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립다는 말의 분주*奔走_김왕노(1957 ~ )
저 허공으로 쏟아지는 꽃도 그리움이란 말이다.
겨우내 이곳저곳에 꼭꼭 숨긴 그립다는 말의 반란인 것이다.
개구리 자지러지는 울음소리만으로도 나는 어지러운데
저 허공에 몇 자루의 쌀처럼 쏟아지는 꽃
쏟아지는 꽃 소리로 인해 난 까무러질 것 같은 것이다.
나도 그립다는 말의 탄생석으로 태어났으므로
저 쏟아지는 꽃 소리에 휩쓸려 가는 것이다.
갑자기 터지는 생리혈처럼 허공에 일어나는 꽃 사태
그리움을 숨기지 못한 저 안달
왈칵 끼쳐 오는 꽃 비린내에 취해 이리저리 비틀대는 것이다.
그립다는 말이 꽃으로 흐드러져 방방곡곡 삼천리강산에
온통 꽃 피는 소리 소리의 뒤범벅
적막도 고요도 다 꽃 피는 소리에 휩쓸려 난리인 것이다.
[2014년 발표 시집 「그리운 파란만장」에 수록]
*奔走: (요기선 형용사로 쓰임) 이리저리 바쁘고 수선스럽다.
《동심초, 同心草》
同心草는 戀書, 레브레터라는 뜻으로도 쓰입니다.
중국 唐나라 女流 시인 설도(薛濤, 768-832) 詩를
김억(1896 ~ 사망연도 모름) 님이 우리말로 옮겼고
김성태(1910-2012) 님이 1945년 무렵 번역시에 曲을 붙였습니다.
테너 김성호(1990 ~ ) 노래이며,
'BBC 카디프 싱어 오브 더 월드 2023' 가곡 부문에서 우승한 영상입니다.
https://youtu.be/RVBjmR29ECg?si=5CRQ8l7DmorlYnjq
당시 설도는 황진이(1506-1567)처럼 기녀(妓女)였고,
그미가 지은 詩는 사랑하는 이를 향한 이루지 못하는 사랑,
겁나 뜨거운 마음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미의 詩 일부를 뱀발처럼 옮깁니다.
風花日將老(풍화일장로), 꽃잎은 바람에 나날이 시들어 가고
佳期猶渺渺(가기유묘묘). 만날 기약 아직 아득하기만 한데
不結同心人(불결동심인), 마음을 함께 한 님과는 맺어지지 못한 채
空結同心草(공결동심초). 공연히 풀매듭만 짓고 있네요.
첫댓글 천명(天命)을 모르면 군자가 될 수 없고,
예(禮)를 모르면 세상에 당당히 설 수 없으며,
말(言)을 모르면 사람을 알 수 없다
입조심,말조심(口不言人之過)
건강과행운이 함께하시기를 빌며 ....
君子가 되려면 각고의 수련이 필요하겠습니다.
평안한 밤 보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