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드디어 만났습니다. 모 의류 CF를 통해 최고의 커플로 인정 받고 있는 정우성, 전지현 씨가 느와르풍 멜로영화 '데이지'에 출연한다는 소식이 12일 전해졌습니다.
정우성 씨는 지난 주 7일, 임수정, 차태현, 염정아, 신민아, 손태영, 이기우 씨와 함께 '새드 무비'에도 캐스팅 됐습니다. 갑자기 화려해진 한국영화 캐스팅, FILM2.0 한승희 기자와 알아봅니다.
[질문] 최근 호화 캐스팅 소식이 자주 들립니다. 관객의 입장에서는 반가운 일이지 않습니까?
[답변] 네, 그렇습니다. 한 영화에서 많은 스타를 볼 수 있다는 건 영화를 보는 큰 재미죠. 할리우드에서는 '오션스 일레븐'이나 '러브 액츄얼리'같은 영화가 종종 만들어지는데, 이런 영화들은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모았습니다.
2000년에 '미녀삼총사'라는 할리우드 영화가 개봉했죠? 카메론 디아즈, 드류 배리모어, 루시 리우가 주연한 코미디였는데요, 개봉 당시 영화 홍보사에서 설문 조사를 했습니다. 한국에서 '미녀삼총사'가 만들어진다면 어떤 배우가 어울리겠나? 당시 고소영, 이영애, 전지현 씨가 '한국판 미녀삼총사'로 꼽혔습니다.
[질문] 실제로 그런 영화가 나오면 정말 볼만 하겠는데요.
[답변] 왜 아니겠습니까? 세 배우가 나란히 출연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렵겠죠? 하지만 요즘 같은 분위기라면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시계를 5년 후로 돌려보죠. 예를 들어 이나영, 한채영, 수애 씨를 주연으로 '미녀삼총사'를 만든다면 가능성이 조금 더 높아집니다. 왜냐하면 세 배우 모두, 스타제이매니지먼트 소속입니다. '데이지'의 주연배우 정우성과 전지현 씨, '새드 무비'에 출연하는 7명의 배우는 모두 싸이더스HQ 소속이구요.
[질문] 아, 그렇군요. 배우들이 같은 소속사 출신이면 같은 작품에 출연할 가능성이 높은가요?
[답변] 배우마다 소화할 수 있는 영화가 다르기 때문에 꼭 그렇다고 말씀 드리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다양한 색깔의 연기자가 소속된 회사라면 약간은 가능성이 높아지겠죠. 지난 해 개봉했던 '에스 다이어리'의 경우, 이현우 씨를 제외하면 김선아 씨와 호흡을 맞춘 김수로, 공유, 장혁 씨가 모두 김선아 씨와 같은 소속사 배우였습니다.
[질문] 그럼 초호화 캐스팅 영화는 전부 한 소속사 배우들만 출연하나요?
[답변] 아닙니다. 최근 촬영을 시작한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은 소속사가 각기 다른 임창정, 엄정화, 황정민, 김수로, 주현, 천호진, 오미희, 윤진서 씨가 출연했고요, 어른신들 버전의 '새드 무비'라고 할 수 있는 '고독이 몸부림칠 때' 지난 해 개봉한 영화죠? 이 영화에는 주현, 송재호, 양택조, 김무생, 박영규, 선우용녀 씨 등이 출연해 장년층 초호화 캐스팅을 선보였죠. 김수미, 여운계, 김형자, 김을동 씨가 출연해 뜻밖의 성공을 거둔 '마파도'도 나름 호화 캐스팅이구요.
[질문] 네. 그렇군요. 이렇게 많은 배우들이 출연하면 개런티가 꽤 높아지겠는데요?
[답변] 네, 그 점이 가장 큰 걸림돌입니다. '오션스 일레븐'의 경우, 영화를 마음에 들어 한 스타들이 자발적으로 개런티를 낮춰 출연했습니다. 예를 들어 '새드 무비'에 출연하는 정우성, 임수정, 차태현, 염정아, 신민아, 손태영, 이기우 씨가 평소 받는 편당 개런티를 고수한다면 주연배우 출연료에만 엄청난 제작비가 나가겠죠? 물론 '새드 무비'는 매니지먼트사와 자회사 관계인 영화사가 직접 제작을 하기 때문에 캐스팅뿐만 아니라 개런티 문제에 있어서도 여러가지 유리한 점이 많았다고 합니다.
[질문] 아무래도 이런 영화는 배우들의 개성이나 연기 대결이 볼만 한 것 같습니다.
[답변] 관객들이 호화 캐스팅 영화를 반기는 이유가 바로 그 점이죠. 때문에 배우들 사이에 상당한 신경전이 펼쳐지기도 합니다. 캐서린 제타 존스가 새로 합류한 '오션스 트웰브'의 경우, 어떤 배우의 이름이 먼저 나오느냐, 포스터에서 누가 잘 보이는 자리에 서느냐 때문에 마케팅 담당자가 골머리를 앓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티저 포스터는 그 좋은 배우들의 얼굴을 놔두고, 발만 나오는 포스터가 채택되기도 했습니다.
[질문] 그런 속사정이 있었군요. 저는 개인적으로 최민식, 송강호, 설경구 씨가 함께 나오는 영화를 보고 싶은데요, 그게 가능할까요?
[답변] 저도 개인적으로 그런 영화를 고대하고 있습니다. 세 배우 모두 소속사가 다르지만 개인적인 친분이 두터워서 시나리오가 좋고 일정만 맞는다면 전혀 불가능할 것 같지는 않네요.
[질문] 전혀 불가능이 아니라니 다행입니다. 하지만 이 같은 캐스팅이 우려되는 부분도 있을 텐데요, 어떻습니까?
[답변] 1960년대 한국영화 전성기에도 초호화 캐스팅이 번성했습니다. 한 영화에 신성일, 엄앵란, 최무룡, 최은희, 황정순 씨 등 당대 톱스타들이 한꺼번에 출연했죠. 하지만 그때는 스타 배우가 일년에 수십편씩 영화를 하던 시절이었고요, 요즘 같이 일년에 한 두편 출연하는 시대에 특정 소속사에서 한 영화의 캐스팅을 만든다는 것은 부정적인 측면도 있지요. 매니지먼트사가 세운 영화사가 호화 캐스팅 영화를 만들 경우 기획 자체의 신선함보다는 배우들의 이름값에 기대는 영화가 나올 거라는 우려의 시선도 없지 않습니다. 화려한 만큼 실속 있는 영화, 기대해 보겠습니다.
네, 오늘 한국영화에 부는 호화 캐스팅 바람, FILM2.0 한승희 기자와 알아봤습니다. 감사합니다. [저작권자(c) YTNSTAR & Digital YTN.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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