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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야 할 것은 유치원에서 다 배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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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유치원에서 다 배웠다.'라는 제목의 책을 쓴 미국인이 있었다. 수년 전에 그 책이 우리나라에도 번역되었었다. 그 책을 읽지는 못했지만, 성경 '출애급기'를 읽으며 새삼스레 그 책제목의 진가를 알 수 있었다.
현대인들은 태어나서 걸음마를 걷기 시작하면서부터 많은 것을 배운다. 우선 언어를 배우고, 형제간에 싸우는 것은 잘못이며 웃어른은 공경해야 함을 배운다. 요즈음은 그런 기초적 도덕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남에게 지지 않고 야무진 아이가 되는가를 더 신경쓰는 엄마들이 많지만. 많은 사람들이 모여 경쟁하며 살아야 하는 사회의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는 일말의 변명은 있을 수 있다.
그 아이가 유치원에 가면 역시 기초적인 도덕의식을 주입반는다. 유치원에서 배우는 것은 비슷한 내용일 것이다. 인간이 알아야 할 기초적인 도덕의식이나 질서의식을 배우는 것이다.
인류역사의 발전과정에서 유년기를 찾는다면 그런 기초적인 도덕의식과 질서의식을 배웠던 시절을 유년기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출애급기를 읽으며 그런 유년기에 있었던 인류와 교사를 새삼스럽게 만난 것이다. 출이급기 20장부터 23장 까지를 읽다보면 마치 내가 3천 5백년 전의 한 유치원에 와 있다는 느낌이 들게 한다. 그러면 그 역사적 유치원 선생님의 말씀을 들어보자.
너희는 나를 위해 흙으로 제단을 쌓고....돌로 쌓으려거든 다듬은 돌을 사용하지 말라....너희는 층계를 만들어 제단에 오르지 말아라. 너희 하체가 들어날 것이다.
흙으로 제단을 쌓고....는 마치 단군신화의 신단(神壇)을 연상케 한다. 산 꼭대기에 쌓은 천단(天壇)이나 계곡에 만든 신단(神壇)은 돌로 쌓은 것이 아니라 흙으로 쌓은 것이었다. 그러면 단군신화의 신인(神人)과 성경의 여호와는 왜 돌로 제단을 쌓지 않고 흙으로 쌓으라 했을까? 흙으로 쌓은 토단은 금방 무너질 것 아닌가?
돌이 아니라 흙으로 쌓으라 한 것은 쓸데 없이 인류를 혹사시킬 필요가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제단을 잘 다듬은 돌로 쌓는다면 우매한 원시인들은 그 제단 자체를 숭배의 대상으로 삼으려 할 것이기에 다듬은 돌로 쌓지 말라고 했을 것이다.
그러면 층계를 올라 제단에 오르게 하지 말라고 한 것은 왜였을까?
공연스레 층계를 올라야 할 정도로 높은 제단을 쌓지 말라는 뜻일 것이다. 그러면 층계를 오를 때 너희 하체가 들어난다는 것은 무슨 말일까? 제단을 방문할 때는 경건한 마음을 갖춰야 한다는 뜻일 것이다.
만일 너희가 너희 종족 중에서 돈을 주고 종을 사면 6년 동안만 종살이하게 하고 7년째 되는 해에는 그가 자유의 몸이 되게 하라. 그가 몸값을 지불하지 않아도 자유의 몸이 되게 하는 것이다.....
한 여자가 한 남자의 아내로 팔려갔는데 그 남자가 돈을 주고 산 아내를 싫어하면 그녀가 자유롭게 다시 팔려가게 해야 한다. 그러나 외국인에게 팔 권리는 없다. 또 한 남자가 자기 아들을 위해 돈을 주고 여자를 샀다면 그녀를 종이 아닌 딸과 동등한 권리를 인정해야 한다. 그녀 외에 아들이 또 다른 여자를 아내로 맞아들여도 돈을 주고 산 그녀를 본처로 인정하고 음식과 옷과 부부관계를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
사람을 죽인 자는 반듯이 죽어야 한다. 그러나 고의성이 없이 우발적인 사고로 죽게 했다면 도피성(導避城)으로 피신할 수 있게 하라....
자기 부모에게 폭행을 가하는 자는 반듯이 죽어야 한다.
사람을 유괴하면 유괴인을 팔았든지 데리고 있든지 반듯이 죽어야 한다....
남종이나 여종을 때려서 그 종이 죽으면 반듯이 벌을 받아야 한다....임신한 여자를 낙태시키면 그 남편이 원하는 대가를 치루고, 그녀에게 상처를 입혔으면 이에는 이로 눈에는 눈으로 갚아야 한다....만일 소가 사람을 들이받아 죽이면 그 소는 돌로 쳐서 죽이고 그 고기도 먹어서는 안된다. 그 소가 들이받는 버릇이 있어서 이웃의 경고를 받았는데도 주인이 단속하지 않아 사람이 죽었다면 그 주인도 죽어야 한다. 그러나 피해자 쪽에서 보상금을 요구하면 그 보상금으로 대신할 수 있다....
남의 소나 양을 훙친 자는 다섯배로 배상해야 하고, 밤에 들어온 도둑을 살해하는 것은 정당방위로 인정되지만 해가 돋은 후에 들어온 도둑을 살해하는 것은 살인죄에 해당되어 처벌을 받아야 한다....
어떤 사람이 잡초를 태우다가 남의 밭에 불이 붙었으면....
남의 귀중한 물건을 대신 보관하고 있다가 도둑맞으면....
약혼하지 않은 처녀를 꾀어 아내로 삼으면....
마술사들은 돌로 쳐 죽여야 한다....
짐승과 음란한 짓을 하는 자는 반듯이 죽어야 한다.
너희는 외국인(노예)을 학대하거나 못살게 굴지 말라. 너희도 한 때 외국이었잖느냐?
과부나 고아를 학대하거나 이용해 먹으면 나의 진노가 그에게 이를 것이다.
가난한 동족에게 돈을 빌려줄 때는 이자를 받지 말아라. 그의 옷을 담보로 잡았을지라도 해가 지면 돌려줘서 그가 떨며 밤을 지새지 않게 하라.
너희는 나의 거룩한 백성이 될 것이기 때문에 들에서 짐슴에게 찢긴 고기는 먹지 말고 개에게 던져주라....
짐승에게 찢긴 가축의 고기를 먹지 못하게 한 것은 왜였을까? 짐승에게 찢긴 고기를 먹는 사이에 자기도 모르게 짐승의 잔인성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어미소와 송아지를 같은 날에 잡지 말며, 어미의 젖과 함께 송아지를 삶아먹지 말라 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였을 것이다.
너희는 헛된 거짓 정보를 퍼뜨리지 말라. 허위증언을 하여 악한 사람을 돕지 말라. 너희는 대중에 휩쓸려 악을 행하거나 법정에서 다수의 편에 서기 위해 거짓 증언을 하지 말라. 또 가난한 사람이라고 해서 두둔하지 말라.
너희와 적대적인 사람일지라도 그의 소나 나귀가 무거운 짐을 지고 끙끙거릴 때 그것을 못본척하지 말라....
허위 문책을 해서는 안된다. 죄없는 자나 정직한 자를 죽인다면 내가 그 불의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뇌물을 받지 말라. 뇌물은 사람의 눈을 멀게 하고 의로운 사람의 진술을 묵살시킨다.
너희는 외국인(노예)을 학대하지 말아라.
6년 동안만 너희 땅에 파종하여 수확을 얻고 7년째 되는 해에는 땅을 묵히라. 그곳에서 절로 나는 곡식은 나그네와 가난한 사람이 자유로 취하게 하고 새나 들짐승의 먹이가 될 것이다. 너희는 6일 동안만 일하고 7일 되는 날에는 휴식하여 너희 소와 나귀가 쉴 수 있게 하고 너희 집의 종이나 외국인이 휴식을 취할 수 있게 하라.
7년 만에 땅을 묵히라 한 것은 땅도 휴식의 기간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며, 안식일을 지키라 한 것도 종이나 노예살이 하는 외국인이나 소, 당나귀 까지도 휴식을 취할 수 있게 한다는 부수적인 목적이 있었을 것이다.
너희는 내가 말한 모든 것을 조심스럽게 지키고, 다른 신들의 이름은 입에 담지도 말고 들먹이지도 말라.
모세를 통해 십계명을 줄 때는 "나는 질투하는 신이다."라고 하며 모든 계명을 잘 지킬 것을 강조하고 있다. 질투하는 신이라는 그 말을 가지고, 또 내 앞에 다른 신을 두지 말라는 그 경고문을 가지고 여호와를 독재적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논리를 펴는 사람들은 마치 자기 부모가 어렸을 때 잔소리를 많이 하고 회초리를 들어 종아리를 쳤다고 불평하는 어른처럼 철이 없어 보인다.
한 어린아이에게 아버지가 있는데 또 다른 남자가 나타나 나도 네 아버지라고 한다면 어린 가슴이 얼마나 혼란스러워할 것인가?