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실에서 구남친과 재회하게 된 은주
"미국에서 애니메이션 공부하는 거 생각보다 힘들었어.
처음엔 너 편지 받고 힘도 많이 났는데,
점점 지쳐가고...
옆에서 위로해주는 여자가 눈에 들어오더라..."
"미안하다.
그때 같이 갔었으면 이런 일 없었을텐데..."
집에 돌아와 쓸쓸해하는 은주.
구석에서 구겨진 종이뭉치를 물어온 콜라.
구겨진 종이는 은주가 과거에 성현에게 보냈던 편지.
[그 사람이 떠나지 않게 도와주세요.
이런 부탁해서 정말 미안해요...
미안해요, 성현씨...]
일마레에 와서 우편함을 열어보지만
우편함은 텅 비어있습니다.
쓸쓸한 일마레와 은주
갑자기 스파크가 터지더니 나무의 등이 켜집니다.
그렇게나 좋아했던 등 켜진 나무를 바라보는 은주.
불빛이 어떤 신호일 거란 생각이 들어
우체통을 열어봅니다.
우체통에 들어있던 건 어떤 집의 설계도와 편지.
[제가 도와드릴게요.
그렇게 힘들었다며 일찍 이야기하지 그랬어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네요.]
[은주씨,
첫번째 편지 기억하세요?]
[일마레에서의 행운이 가득하기를 빈다고요.
은주씨를 알게 된 것이 제게는 가장 큰 행운이였습니다.]
은주가 선물한 물고기를 바다에 놓아주는 성현.
[이번엔 제가 빌어드릴게요.
당신의 사랑에 행운이 가득하길 빕니다.]
[그동안 은주씨 편지 고마웠습니다.
안녕히...]
성현의 사무실에 찾아온 은주
무엇인가에 시선이 꽂힙니다.
산호사 해변에 지어지고 있던 그 건축물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설계했던 집이거든요."
"저...무슨 일로 오셨나요?"
"성현이가 김은주씨를 위해 설계했던 집이에요."
불현듯 떠오르는 2년 전의 기억
쨍그랑 깨지는 유리컵...
창밖을 바라보는 은주...
"교통사고였어요."
[나 좀 도와줄 수 있어요?]
[그 사람이 떠나지 않게 나 좀 도와줘요!]
"여의도에서 누굴 만난다고 가다가 사고가 난 거죠."
'성현씨, 거기 가지 말아요.'
일마레로 향하는 택시 안.
황급하게 다이어리에 메모를 하는 은주
성현의 사고를 막으려면
이 메모를 성현이 봐야만 합니다.
택시에서 내리는 은주.
우체통으로 황급히 달려가서
메모지와 자신의 3월달 급여명세서를 넣습니다.
'미안해요...제발'
'그 편지가 빨리 가야돼요.
제발...제발 성현씨가 이 편지를 받게 해주세요.'
'성현씨 거기 가면 안 돼요...
모든 게 다 제 잘못입니다.'
'편지가 늦지 않게 해주세요. 제발...'
나가던 길에 우편함을 잠시 멈춰서서 바라보는 성현
[그 사람 마지막으로 만난 장소 알려드릴게요.
98년 3월 25일,
여의도의 모닝이라는 카페에요.]
은주를 도와주기 위해 여의도에 찾아온 성현
"은주야, 기운내...
나 유학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보는 건데...
너 이렇게 무겁게 하기야?"
"기분이 이상해요..."
"그러게 같이 가자니까...
성우 된다는 게 쉬운 것도 아니고...
무조건 시험 본다고 붙는 것도 아닌데...
겨우 3년인데 뭘...괜찮지?"
"이상하게 불안해요..."
신호등 건너편에 서 있는 성현과 눈을 마주치게 되는 은주
들고있던 유리컵을 실수로 떨어트리고
쨍그랑 ! 깨져버리는 유리컵.
동시에 길을 건너다가 차에 치여 부웅 떴다가 떨어지는 성현
교통사고를 목격하는 은주와 구남친.
이미 머리에서는 피가 흐르고...
쓰러져있는 성현을 빤히 바라보는 은주
은주에게로 손을 뻗어보지만
성현을 알아보지 못하는 은주.
그러나 왠지 모르게 슬픈 눈빛입니다.
은주를 슬픈 눈으로 바라보던 성현
눈물을 머금은 채로 숨을 거둡니다.
과거에 대한 후회로 눈물이 멈추지 않는 은주...
흑흑...ㅠㅠ
그가 우체통에 넣은 메모지를 읽었기를 간절히 바라는 은주
'가면 안 돼요.
거기 가지 말아요.
죽으면 안 돼요...
성현씨, 정말 미안해요...'
[2년 뒤에도 은주씨 곁에 제가 없는 걸 보면
우린 만날 인연은 아닌가봐요.]
사고가 나던 그 순간,
시간이 거꾸로 돌아가는 것처럼
깨진 유리컵이 다시 은주의 손에 들리고...
성현의 머리에서 흐른 피가 멎고...
일마레가 보여집니다.
영화의 첫장면이죠?
일마레를 떠나기 전
다음 이사올 주인에게 편지를 쓴 은주.
짐을 챙겨 나오는데...
성현이 찾아왔습니다!
3월 28일날, 다행히 은주가 쓴 메모지를 본 것입니다.
일마레 다리 위에서 만나게 된 두 사람.
콜라도 물론 함께입니다.
"누구세요?"
2000년 3월달 은주의 월급명세서를 주머니에서 꺼내는 성현.
저것이 바로 그들이 다른 시간대에서 우체통을 통해 교감했던
증거물입니다.
"지금부터 아주 긴 이야기를 시작할텐데,
믿어줄 수 있어요?"
서로를 가만히 바라보는 두 사람
은주가 구남친의 유학을 따라가지 않은 것이,
성현을 만나기 위해서이지 않았을까?
교통사고가 났을 때 눈을 마주치고,
성현의 애타는 눈빛이 은주를 붙잡은 것은 아니였을까?
여러 생각이 들죠...
마지막으로 보여지는 빨간 우체통
- 끝 -
<결말의 이해를 돕기 위한 부연설명>
영화 <나비효과>를 보신 분들이 있다면 쉽게 이해하실 것 같고,
이런 류의 영화를 못 보신 분들은 이해 잘 못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나비효과란
'나비의 작은 날갯짓이 지구 반대편의 태풍을 일으킨다'는 현상이고요.
이 영화에서 다루는 것도 시간에 있어서의 나비효과입니다.
성현이 인터넷 검색을 해보는 장면도 나오지만,
'뫼비우스의 띠'가 소재이기도 하고요.
과거의 사건을 조작함에 따라서 그것이 현재도 바꿔버리는 거죠.
그 중간매체가 이 영화에서는 우체통이고,
<나비효과>라는 영화에서는 일기장,
<프리퀀시>라는 영화에서는 무전기,
<동감>이라는 영화에서는 전화기...
<데자뷰>라는 영화 또한 현재의 더 낳은 결과를 위해
과거를 일부러 조작하는 시간여행류의 영화입니다.
<롤라런>도 여러 유형의 과거를 선택해서
그 결과가 어떻게 될 지를 보여주죠.
예전에 '그래 결심했어!'라는 유행어를 탄생시킨
<인생극장>이라는 개그코너가 있었습니다.
어떤 상황이 펼쳐지고 절체절명의 순간에
3개의 선택지가 있을 때,
1번을 선택하면 1번의 결과가,
2번을 선택하면 2번의 결과가,
3번을 선택하면 3번의 결과가...
이런 식으로 과거에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결과에 영향을 미치죠.
이 영화에서 다루는 소재도 바로 이런 것입니다.
물론 가장 메인은 아날로그 감성으로 접촉없이도 교감을 나누는 두 남녀의 사랑이고요.
성현이 과거에서 온 남자인지,
은주가 미래에서 온 여자인지
어느 쪽도 정답이라곤 할 수 없고...
결론은 은주가 우체통을 통해 과거를 바꿀만한 요지를 주었고,
그것을 발견한 성현은 은주가 겪었던 과거의 선택을 하지 않아서,
결국 성현의 미래는 바뀌게 된 거죠.
성현의 미래는 곧 은주의 현실이고요.
은주가 현재 유학간 구남친에게 버림받고
홀로 쓸쓸하게 보내는 것도,
성현이 도와주지 않았던 것에 대해 영향을 받은 거고,
거꾸로 성현 또한 미래에서 은주의 신호를 받고
자신의 운명을 바꾼 겁니다.
그것에 대한 증거가 바로 2000년 3월 은주의 월급명세서이고...
하필 은주가 일마레를 떠나는 날 성현이 일마레로 찾아온 이유?
그것은 영화의 극적인 느낌을 더하기 위해서라고 하면 되겠죠.
이 영화가 달달하고 아련한 멜로영화이긴 하지만,
그리 단순하지만은 않습니다.
나비효과나 시간이 엉키는 것에 대한 영화가 상당히 많은데,
상당히 쉽게 풀어가는 영화도 있는가하면,
이 영화처럼 약간은 심오하고 미스테리하게 보여주는 경우도 많습니다.
저도 이런 주제로 생각을 해보면,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매우 난해하고 심오한데,
여튼 2000년도에 이런 영화가 우리나라에서 나왔다는 건
영화계에 대단한 자랑인 거 같아요.
이 정도면 설명이 됐을 지 모르겠네요 ㅠㅠ
#헐리웃 영화 '이터널 선샤인'과 '나비효과'가
이 영화보다 더 늦게 나왔다는 것은 주목할만 하죠.
특히 2004년작인 '이터널 선샤인'은 이 영화를 벤치마킹했나 싶을 정도로
소재만 다를 뿐 구성이 비슷합니다.
나비효과같은 상대적인 시간에 대한 영화는 많았지만,
<시월애>는 국내에서 2000년도에 만들어진 것 치곤 상당히 세련된 작품입니다.
그러니 할리웃에서도 판권을 사갔겠죠?
여튼 이 영화는 영상미와 음악이 압권이기 때문에,
꼭 영상으로 보시길 권해요!
DVD 소장용으로도 아주 좋아요.
크리스마스 분위기 낼 때나, 혼자 쓸쓸할 때, 아날로그 감성이 그리울 때
가끔 이 영화 틀어보면 위로도 되고 힐링되는 기분 들어요♥
호응 보내주신 분들 감사하구,
여러분도 이 영화에서처럼 소중한 운명의 상대를 만나길 바라요!
뱌뱌
첫댓글 엥 마지막뭐예요 안죽은거?..
은주를 도와주러 가려다가 우편함에 은주가 써놓은 메모장을 발견하고 결국 거기에 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은주는 구남친의 유학을 따라가지 않은 거구요. 성현은 살았고, 은주와 만나기 위해 이 날을 기다린 거죠.
헐리웃영화 <나비효과>보시면 이해가 더 빠를듯 싶어요. 나비효과 보면 과거를 바꾸는 것에 따라서 현재에 영향을 미치는 시간의 뫼비우스의 띠를 그리고 있는데, 그 영화와 흡사해요~
헐.. 수고햇어요.. 벌써 마지막 ㅠㅠ 넘 재밋게 잘봣어ㅠㅠ 고마워~!
대박감사드려요ㅠㅠ저도약간이해안됐었는데윗분코멘트의답글달린거보더확실히이애해했어요이런작품볼수있도록캡쳐하며수고해주신점정말감사드려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동안 너무 감사했어요! 좋은영화 잘봤습니다!
아 대박..진짜잘봣어요!이런 영화가 잇다는걸 알려주셔서 감사해요!ㅜㅜㅜ
헐덕분에좋은영화봤러요!!
정말잘봣어요!!감사합니당ㅎㅎ
진짜 잘봤어요!! 수고하셨어요!! 영화로 다시한번 봐야겠어요 ^^
잘봤습니다ㅠㅠㅠ
아 다행이다ㅜㅜ 이 영화는 꼭 봐야겠어요 멜로를 좋아하지 않아서 전지현 팬인데도 보지 안았던건데.. 정말 감사해요
고마워요ㅠㅠㅠㅠ진짜잘봣어요 아 감동트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이런영화잇을줄몰랏는데ㅠㅜㅠㅠ진짜내가좋아하는스타일의영화ㅠㅠ
감사합니다~~~ 너무 잘봣어요!!!
이거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 했음!! 이것두 재밌구 그것두 재밌구!!ㅠㅠㅠ
재밌어요~~~~~~잘봤습니당!
정말잘봣어요!!!ㅠㅠㅠㅜㅡㅜ수고하셧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