후 중국공산당[중공] 체제는 공산(共産)귀족(貴族)체제가 되고, 더 나아가 공산(共産)왕조(王朝)가 되어가던 마오쩌둥 체제( https://www.youtube.com/watch?v=ix7LYiwZb6M&t=133s )에서 대약진 운동과 문화대혁명으로 대략 4천만명을 죽인 듯하다. 이후 중공체제는 덩샤오핑의 실용주의 노선으로 돌아선다. 그래서 자유시장경제에 참가할 자격이 미달된 중공은 미국에 싹싹 빌어서 겨우 WTO에 가입했다. 그래서 중국은 자유시장 경제 체제에 들어가 미국에 물건을 팔기 시작하면서, 폭발적으로 경제성장을 시작했다. 중공은 황제급 인물이던 마오쩌둥이 죽고, 덩샤오핑 체제에서 군대 통솔권과 정치권력을 분리하여 공산귀족 집단지도 체제로 통치하였다. 최근에 중공은 태자당 출신의 시진핑 체제에서 군대와 정치를 한꺼번에 장악한 시진핑이라는 황제급의 인물이 다시 등장한다. 그래서 그동안 갈고 닦은 조지 오웰의 ‘1984년’ 체제의 인공지능 감시망[황금방패 프로젝트]과 권력을 활용하여, 시진핑은 황제적 독재 체제로까지 가보려고 하지만 그의 앞에는 많은 난관이 첩첩히 앞에 쌓여 있다 – 중공의 인공지능 감시망에서 보듯이 인공지능은 독재체제의 도구로도 민주주의의 도구로도 이용될 수 있음을 잊지 말자.
시진핑은 독재 권력을 경제적 부흥과 군사적 영광으로 정당화하려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미 중국에게 황해(黃海)의 2/3를 뺏겼고, 황해의 1/3인 한국 영해마저 중국어선에 자주 침범당하고 있다. 여기에 만족할 리 없는 시진핑은 베트남과 필리핀의 영해와 공해를 침범하여 일부 섬들을 점령하고 군사기지로 만들고, 남지나해 일대에 도련선(島連線·Island Chain 또는 구단선(九端線))을 쌓고, 일대일로의 정책을 펴고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Mf2vR__U6ZE ). 이에 위기를 느낀 베트남은 미국과 동맹하여 미국 항공모함이 베트남의 다낭항을 이용하도록 하고 있다. 필리핀도 미군을 쫓아내자마자 중국에게 스카보러 암초를 빼앗기고 있다가 최근에는 다시 미군에게 필리핀의 군사 기지를 이용할 수 있게 하며 중국 포위망을 만들고 있다. 남지나해를 중국이 장악하면, 한국은 태평양을 통해 엄청나게 돌아가서 일본을 지나 석유나 원자재를 수송해야 하거나, 중국에 납작 엎드리고 종주국(宗主國)으로 섬기며 더 많은 정치 경제적 이권을 바치고 남지나해를 통과해야 한다. 중국 지배에서 탈피하여 국익(國益)을 챙기는 것은 한민족(韓民族)의 오랜 과제였다. 독립문은 청나라에서 독립하는 것을 기념해서 만들어진 것임을 잊지 말라.
일대일로(一帶一路, 병음: Yídài yílù, 영어: One Belt and One Road, Belt and Road Initiative, BRI)는, 공사(工事)가 이루어지는 나라의 경제력을 가동시켜 경제개발을 하는 마셜 플랜이나 한국의 경제개발 계획과는 다르다. 일대일로는 중국의 자본과 원자재와 노동력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일대일로를 받아들인 국가에 남는 것은 막대한 부채와 무너진 경제, 차이나 타운 뿐이다. 결국 중공(中共) 제국주의(帝國主義)의 식민지에 가까운 상태가 되는 것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cxPlccmba64 ). 파키스탄이 중국에서 빌린 막대한 부채에 시달리고 있고, 스리랑카의 항구가 중국에 넘어갔다. 정치권의 부패에 눈감고 선동(煽動)이나 인기로 지도자를 뽑아온 이탈리아도, 마피아가 세력을 확장하며 검사들을 살해하고, 중국 한족 노동자가 진출하여 차이나타운이 확장되고, 게다가 중국발 코로나19가 창궐하면서 맛이 가고 있다.
날마다 반복되는 생활은 당연한 것이 아니다. 일상[날마다 반복되는 생활]은 수많은 노력이 교차하며 운빨이 더해져 순간 순간 이루어졌다가 사라지는 것이다. 지금 당연하다는 듯이 누리는 혜택을 당연하다고 보지 말라. 지금의 현실을 이루는 힘과 경제와 정치와 사회를 차분하게 계산해내야 한다. 그리하여 우리가 할 수 있는 필요한 조치를 해내가고, 우리가 할 수 없는 조치에 대해 ‘할 수 없음’을 받아들이며, 우리의 역사적(歷史的) 운명(運命)을 맞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