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금속노조 산하의 한 기업 노조 간부가 4억원대의 노조기금을 횡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금속노조는 5월 김모 전 사무처장이 술자리에서 여성 간부에게 성희롱 발언을 해 물의를 일으킨 데 이어 기금 횡령까지 겹쳐 도덕성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게 됐다.
금속노조는 20일 대전·충북지부 소속 ASA지회의 전 사무장 전모씨가 금속노조의 지원금 중 4억4000여만원을 빼돌린 사실을 특별감사를 통해 적발했다고 밝혔다. 금속노조는 전씨가 지회 사무장으로 근무하던 2008년 7월부터 1년여 동안 장기투쟁대책기금 명목으로 20억원을 지회에 지원했다. 장기투쟁기금은 노사 분규로 실직한 조합원의 생계를 지원하기 위해 조합비 중 4%를 떼내 마련한 돈이다.
전씨가 이 중 4억4000여만원을 빼돌려 오피스텔 3채를 구입하는 등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했다는 것이다. 금속노조는 감사 결과를 다음 달 3일 중앙집행위원회에 보고하고 전씨를 수사기관에 고발할 방침이다.
1997년 한국타이어에서 분사한 자동차 알루미늄휠 제조업체인 ASA는 2007년 10월 금속노조 지회가 설립된 뒤 심각한 노사 갈등을 겪다 그해 11월 직장을 폐쇄했다. 그러고는 석 달 뒤 부도가 났다. 이에 대해 노조는 “노조를 와해시키기 위한 고의적인 부도”라며 투쟁을 벌여왔다. 금속노조는 올해 15억원의 장기투쟁기금을 조성할 계획이지만 현재 2억2000여만원만 걷히는 등 호응이 저조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